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상급지 갈아타기는 어려워진 것일까?

전문가칼럼
25.03.04

배경

1. 우리 부모세대, 우리 삼촌 세대만 하더라도 예적금등으로 한푼 두푼 모아 아파트를 사서 실거주하고, 해당 아파트에 살면서 주담대를 또 한푼 두푼 갚아나가 평수를 넓히거나, 좀 더 좋은 동네로 이사하는 것이 상위 중산층으로 가는 루트였다.

2. 그래서 당시에는 바로 한단계 상위급지의 25평과 바로 한단계 하위급지 34평의 가격이 상당히 비슷했다. 대부분 동네에 아기,어린이,청소년들이 많았다. 대부분 학교들은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아우성이었다. 당시 뉴스에 OECD 한 학급당 학생수가 15명내외라며, 우리나라는 50명이 넘어서 문제라고 심각하게 다뤘던 기억이 난다.

문제

1. 서울 분위별 가격 변화의 역사

일단 시각적으로 딱봐도 %별로 점점 격차가 벌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절대 액수로 보면 상위20%와 상위40%의 격차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벌어지고 있다. 나도 서울 상위40%아파트 / 서울 상위60%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입장에서 뼈아픈 부분이다.

상위40%와 60% 아파트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그나마 60%~80%구간은 잘 붙어있고, 100%구간(최하위)은 80%구간과 더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를 보유하려면 최소한 상위80%(8억내외)를 보유해야 함을 알수 있다.

2. 경기도 분위별 가격 변화의 역사

경기도로 시선을 돌려도 상황은 비슷하다. 상위20%구간과 나머지 구간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배율로도 그렇지만, 절대액으로는 더 심하다. 상위40%~100%구간은 하락이후 눈에 띄는 반등을 전혀 못하고 있지만, 상위20%는 전고점을 거의 터치하려는 점이 인상적이다.

3. 서울,경기 분위조합 가격변화의 역사

서울 상위20%는 그 이하와 사실상 별도의 시장임을 알수 있다. 문제점 파트에서 다시 살펴 보겠지만 이제 서울 상위20%와 그 이하 모든 아파트의 사다리가 끊어지고 있다. 서울 상위40%아파트(15억내외) 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 중 갈아타기가 목적인 사람이라면 이 부분을 "어떻게든 다 될거야"라는 식으로 생각하면 안된다. 다시한번 분명히 말하지만 사다리가 끊어지고 있다.

서울 상위20%를 삭제한 그래프다. 재미있는 점은 여기서도 얼죽신 현상이 보인다는 점이다. 서울 상위60%아파트와 경기 상위20%아파트가 이번 하락장에서 가격 역전이 벌어졌다는 점이다.

아마도 신축효과로 보인다. 특히 서울 상위60% 아파트면 대부분 재건축이 상당히 어려운 사업성의 구축 아파트일 것이다. 연식이 점점 들어가며, 대중의 신축 쏠림도 심해지고, 공사비 상승으로 리모델링 조차 어려워지면서 이런 역전 현상이 생긴 것이다.

만약 갈아타기 용(종자주택)이라면 이번 하락장에서 서울상위 60%를 고잡하는 것보다 경기도 상위 20%를 선택하는게 더 실리적이었을 것이다.

물론 사이클상 신축이 더 오르면 결국 공사비의 비율이 줄어들 것이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라고 생각되는 서울상위60%를 사람들이 선택하면서 다시한번 엎치락뒤치락 할 것이다.

하지만 4~8년내 갈아타기용 주택이라면 경기도상위20%가 더 나은 선택이었다. 내가 강의 때 입지서열만 생각하다 후회한 사람을 한둘 본게 아니다. 그 이유는 갈아타기용인 종자주택과 10년이상 팔지 않을 최종 주택의 구분을 못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최종 주택용이라면 서울 상위60%가 여전히 더 나은 선택이라고 본다.

원인

1. 사이클상 원래 그렇기도 하다.

아직 하락이 더 있을지, 이대로 대세상승일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사이클상 이런일이 벌어진다. 다시 아래 그림을 보자 서울 상위20%아파트는 지난 하락장 초기인인 2009년 2월에 9.2억을 시작으로 하락기 내내 상승하여 2011년 6월에 10.6억을 넘어선다.수도권 하락기 초기동안 전고점 대비 약15%오른 것이다. 참고로 현재도 정확히 전고점대비 15% 올랐다. 그리고 2014년 1월까지 8.91억으로 다시 하락하였다. 09년 2월 저점 가격을 5년만에 다시 찍은 것이다. 이게 얼마나 큰 충격이냐면 23년 2월에 찍은 저점 24억을 2030년에 다시찍는 모습과 같은 것이다.

그러니 상위분위의 이런 독주가 부동산 전체 시장 하락기가 끝났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내 글이 그냥 시기상 일어나는 일을 확대 해석하는 글일 수 있다. 과거에도 똑같은 모습이었다.

그냥 지금은 지난 하락장의 11년 상반와 비슷한 시기이고 5년이 더 지나면(2030년에) 결국 상위20%의 가격은 전저점인 24억 이하로 떨어지면서 그 이하 분위들과 균형을 맞출수도 있다.

참고로 2011년6월은 09년 2월 저점으로부터 2년4개월후고, 2025년2월은 2022년2월 이번장의 저점으로부터 2년후다. 즉 지난장과 똑같이 간다면 25년 여름경에 상위20% 아파트가 고점을 찍고 하락전환해서 5년내리 완만하면서도 꾸준히 하락하는 그림이 나올 것이다.

지금까지 하락기 2년기간은 소름돋게 똑같은 모습이긴 하다. 난 지난장까지는 아니지만 한번의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리고 그 하락이 나온다면 미국발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특히 계절성을 볼 때 26년 ,28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 양극화 심화

되먹임 효과로 인해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이제 초등학교 학생수가 경쟁력일 정도로 출산률이 저하되고 있다. 저출산 저하 자체가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세계적인 트랜드다. 육체노동은 상당부분 기계장비와 로봇으로 대체된다. 정신노동의 상당부분은 AI로 대체될 것이다. 그러니 저출산과 인구감소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개도국과 제3세계의 인구가 너무 빨리 늘고 있어서 선진국,중진국은 인구가 좀 줄어야 지구적으로 보면 균형이 맞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문제는 급격한 감소에 있다. 급격해도 너무 급격하다. 이러면 적응과 변화가 어렵다. 결혼과 출산을 점점 고소득만 하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 작년 신생아들중 절반은 고소득층의 자녀다. 그리고 이들은 점점 좋은 입지로 몰린다.

우리나라 내수는 답이 없는 상황이다. 수출은 미래에도 상당히 좋을 것으로 본다. 내수에 종사하는냐, 수출에 종사하느냐에 따라 상당한 소득차이가 생긴다. 미래에도 상위근로소득(수출업종)자와 자영업(내수)자의 격차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일자리,학군의 양극화가 점점심해지고 있고, 이들은 결국 끼리끼리 몰려 살 것이다. 요즘은 평형을 넓히면 바보 소리를 듣고, 평형을 줄여서라도 상급지 갈아타기를 해야 현명한 사람취급을 받는다. 저성장+양극화의 무서운 파도가 진행중인 것이다.

3. 다주택 규제

다주택 규제가 결국 부동산 양극화에 기름을 부었다. 과거에 30억있으면 15억짜리에 살면서 5억짜리 3개를 보유해서 월세를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세금과 규제등으로 인해 이렇게 할 경우 실 이익이 적다. 그러니 이들은 30억을 하나로 뭉쳐서 30억 짜리에 살려고 한다.

모든 사람들이 이런 선택을 선호 하게끔 정책이 짜여 있다. 그러니 다 이런 선택을 하고, 이런 선택의 수혜를 받는 몇몇 아파트는 천정 가격 없이 올라가고 있다. 압구정 재건축, 반포신축, 대치,삼성,청담등이 그렇다.

이건 결국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고 사다리를 끊어지게 한다. 다주택 규제를 풀어야 이런 격차가 줄고, 지방도 살지만 정치역학상 다주택은 소수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

해결책

만약 사이클상 과거와 같은 일이 반복될 뿐이라면 다행이다. 다시한번 양극화는 조금은 해소될 것이고, 사다리도 내려올 것이다. 그렇다면 사실 다행이다.

2. 만약 그렇지 않다면? 서울,수도권 아파트와 반대 상관성이 있는 글로벌 자산배분 포트를 실행하여 갈아타기 시에 도움을 받아야 한다. 종자주택+글로벌 자산배분(서울,경기 아파트와 반대 상관성을 가진)은 이런 양극화 속에서 든든한 해결책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