[실준65기 아파트 사고8고 부자로 0원히 성공할조-우진부행] 5만보가 준 선물

첫 조모임.

 

열기때의 미니 임장이 아닌, 제대로 된 분위기 임장. 솔직히 욕심이 났습니다.

 

꼭 가보고 싶었어요

 

 

첫 분위기 임장 루트

 

하지만 며칠 째 몸이 안좋았던 남편이 유일하게 쉬는 날, 세 아이를 맡겨두고 임장을 가겠다고 하니…당연히 좋은 소리가 돌아올 리 없었습니다. 저는 자신의 힘듦을 제가 몰라준다며 서운함을 내비치는 남편에게 정말 정말 미안한데, 제대로 해 보는 건 처음이라 꼭 가고 싶다 말하고서 남편의 확실한 허락도 받지 않은 채 가족 모두가 잠든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섰어요.

 

 제 욕심만 내세워 집을 나섰지만…역시나 남편 생각이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았어요.

( 강의에서 하지 말라던 것은, 기어이 직접 몸소 해 보고서야 깨닫는 미련둥이네요..ㅠ;;)

 

 

 

결국 마음이 쓰여 남편에게 메세지를 남겼지만, 역시나 확인을 하고서도 돌아오는 답은 없었습니다.

 

한 시간, 두 시간 걷고 또 걷고…경험 많은 좋은 조장님을 만나 한마디 한마디 듣는 것도 너무 소중하게 느껴지는 시간이었지만 이제껏 집 밖으로 잘 나오지 않던 제가 잘 걸어내기란 쉽지가 않더라구요..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나중에는 말 그대로 토할 것 같은 지경에 이르렀는데..그 땐 고작 3만보 정도를 걸었던 시점이었죠…

 

저는 또 남편이 떠올랐어요..

 

정확히는 언젠가 흘러가듯 했던 말이 떠올랐던 거죠.

 

 

나는 하루에 거의 5만보 가까이 걸어. 적게 걸었다 싶으면 4만보 쯤 되고…

 

 

저희 남편은 현장일을 하는 사람이었거든요..

 

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남편은 그냥 걷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무거운 짐을 이고 나르고..

 

이런 저런 작업을 하느라 큰 힘을 써가며 중간 중간 그만큼의 걸음을 걸어내는 거였죠.. 

 

그냥 걷기만 해도 이렇게 힘든데…요 며칠 아픈 몸으로 쭉 일을 했을 남편을 떠올리니 너무 미안하더라구요ㅠ

 

…남편 생각에 지금이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갈까 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힘들어도 끝까지 걸어내고 있는 다른 조원분들을 보며 차마 그렇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대신 결심했어요.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걸어내야지..그렇게라도 남편의 하루를 오롯이 이해해 봐야지…

 

처음인 조원분들을 배려해주시느라 혼자서는 분명 다 해내셨을 것 같은 조장님께서는 예정하셨던 루트를 다 하지 못하셨지만…저희는 5만보 가까이를 걸어냈습니다.

 

 사실 타지역에 거주하시는 조장님의 개인 일정에 여러 조원분들이 합류 시켜 달라고 요청하면서 조모임이 되어버린 거 였는데, 조장님께서는 조금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속도를 조절해주신 거 였죠..그 속에서 저희는 이구동성으로 말했어요. 혼자였다면 아까(걸어온 거리의 절반도 되지 않은 지점) 벌써 돌아갔을 거라고… 같이 해서 여기까지 걸어갈 수 있었다고…

 

정말 혼자서라면 도저히 걸어내지 못할 그 거리를 조장님께서 이끌어 주시고, 조원들 모두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한 덕분에 해 낼 수 있었습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갑니다.

 

그 말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제대로 경험한 시간이었어요.

 

예정된 루트를 모두 걸어내진 못했지만, 쉽지 않은 거리를 마지막까지 함께 해냈다는 그 성취감이 지난 열기 강의 이후 줄곧 스스로를 미워하던 저에게, 스스로 수고했다. 애썼다 다독거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네요..

 

조원분들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

 

끊어질 것 같은 허리와 계단 하나 오르기가 두려울만큼 아픈 다리를 느끼며, 저절로 남편 생각이 났어요…

 

 

사실 저희 사이에는 해묵은 감정의 골이 있었거든요..

 

늦둥이 막둥이를 낳기 직전까지도 헤어짐을 준비 했던 저라서…서로 함께 하는 미래를 다시 꿈꾼지는 얼마되지 않았죠;; 앙금이 모두 풀려서 함께 하는 미래를 꿈꾼 것도 아니었고, 막내를 낳았으니 책임을 다 한다는 생각으로 이제는 헤어짐은 고려 사항에 없다..무조건 함께한다..이런 생각이 전부였어요;

 

하지만..5만보를 걷고서 후들거리는 제 다리를 보니, 저와의 관계를 되돌리기 위해 어쩌다 집에 오는 날이면, 일하고 온 몸으로 새벽까지 집안일을 하고서 5시에 다시 출근하는 남편이 생각났습니다. 당시 저는 그런 남편을 보며, 저런 걸 도와준다고 해서 내 마음이 돌아서는 게 아닌데, 제대로 된 사과 대신 쓸데 없는 행동만 해서 제 마음을 무겁게 하는 남편을 되려 원망했었어요..

 

그런데 남편은…그 미련한 행동을 3년이나 해왔어요..주말부부로 지내기에 매일 같이 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힘든 몸으로 자그마치 3년을..현장일을 오래 했다고 해서, 인이 박혔다고 해서 그 시간이 쉬웠을리가 없는데…

 

제대로 된 사과 한번을 안 했다고 그간 생각해 왔는데, 남편은 너무 미련하지만..온 마음을 다해 저에게 사과를 해왔다는 걸 비로소 알 수 있었어요..

 

현장일 하는 남편이 당연히 힘이 들거라고, 쉽지 않을 거라고 늘 생각은 했지만..머리로만 알았을 뿐 마음으로 알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제 상처만 중요했지, 저를 붙잡고 있던 남편의 마음은 가벼운 것으로 생각해 왔었습니다..

 

남편이 그 3년간 어떤 마음으로 그 시간을 지나왔을지를 생각해 보니…때때로 불쑥불쑥 올라오던 해묵은 감정이 드디어 풀리는 기분이 들었어요…그리고 남편에게 감사했습니다..남편도 많이 아팠을텐데 그 시간을 견뎌줘서, 포기하지 않고 저를 붙잡아줘서, 우리 가족을 지켜줘서…정말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직접 경험해보기 전까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던 저라서 정말 미안하더라구요..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사연있는 사람 처럼 연신 눈물을 훔쳐내며 저희 동네 역에 도착했는데, 일어나기도 힘든 다리 때문에 또 한번 남편이 생각나 눈물 바람 한번 하고, 집에 빨리 가고는 싶은데… 이 다리로는, 조모임에서 다 함께 걸을 때와는 달리 단 10분도 혼자서는 걸을 자신이 없단 생각이 들어 망연자실하며 폰을 들여다 보니 반가운 알람이 있었어요..!!

 

 

실준반에 올 수 있게 해준 지난 열기 83기 70조 조원분들...지금은 다들 실준반의 멘붕속에서 헤매고 있지만 여전히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해주시는 열기 조원분들 덕분에 힘이 들 때마다 문득문득 힘을 받았고, 이 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덕분에 힘내서 집까지 걸을 수 있었고, 우리 실준반 조원분들과 함께 걸을 때 처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어쩌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글에도 마음 써서 댓글을 남겨주시고…그 마음 하나하나에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현실은 드라마와는 달리 극적이고 감동적인 화해의 순간은 없었어요 ㅎㅎ;; 제 얼굴을 보자 마자 대화를 거부하는 남편에게 그저 알겠어라고 말하며 눈치를 살필 뿐이었죠.. 하지만 이전과는 달리, 화내는 남편도 이뻐보이고, 듬직하게 느껴져…마음가짐 하나가 달라졌을 뿐인데 저를 둘러싼 세상이 변했음을 새삼 느끼게 되었어요.

 

아픈 자신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나가버린 저에게 너무 섭섭했는지 남편은 저와 말도 섞지 않았지만, 저와는 비교도 안되는 긴 시간동안 제 마음이 변하길 미련스럽게 기다린 남편을 떠올리며 속상한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있었어요. 

 

그렇게 며칠은 남편의 냉대(?)를 각오하고 있던 저였는데, 제 마음을 남편에게 전달 하기도 전, 뜬금없는 실수로 보내진 재난 문자 덕분에 저희 부부는 화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좀처럼 속마음을 쉽게 말하지 않는 남편인데, 집에 오자 마자 좀전에 잘못 온 재난 문자를 봤냐며…저곳에 일하는 가족을 둔 사람들은 문자를 받고서 어떤 심정이었겠냐고, 만약에 그게 잘못 보내진 문자가 아니라, 실제 사고였다면 지금 저 문자를 받은 가족들이 어땠을 지를 떠올리니 제 생각이 났다며 화내서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남편의 그 말에 용기를 내어 저는 첫 조모임 후 제가 느낀 마음과 생각을 남편에게 전할 수 있었고, 그 답으로 ‘3년을 잠 못자고 내 몸 혹사 시켜도 안 닿던 마음이 그 하루 만에 닿을 줄 알았다면 진즉 5만보를 걷게 만들었을텐데’라는 남편의 우스갯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요. ㅎㅎ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을,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지만..너무 큰 것을 얻은 하루였기에 기록하고 싶었고..혹시 저처럼 어리석어 곁을 지켜주는 이의 마음을 보지 못하는 분이 계시다면 함께 나누고 싶단 생각이 들어…다른 건 몰라도 1주차 조모임 후기는 꼭 남기고 싶었습니다..

 

평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신봉(?)하는 저인데, 제가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해주는 월부를 알게 된 것이 제 삶에서 손에 꼽게 잘 한 일이 된 것 같아요. 단순히 경제적 자유, 부자와 부자 마인드, 부자 그릇을 만들어 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한 인간으로서 좀 더 성숙해지는 성장을 도와주는 월부의 방식이 너무 좋네요.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월부 안에서 무럭무럭 성장해나가겠습니다.:)


댓글


제다리user-level-chip
25. 01. 31. 09:39

우진부행님, 눈물나잖아요 ㅠ 요즘 놀이터의 다른 분들도 그렇고, 힘든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겨우 제가 제 상황을 힘겨워한 걸 반성하게 됩니다. 어려운 말씀이셨을텐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글로는 짧은 몇 줄의 화해이지만 실제론 얼마나 표현하기 어렵고 서로에게 닿기 오래 걸린 말들이었을지 생각하면 또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그래도 너무 영화같은 이야기라 감동받고 오늘을 힘내서 보내보겠습니다! 영화속 주인공이신 우진부행님도 오늘 힘내시고, 1월 잘 마무리하고 2월도 함께 화이팅해요!

히쉬마망user-level-chip
25. 01. 31. 10:00

우진부행님~감동이네요^^ 말로는 어려운 것도 때로는 글이 더 나을때가 있어요. 저도 알고는 있지만 미운마음에 모른척 했어요. 현명하고 지혜로운 우진부행님 그러시지 않을거라 믿어요^^ 나 혼자 잘 살려고 하는것도 아닌데 현타가 오는 때도 있었어요^^ 우진부행님 진짜 첫임장 쉽지않았을텐데 너무 대단해요. 얼굴도 모르는 우리 사이지만 진심으로 축복의 기도를 항상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