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가 감소하면 집값은 반드시 떨어진다.”
부동산을 공부해 본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논리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현실을 보면 고개가 갸웃해집니다.
서울 인구는 2009년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해
2024년 939만 명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부산은 1995년 이후,
대구는 2011년 이후 계속 줄고 있습니다.
고령화도 빠릅니다.
생산가능인구는 줄고, 노인 비율은 가파르게 오릅니다.
그런데 2026년 서울 아파트값은 어떻게 됐을까요.
한국부동산원 기준 서울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9.08%였습니다. 강남구는 13%, 서초구는 13%, 송파구는 무려 20%가 넘게 올랐습니다.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는 60억 원을 넘기며 '국평 60억 시대'를 공식화했습니다.
지방에서조차 신고가를 찍거나
가격이 오르는 지역들이 있습니다.

인구는 줄고 있는데, 집값은 오르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

핵심은 단순합니다.
총량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재편되는 겁니다.
2024년 수도권 인구는 전국의 50.8%, 2,630만 명입니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습니다.
서울 자체 인구는 줄어도,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는 성장하는 중입니다.
서울 인구가 1,585만 명 감소하는 동안, 경기도 인구는 1990년 615만 명에서 2024년 1,364만 명으로 750만 명 가까이 늘었습니다.
그리고 지방이라고 무조건적으로 인구가 감소한 것도 아닙니다.

우와 같은 사례처럼 지방에서도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이 있고
조금 더 살펴보면 사람들이 몰리는 동네도 보입니다.
여기에 집값이 오르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원자재·인건비 상승으로 곳곳에서 지연되고 있습니다. 전국 입주 물량은 2024년 36만 가구에서 2026년 21만 가구로 줄어들고, 서울은 같은 기간 31.6% 급감합니다.
사람이 줄어도, 공급이 더 빠르게 줄면 가격은 오릅니다.
수요와 공급의 기본 원리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드려야 합니다.
“그러면 지방 광역시도 공급이 줄면 집값이 오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닙니다.
대구를 보면 명확합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대구 아파트값은 100주 이상 하락을 반복하며 구조적 침체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반등하는 동안, 대구는 17개 시·도 가운데 하락 지역에 포함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설명드리면 “역시 지방은 지방인가…” 싶으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하락으로 보이는 지역에서도
상승을 보이는 아래와 같은 대구 단지가 있습니다.

왼쪽은 44%나 상승한 대구의 신축 예시이며
오른쪽은 여전히 보합 중인 대구의 신축 예시입니다.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인가’
에 따라서 위와 같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를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나라 입학 정원이 줄어도, 서울대는 없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있습니다. 왜냐면 사람들이 원하는 건 그냥 '대학'이 아니라 '서울대'이기 때문입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구가 줄어드는 시대일수록, 사람들의 선호는 더욱 특정 지역으로 집중됩니다. 좋은 학군, 편리한 교통, 검증된 인프라, 기대감. 이 모든 조건이 겹치는 곳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위의 예시는 서울 안에서 비슷한 권역에 있는 두 단지입니다.
그러나 처한 상황은 천차 만별입니다.
서울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왼쪽의 단지는 외면 받고 있지만
오른쪽 단지는 누군가의 서울대로 역할하며
맹렬히 거래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대출 규제와 고금리로 전체 거래량은 줄었음에도,
실제 거래 사례들은 신고가를 경신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같은 서울인데, 어디에 샀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인구감소 시대, 부동산 투자에서 살아남는 법은 하나입니다.
사람이 줄고 있나'를 보는 게 아니라,
'어디로 몰리고 있나'를 봐야 합니다.
지방이라고 다 하락하는 게 아닙니다.
지방 광역시 안에서도 사람들이 몰리는 구·동이 있습니다.
서울이라고 다 오르는 것도 아닙니다.
이제 부동산은 '지역'을 사는 게 아니라 '선호도'를 사는 시대가 됐습니다. 인구가 줄어들수록, 한정된 사람들의 수요는 더욱 특정 지역으로 압축됩니다. 모두가 원하는 곳은 더 귀해지고, 아무도 원하지 않는 곳은 더 싸집니다.
인구감소가 양극화를 완화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심화시키는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선호도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많은 분들이 데이터로 답을 찾으려 합니다. 인구 유입·유출 통계, 학군 순위, 교통 호재 뉴스. 물론 필요합니다. 그런데 데이터는 이미 일어난 일의 결과입니다. 결과를 보고 들어가면 언제나 한 발 늦습니다.
선호도의 본질은 숫자 뒤에 있습니다. 왜 이 동네 엄마들은 이 학교를 선택하는지, 왜 젊은 직장인들은 월세를 내면서도 이 역세권을 포기 못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왜'를 이해하는 사람이 진짜 선호도를 읽을 수 있습니다.
임장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인구가 줄어드는 시대일수록 발품의 가치는 올라갑니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가 줄어드는 것과,
내가 투자하려는 그 단지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거시 데이터에 겁먹을 시간에,
내가 아는 지역 하나를 제대로 이해하는 게 훨씬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집값은 인구가 만드는 게 아닙니다. 선호가 만듭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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