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미도] 초보 투자자의 서울 1호기 매수 경험담

안녕하세요, 도미노미도라고 합니다.


23년 10월부터 월부 조모임, 과제를 수행했으니 1년 반 정도 월부생활을 해왔네요. 


매달 하나의 앞마당 만들기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수도권 앞마당 10개, 지방 앞마당 2개를 만들어 오면서 올해 1월, 서울 1호기 계약을 완료했습니다. 2025년 5월 전세 잔금을 치르게 되어 명의가 이제 넘어와 뒤늦은 후기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1호기 글들을 보면 열정이 넘치시는 분들이 한 둘이 아니시더라고요. 제 후기는 꼼꼼한 시세트래킹, 몰아치는 매물임장, 매달 모의투자, 누적/갱신되는 5순위 시세표 혹은 지역간 비교평가의 결과물이 아니고요. 직장인 투자자로서가 아니라 그저 월부생활을 '적당히' 이어온 투자하는 직장인의 우당탕탕 결과물이라 부끄럽기도 합니다만..

 

1호기를 할 수 있을때까지의 중요한 분기점들을 되짚어보는 차원에서, 이번에 아쉬웠던 점을 2호기 때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몇 차례의 코칭후기를 남기지 못해 같이 정리하는 차원에서 후기글을 남겨 봅니다.

 

 

첫 번째 투자코칭과 자산재배치


지방광역시 앞마당을 늘려보던 시기(24년 4월) 양파링님에게 투자코칭을 받았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서울 0호기(못난이) 매도 후 서울 투자에 집중해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시장 상황은 상급지 가격이 급등하기 직전이었기 때문에 2, 3급지 위주로 앞마당을 만들어가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또한 기간이 너무 늘어지지 않게 '24년 말 또는 25년 초' 이렇게 기한을 정해서 1호기를 마련해보라는 조언도 주셨습니다. 코칭 이후 작년 말까지 서울 앞마당만 늘려오게 되었네요.

 

24년 하반기 상급지 가격 급상승 시장을 겪게 되어 앞마당은 2, 3급지가 아닌 3, 4급지 위주로 변경해야 했었습니다. 3개월 단위로 올라오는 서투기를 계속 들으면서 서울 하급지도 투자처로 손색이 없다, 여전히 투자 기회가 존재한다는 내용을 되뇌이며 묵묵히 앞마당을 늘려갔습니다.

 

제 0호기는 서울 5급지에 입지 덜 좋은 구축이었는데요(전용 49, 방2개 복도식). 수리상태가 좋았던 점(샷시포함 올수리). 단지 내에 나온 매물 중 컨디션이 가장 좋았던 점. 매도가에 욕심을 너무 부리지 않았던 점 등의 요인으로 24년 11월 매도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아너스와의 만남


매물코칭이 잠시 사라졌던 시점, 아너스 회원을 대상으로 '아너스와의 만남'이라는 혜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만나 뵌 멘토님은 게리롱님. 당시에도 여전히 서울 상급지 투자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었던 탓인지 '지금 할 수 있는 것 하기 vs 관망하다 투자하기'를 질문했었습니다.

 

멘토님께서는 투자를 통한 경험과 실력을 쌓는 것이 더 우선순위였기 때문에, 그리고 최종 목표는 투자를 잘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선택했었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현재 투자금으로 상급지 매수가 어렵다면 금액을 쪼개서 두 채를 하는 것도 방법임을 알려주셨습니다.

 

FAQ에 등장하는 질문에 대한 FM 답변이었지만 현장에서 듣는 것은 또 다른 울림을 주었습니다. 답변을 들은 뒤 물건의 급지와 상관없이 첫 번째 코칭 때 정해주신 1호기 기한(25년 1월)을 넘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투자코칭


24년 12월 29일 잔쟈니 멘토님께 투자코칭을 받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코칭 때와 달라진 점은
(개인) 자산재배치를 통해 투자금을 마련한 상태
(시장) 상급지의 선호도 높은 단지의 가격 상승

이었습니다.

 

하급지 물건에 투자해도 문제가 없지만 질문지에서 제가 아쉬워하는 모습을 느끼셨던 것인지 다양한 선택 옵션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1) 현재 투자금에 딱 맞추어 투자하기(취득세, 인테리어 등 부대 비용포함)
2) 현재 투자금을 초과하는 단지를 찾은 뒤 적정 대출도 고려해보기(편익과 비용 고려)
3) 현재 투자금을 쪼개어 1호기를 매수하고 잔여금으로 1년 뒤 2호기 매수하기

 

3번으로 갈수록 난이도는 오르지만 추후 더 좋은 선택이 될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기한을 정해놓고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던 상태라 좀 더 실전적인 관점에서 상세하게 말씀해 주셔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매물코칭


결론적으로 두 번째 투자코칭의 선택 옵션 중 현재 투자금에 딱 맞는 단지를 투자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하게 되었고 3개지역에서 각각 하나씩 1~3순위 매물을 골랐습니다. 1순위 매물은 나름의 투자 확신이 들었고 2순위 매물은 다소 아쉬운 느낌이 있는 상태라 매물코칭을 받고 싶었습니다만 매일 오전 10시 오픈되는 매물코칭은 실전반 신청처럼 조기 마감되어 매번 결제에 실패하였던 터라 매코는 저와 인연이 없다 생각하고 1순위 매물의 가계약금을 이체하였습니다.

 

이틀 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매코 결제를 시도하였는데 역시나 결제대기...그런데 결제 대기 후 신청이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습니다. 이미 물을 엎어놓은 상태였지만 혼이라도 나보자 하는 마음으로 결제를 한 뒤 제 선택에 대한 피드백을 부탁 드렸습니다.

 

자유를향하여 멘토님께서 전화를 주셨고 자산 상황 및 제 상황에 대한 몇 가지 질문과 답변을 나누고 본격적인 대화를 진행해 주셨습니다.

 

'잘 하셨어요.'

 

통화를 하며 그토록 갈구하던 한마디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훌륭한 선택, 최고의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잘못된 선택, 잃는 투자, 월부 방식에서 완전히 어긋나는 투자는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에 안도할 수 있었습니다. 84 초과 매물이었기 때문에 전세금 운용을 주의해야한다고, 전세 만기가 곧 다가오는데 적정 전세가 수준도 말씀해 주셨고 2호기 투자처로 향후 가봐야할 지역에 대한 조언까지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잘한 점


1. 기한을 정해 놓고, 최고의 1등 물건을 찾다가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며 '가치'가 있는 물건을 투자한 점


2. 앞마당을 만들면서 부족했던 전임과 매임, 비교평가의 빈도와 시간을 더 할애한 것

 

3. 빈틈 투성이였지만 워크인, 매물털기, 단지 내 부동산 전화 돌리기 등 평소 해보지 못하던 행동을 시도한 점

 

4. 지역 전체로는 공급물량이 적었으나 투자 단지 바로 옆 신축 입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세 낀 매물(전세금이 시세 대비 5천 정도 낮았으나 만기가 4개월 남아 전세를 증액하여 세입자를 구해 볼 수 있는)을 찾은 것

 

 

잘 못한 점


1. 월부의 투자 프로세스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 '지역 내 물건 비교 + 지역 간 물건 비교 + 최종 후보 물건 추린 뒤 매물 털기 진행' 특히 매물털기를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특정 단지 주변 부동산을 '모두' 가보지 못했습니다. 이미 하락률이 높은(가치가 아주 상급은 아닌)단지 위주로 임장을 했기 때문에 몇 군데 들어가다가 더 좋은 조건의 매물은 없을 것이다라고 지레 짐작하고 추가 방문을 멈추었습니다.

 

2. 조급함. 매물코칭을 받을 때까지 물건이 날아가 버릴까하는 마음에 1호기를 서둘러 매수하였습니다. 2월부터는 육아/업무 일정 변동으로 투자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현격히 줄어드는 상황이라 서두르기도 했지만 2순위/3순위 후보 단지에 대한 확신, 플랜 B의 설계가 있었다면 좀 더 만족스러운 투자를 진행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3. 좋은 단지의 비선호 동을 아예 배제한 것. 조급한 나머지 투자자의 시선이 아닌 실거주의 시선으로 물건을 바라보니 가치가 좋은 단지의 비선호동은 적은 투자금으로 접근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도 매물을 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4. 향후 투자의 방향성을 고려하지 못한 점. 다주택 포지션을 취할 것이라면 전세 상승분을 고려하여 신축 위주의 투자가 더 주요했을텐데 결과적으로 상품 가치보다는 땅의 가치에 더 초점을 맞추어 구축을 투자하게 되었습니다.

 

5. 안일한 전세세팅. 1호기라서 잔금여력이 되는 상태이다 보니 전세 빼는 노력을 120% 들이지 못했습니다. 체력적으로 계속 지쳐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보니 '전세 못 맞추면 잔금치르고 공실로 두면 되지 뭐' 이런 안일한 생각이 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전세가를 낮추고, 주변 모든 부동산에 광고를 의뢰하고, 경쟁 매물의 상태가 어떤지 봐두는 노력은 부족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잔금일 전에 새로운 전세입자를 구하긴 했지만 그 분이 원래 거주하시던 곳의 전세 퇴거가 잔금일까지 진행되지 못해 제가 잔금을 치르고 1달 정도 공실로 두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제가 매수한 단지 바로 옆에 신축아파트 입주가 진행 중이어서 전세를 빠르게 뺀 것은 잘 된일이지만 전세 빼는 노력이 부족했음은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쉬운(개선할) 점


1. 더 좋은 단지(투자금을 초과하는 단지)를 후보 단지에서 배제한 것. 2채를 쪼개서 하는 선택지도 실행하지 못했습니다. 코칭을 받았음에도 그대로 행하지 못했습니다. 핑계밖에 안되겠지만 심신이 지쳐있던 것이 한 몫 했습니다. 일상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며 힘들더라도 어려운 선택지도 함께 고려했으면 좋았을텐데 눈앞에 쉬운 길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어려운 것. 아는 것을 그대로 실행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2. 가격협상이 쉬운 단지를 선택한 것. 가격협상 여부는 투자의 우선순위가 아닌데도 네고가 되는 물건에 더 마음이 끌렸습니다. 제가 매수한 물건은 호가에서 천만원 네고에 성공한 물건입니다. 매도자는 원래 제가 매수한 가격보다 8천만원 비싼 호가를 고수하다가 매도가 잘 안되자 최근 호가를 조정했었고 제가 그 가격을 마주하게 된 상황이었습니다. 조정 호가가 이미 싼 가격이었으므로 무리한 협상으로 기회를 날릴 수도 있을 것 같았고 부사님을 통해 집주인분이 급한 사정이 있다는 것을 듣고 천만원을 깎아주면 계약금을 보내는 것으로 최종 협상을 하였습니다.

 

이 물건 외의 다른 물건들은 가격 조정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물건들 이었습니다. 물론 나쁜 물건은 아니었지만 단지의 가치를 먼저 보는 것이 아니라 제 투자금을 줄이거나 맞추기 쉬운 물건에 더 시선이 갔던 것 같습니다.

 

3. 입지보다 평형을 넓히는 선택. 3급지의 59단지와 4급지의 84단지의 매매가나 전고가 비슷할 수 있습니다. 3급지는 잘 안 깎이고 4급지는 깎였기에 3급지 단지를 더 찾아보지 못하고 4급지 물건의 평형을 넓혀서 투자하는 선택을 하였습니다. 이왕 구축을 투자할 것이었다면 상급지의 물건을 더 찾아봐야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맺음말


아파트 투자의 핵심은 결국 선호도 파악에서 시작하여 투자 물건에 대한 확신으로 귀결되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좋아하는 물건은 이미/거의/항상 싸지 않기 때문에 덜 오른 것에서 기회를 잡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다소 아쉽거나 못나 보이는 물건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실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부족한 실력을 코칭, 계속적인 강의 수강 등으로 보완했던 것 같습니다.

 

2주택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에 동의합니다. 이제 시장의 플레이어로 참여할 수 있게되었으니 복기를 통한 성장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습니다. 1호기 매수 과정에서 드러난 미숙한 부분들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아쉬움의 크기가 노력의 크기와 정확히 반비례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전력투구’하지는 못했습니다. 자기 실력만으로도 투자를 진행할 수 있도록 부족한 점을 보완하여 2호기 매수까지 성장해 나가야겠습니다.

 

 

코칭 과정을 함께해 주신 양파링, 잔쟈니, 게리롱, 자유를향하여 멘토님.
그간 실전준비반, 지방투자기초반, 실전반, 서울투자기초반, 열반스쿨중급반에서 조모임 함께 해주신 조장님/조원분들 모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조원으로서 많은 참여를 하지 못했고 조장 경험은 한 번도 하지 못했는데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조장도 지원해보고 좀 더 적극적으로 조활동에도 참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Now애미user-level-chip
25. 05. 17. 20:44

도미노님..완전한 1호기 축하드립니다! 글만 읽어봐도 칼럼 못지않게 공부가 되네요. 2호기도 화이팅입니다!

겨울별user-level-chip
25. 05. 18. 09:37

도미노님 1호기 투자를 진행하신 줄 몰랐네요, 글에서 많은 고민과 어려움이 있으셨을 것으로 느껴집니다, 정말 정말 수고하셨고 그 와중에 이렇게 조모임 활동도 열심히 참여해주셔서 감사드려요 :>

배고픈항아리user-level-chip
25. 05. 18. 15:11

도미노미도님 서투기 조모임으로 같이 분임, 단임 갔던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온전한 투자자가 되셨네요! 생생한 투자후기 덕에 저도 배우고 가는게 많은거 같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