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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우이, 자음과모음


안녕하세요 윤이짜장입니다.
최근 ‘번아웃’이라는 키워드를 책, 칼럼, 영상 등에서 자주 만났는데요,
얼마 전 저의 상태가 생각 나, 혹시 저랑 비슷한 경험을 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글을 씁니다.
지난해, 저는 어쩌다 보니 매도, 매수, 인테리어, 그리고 전세 맞추기까지의 굵직한 과정들을 거의 한 달 간격으로 몰아서 치르게 됐습니다.
뭐 하나 쉬운 게 하나 없는 과정이었고 그 과정에서 저도 모르게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9월, 겨우 세입자를 구하고 전세를 맞춘 뒤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 진짜 힘들다... 그래도 어떻게 쉬어. 계속해야지.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만 하자!’

돌이켜보면, 투자 공부를 제대로 시작한 이후부터 제 삶에서 '나를 돌보는 시간'은 거의 0시간에 수렴했습니다.
잠을 줄이고, 식사는 대충 빠르게 해치우고, “운동? 지금 임장 가고 강의 들을 시간도 부족한데 운동할 시간이 어디 있어!”라며 스스로를 몰아붙였습니다.
가장 가까운 남편에게는 “나 딱 1호기 투자만 하고 푹 쉴게! 그때까지만 기다려줘!”라고 호언장담해 놓고는,
1호기 투자가 끝난 후에도 약속했던 함께하는 시간은 뒤로 미룬 채 채찍질을 멈추지 않았죠.
하지만…
이미 지칠대로 지친 몸과 마음, 그리고 나 뿐만 아니라 지쳐있는 유리공
당연히 계획대로 임장과 임보는 잘 되지 않고, 애써 잡았던 루틴도 마찬가지로 엉망진창으로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그때 제 머릿속을 지배했던 생각들은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왜 예전처럼 효율이 안 나지? 피곤해도 다 못 끝냈으니까 이것만 더 하고 자자.’ ‘
'나 원래 이런 사람 아닌데 왜 이렇게 의지가 박약할까? 정말 나약하다.’
'머리가 안 돌아가네... 머리 식힐 겸 쇼츠나 좀 볼까?’ ‘
'내가 원래 1년쯤 하면 쉽게 질리는 성격이라 그런가?’ ‘
'아니면 이게 말로만 듣던 1호기 블루인가?’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었지만, 저는 그 소리를 전부 무시했습니다. 그저 '내가 게을러져서 잘해내지 못하고 있다'며 스스로를 자책하고 다그치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매달 새롭게 세운 계획과 루틴은 일주일 만에 무너졌고, 한 달 한 달 겨우 과제만 해치우듯 버텨내는 시간들이 이어졌습니다.
투자는 지속시간이 길수록 과실이 커지고, 복리효과가 빛을 발하는 ‘장기전’입니다.
하지만 과연 이런 방식으로 달린다면 얼마나 오래 갈 수 있을까요?
"괜찮을 거예요, 이 프로젝트만 끝나면 쉴게요."
하지만 때로는 번아웃이 당신의 기분, 에너지, 지속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때까지도 그 경고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러니 주의하라! 실행 가능하고 즐길 수 있는 자기돌봄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게 바로 번아웃을 예방하는 백신이다. (…) 자기돌봄은 자기방종이 아닌, 지속가능한 탁월성으로 나아가게 만다는 에너지와 연료이다.
책 <행복한 성취주의자> 중에
지금 와서 냉정하게 따져보니, 제 번아웃의 원인은 ‘나 스스로와 주변을 돌보지 않은 채 앞만 보고 달린 것’이었습니다. 지쳐버린 몸과 마음, 더 이상 지지해 줄 여력이 없는 남편과의 갈등... 지치지 않고 갈 수 있도록 받쳐줄 내면과 외면의 단단함이 전혀 없는 상태는 더이상 제가 나아갈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게 바로 몰입이지!’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는 나’에 취해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건 멀리 내다보지 못한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저의 연료 통 바늘이 0이 되어가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가속 페달만 밟고 있었으니까요.
번아웃은 내가 그동안 게을렀다는 증거가 아닙니다. 오히려 ‘정말 치열하고 열심히 살았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입니다. 이 정도로 몰입해 봤다면 이미 성공할 확률을 엄청나게 높여둔 셈입니다.
다만 번아웃이 왔다면, 이제는 빠르고 제대로 극복하는 나만의 '시스템'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언제 지치고 무엇으로 회복하는지 아는 메타인지가 필수적입니다.
주기적으로 내 상황을 점검하고, 번아웃을 알아차리는 게 먼저입니다.
잘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자기돌봄을 점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정확한 메타인지를 위해 KPT를 주별 / 월별 루틴으로 활용해 보세요. 아래는 예시입니다.
Keep (유지할 것): 잘해온 점을 인정하기
Problem (내가 어려움을 겪는 원인): 내가 왜 지쳤는지, 지금 필요한 자기돌봄이 뭔지 분석
Try (시도할 것): 가짓수 줄이기, 환경 세팅 후 한 달 쉬기 (e.g. 동료들에게 "나 딱 한 달만 에너지를 충전하고 올 테니, 내가 지쳐 보이면 꼭 연락해서 쉬라고 해달라"고 미리 구조 요청 부탁하기)
회복하는 동안 모든 것을 다 놓아버리면 불안감이 더 커집니다.
그럴 때는 다음 한 달 간은 임장 임보는 안하더라도, '독서만 하기' 또는 '단지 시세 트래킹만 하기'처럼 딱 한 가지만 집중해서 루틴을 단순화해 보세요.
뇌의 과부하는 줄어들고, 그동안 소홀했던 나와 내 주변상황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사람마다 회복하는 방식은 다 다릅니다.
충분한 수면, 좋은 사람과의 산책과 수다, 명상, 땀 흘리며 운동하기, 한 달 푹 쉬기 등 나에게 맞는 구체적인 회복법을 평소에 많이 찾아두어야 합니다.
회복법이 많을수록 내 페이스를 되찾는 시간은 빨라질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충분한 수면과 운동하기가 자기돌봄 루틴입니다. 또 평소에는 남편과 산책도 한번씩 하고, 사임이나 최임 제출 날에는 함께 회+과자 루틴을 만들어 시간을 보냅니다ㅎㅎ 이 루틴을 지키지 않으면 또 금방 무너질 걸 잘 알기에 꼭 지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투자를 해나가는 여정에서 번아웃은 예고 없이 불쑥불쑥 또 찾아올 것입니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동안 정말 열심히 해왔다는 증거이고, 이제는 자기돌봄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면 되니까요.
자기돌봄은 투자를 미루는 '방종'이 아니라, 더 멀리 가기 위해 연료를 채우는 ‘가장 필수적인 투자 루틴’입니다.
번아웃이라는 경고등이 켜졌다면 잠시 차를 세우고 연료를 채우세요.
더 이상 자기돌봄을 미루지 마세요. 투자 생활 구석구석에 자기돌봄 루틴을 집어넣어 보세요.
또 그렇게 회복하고 나면, 할 땐 제대로 하는 투자자가 되면 됩니다.
이왕 할거면 투자든 휴식이든 마음먹고 제대로 합시다.
제대로 회복하고, 또 다시 돌아와서 제대로 후회없이 집중하면 됩니다.
그래야 우리가 원하는 목적지까지 지치지 않고 완주할 수 있습니다.
동료 여러분의 지속 가능한 투자 여정을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