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5억 들고 퇴사했다가…” 40대가 마주한 무서운 현실

  • 25.05.28

 

지난 주에는 같은 맞벌이 월 750만원으로

돈 모으기에 각기 다른 고민을 가진 부부의 이야기를 소개드렸는데요.

오늘은 순자산 5억으로 퇴사를 고민하는 40대 직장인을 만나봤습니다.

 

 

한 번 사연을 볼까요?

 

 

 

44세, 번아웃이 왔습니다. 퇴사해도 될까요?

 

안녕하세요.

40대 중반, 평범한 직장인이에요.

누구나 가슴 속에 사직서 품고 사는 거 다 알죠.

그런데 저는 요즘 하루에도 수십 번씩 네이버에 퇴사 검색해요.

 

 

대출은 1억 3천 정도 있고

현금 5천 빼고는

순자산 5억 넘게 전부 부동산에 묶여 있어요. 

조금 적어보여도

저희 맞벌이 13년 이상 하며 열심히 모은 돈이에요.

남편은 자영업이라 또 엄청 안정적이진 않은데

그래도 월 450만원 이상은 벌고요.

지금 제 월급은 세후 월 400 정도예요.

평소에도 아끼는 편이라 생활비 160만원,

고정 지출비 230만원 생각하고요.

 

 

밤에 잠도 안 오고 자도자도 피곤해요.

병원에서 번아웃 초기라는 얘기도 들었어요.

퇴사가 정말 간절한데 현실이 무섭습니다.

 

아이는 초3이고 이제 4학년 올라가요.

어쩌죠?

제가 무너지기 전에… 

저 퇴사해도 괜찮을까요?

 

 

40대 직장인 A 부부의 자산 현황. 매월 여유금 60만원.

 

 

 

 

우선 보내주신 사연을 보고 가장 먼저 느껴진 건,

오래도록 홀로 버티셨을 사연자 분에 대한 안타까움이었습니다.

 

날밤 지새운 숱한 밤,

아무리 자도 피곤한 아침,

자꾸 회사 밖을 바라보게 되는 얼굴들이 아른거리며

그간 얼마나 힘드셨을지 짐작가기 어려웠습니다.

 

사연자분께서 얼마나 열심히 살아오셨는지

얼마나 하루하루 참고 버텨오셨는지,

아마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께서는 고개를 끄덕이고 공감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묻고 싶습니다.

 

“정말 괜찮으신가요?

 

그 질문을 하고 있는 지금,

이미 마음은 회사 밖에 계시진 않나요?”

 

실은 냉정히 말하면

당장 퇴사하셔도 괜찮다고 쉽게 말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퇴사 후 마주할 현실이 더 괴로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사연자 분께 가장 현실적인 두 가지 방향을 제안드리려고 합니다.

 

 

 

 


첫번째 방향, 퇴사가 아니라 ‘재설계’를 선택하세요.

 

가장 먼저 확인하셔야 할 것은

정말 내 수입이 없어도 우리 가족이 이 삶을 유지할 수 있을까? 입니다.

 

현재 배우자 분 수입 기준으로,

당장 유지 가능해보이고 여유 자금도 작게나마 생겨보이지만

이 여유는 사실 착시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갑작스러운 병원비, 학년이 올라가는 아이의 학원비,

경조사비, 여름 휴가나 여행비…

일상에서 무언가 이벤트 하나만 생겨도

순식간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은 언제든 현실에 닥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또 사연자 분께서는 잔고를 들여다보며 불안한 시간을 보내게 되실지도 몰라요.

 

 

게다가 현재 보유하고 계신 순자산 대부분은 부동산입니다.

현금으로 바로 꺼내 쓸 수 있는 자산은 5천만원이 전부이고,

그 외에는 집을 팔지 않는 이상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유동성이 매우 낮죠.

 

때문에 지금 당장 퇴사보다는

시차 출근이나 탄력근무제, 단기 휴직, 등의 다른 방향이 있다면

좀 더 완화된 조치를 먼저 선택하시면서

마음과 재무를 재설계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물론, 이 방향은 퇴사 전 준비를 더 충분히 하시라는 뜻이지

힘든 가운데 무조건 버티라는 말은 아닙니다.)

 

 

 

 

두번째 방향, 퇴사 후 ‘은퇴'가 아닌 ‘제2의 인생’으로 전환하세요.

 

첫번째 방향이 어려우실 수도 있습니다.

회사에서 시차 출근이나 단기 휴직이 없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건강은 매우 소중하니 사연자 분께서 퇴사를 하신다면

은퇴가 아닌 ‘제2의 인생’ 도전을 시작하시길 권유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번아웃이 심한 상태라면

오히려 무작정 쉬는 것 보다

단기적으로 1~2년의 안식기를 우선 보내며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일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것이

사연자 분께서 활기를 찾으시는데 조금 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지금까지 사연자 분께서는

누구보다 성실히,

누구보다 강한 책임감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휴식이 필요한 걸지도 모릅니다.

 

 

당장 휴식을 선택하신다 하여도

“퇴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라는 마음을 기억하시고,

어떤 결정을 하든 사연자 분을 위한 새로운 챕터를 여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사연자 분께서 멈추고 싶은 이유를 이해하고,

멈춘 이후의 삶까지 함께 고민할 수 있어 기쁩니다.

 

 

앞으로도 월급쟁이부자들은

사연자 분의 제2의 인생을 응원하겠습니다.

 

 

p.s) 월부에 고민을 나눠주신 사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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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율user-level-chip
25. 05. 28. 22:04

저도 오늘 퇴사 생각했는데 갑자기 알림떠서 놀랐어요!!! 깊은 고민 중입니다!!! 에디터님 감사합니다!

탑슈크란user-level-chip
25. 05. 28. 23:43

힘든 사람들 주변에 많군요. 모두 좋은 방법을 찾기를 응원합니다.

카운온미user-level-chip
25. 05. 29. 18:55

10년 가까이 맞벌이하다보니 소화불량, 두통 달고 살았는데요. 단축근무 1년하니 몸이 좀 돌아오더라구요. 마음편한 직장으로 이직하니 흔하던 소화불량, 두통 거의 없어졌어요. 재테크 공부로 근로의 이유를 찾으니 좀 더 마음 다잡고 맞벌이 할 수있었습니다. 번아웃을 벗어날 계기를, 방법을 찾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