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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자가 알아야 할 돈의 흐름을 보는 칸티용 효과와 상중하 임장법

26.06.06 (수정됨)

안녕하세요.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아내 그리고 두 아이와 서울에서 살고 있는 자이코입니다.


오늘은 경제학 개념 하나를인 "칸티용 효과" 를 부동산 투자에 접목해서 풀어볼게요. 어렵지 않습니다. 스프링클러 하나만 떠올려 주세요.

 

 

[스프링클러와 잔디밭]

 

잔디밭에 스프링클러로 물을 뿌린다고 생각해보세요.


호스에서 물이 나와서 물줄기가 시작되는 지점 근처의 잔디는 흠뻑 젖습니다. 하지만 끝자락에 멀리있는 잔디는 겨우 축축해지는 정도예요. 같은 물인데, 도착하는 순서에 따라 받는 양이 전혀 다릅니다.


돈도 똑같아요. 잔디 처럼 앞에 있는 자산에 먼저 흘러 가게 되어 있답니다.


[칸티용 효과란]


18세기 경제학자 리처드 칸티용이 발견한 현상입니다.


새로 풀린 돈은 모든 사람에게 동시에 도착하지 않아요. 먼저 받는 쪽은 아직 물가가 오르기 전에 자산을 살 수 있고, 나중에 받는 쪽은 이미 다 오른 가격을 마주합니다. 그래서 좋은 자산을 소유한 부자들은 더욱더 빨리 그리고 더 큰 부자가 되는 것입니다.

 

  • 스프링클러에서 가까운 잔디 = 돈에 가까운 자산
  • 스프링클러에서 먼 잔디 = 돈에서 먼 자산


[유동성은 어디서 오는가]


그럼 스프링클러의 물, 즉 유동성은 어디서 만들어질까요?


핵심은 M2 통화량의 증가입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고, 시중에 돈을 풀고, 대출이 늘어나면 M2가 커져요. 수출 강국 한국의 경우에는 경상수지 흑자가 나면 달러가 엄청나게 들어오겠죠? 이렇게 늘어난 통화량이 각각의 자산으로 흘러들어가는 겁니다. (최근 5년간 미국대비 한국의 통화량 증가는 가히 엄청납니다)


참고로 유동성이 자산에 얼마나 빨리 도달하느냐 (스프링쿨러의 물이 얼마냐 빨리 퍼지느냐) 를 가늠하는 방법 중 하나는 M2 통화량 증가율을 GDP 성장률로 나누는 거예요. 이 비율이 클수록 실물 경제가 흡수하지 못하는 돈이 빠르게 자산 시장으로 밀려들어간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이 부분은 꽤 깊은 내용이라 오늘 글에서는 이 정도만 언급하고 넘어갈게요.


중요한 건 이겁니다. 유동성이 풀리면 모든 자산이 동시에 오르는 게 아니라, 순서가 있다는 것. 이 개념을 알면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이 훨씬 선명하게 보여요.


[부동산에서 이게 어떻게 작동하는가]


정부가 유동성을 풀면, 그 돈이 가장 먼저 향하는 곳이 있습니다. 강남, 서초, 용산 같은 핵심 입지의 비싸고 좋은 자산이에요. 왜냐하면 돈을 먼저 손에 쥔 사람들은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곳에 먼저 투자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든 상승장의 시작은 항상 같아요. 더 좋은 자산에서 시작해서 덜 좋은 자산으로 옮겨가고, 마지막에는 좋지 않은 자산까지 번집니다. (상승장에서는 개집까지 전부 오른다고 하죠 ㅋㅋㅋ) 


강남/서초/송파/용산 아파트 → 마포/성동/광진/목동 2급지 → 영등포/동작구/강동구 3급지 → 서대문/동대문/성북구 4급지 → 노도강/금관구 5급지 → 수도권 → 지방 광역시 (지방은 공급에 따라서 다를수 있습니다) → 지방 중소도시


물이 앞에서부터 젖듯이, 돈도 좋은 자산부터 적십니다. 상승의 시차가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에요. 2017~2021년 상승장을 돌아보면 정확히 이 순서대로 움직였죠.


[그런데 지금은 조금 다른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이 물줄기의 각도를 바꿔버렸어요.


원래대로라면 상급지가 먼저 흠뻑 젖고, 그 다음에 중하급지로 물이 내려와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상급지를 향한 물줄기가 댐에 막혀서 멀리 흘러가고 있어요. 그 결과 전세가율이 높고 매매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울 하급지, 특히 7~9억대 아파트에서 움직임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비규제 수도권(구리, 다산, 만안구 등)도 올랐어요. 하지만 상승 폭으로 보면 서울 하급지 7~9억대 단지들이 더 많이 올랐습니다. 왜 그럴까요?


[첫 번째 벽: 토지거래허가구역]


현재 서울 전역과 수도권 대부분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습니다. 여기서 집을 사려면 구청장 허가가 필요하고, 2년 실거주 의무가 붙어요. 전세를 놓을 수 없습니다.


이게 뭘 의미하냐면, 갭투자가 원천 차단된다는 거예요. 전세 끼고 적은 돈으로 투자하는 방식 자체가 토허제 구역에서는 불가능합니다.


그러면 누가 살 수 있을까요? 상급지는 실거주할 자금력이 있는 사람만 매수할 수 있어요. 자금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은 같은 토허제 구역 안에서라도 진입 가능한 가격대를 찾게 됩니다. 그게 바로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매매가가 7~9억대인 서울 하급지 아파트예요. 실거주 의무를 지킬 수 있으면서, 전세금과의 갭이 작아서 적은 추가 자금으로 내 집을 만들 수 있는 구간이니까요.


[두 번째 벽: 대출 규제]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이자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 있습니다. 대출 규제가 강력해요.


• 무주택자: LTV 40% (한도 최대 6억)
• 생애최초: LTV 70% (한도 최대 6억)
• 1주택 이상: 주담대 불가
• 15억 초과: 주담대 아예 불가


10억짜리 아파트를 무주택자가 산다면 최대 4억까지 대출이 됩니다. 하지만 15억을 넘는 순간? 대출이 0원이에요. 현금으로만 사야 합니다. 이 차이가 결정적이에요.


여기에 DSR 40% 규제가 더해집니다. 연소득 7천만 원인 사람이 금리 4.5%, 30년 만기로 빌릴 수 있는 한도는 약 3.5억 수준이에요. 한도 6억이 있어도 소득이 받쳐주지 않으면 그만큼 못 빌립니다.


결국 대출이 유의미하게 작동하는 구간이 어디일까요? 7~9억대예요. 이 가격대에서는 전세가율이 높으면 자기자본 2~3억으로 진입이 가능합니다. 15억 넘는 상급지는 현금 부자만의 영역이 되어버린 거예요.


[세 번째 동력: 전세가율이 심리를 바꾼다]


토허제와 대출 규제가 수요를 서울 하급지로 몰아넣으면, 거기서 연쇄 반응이 시작됩니다.


매매 9억인 아파트의 전세가 6억이라고 할게요. 전세가율 67%. 전세로 살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지금 전세금 6억에 3억만 더 보태면 내 집이 된다"는 계산이 나와요. 매달 전세대출 이자 내면서 남의 집에 사느니, 차라리 3억 더 넣고 내 자산으로 만드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죠.


이 심리가 한두 명이 아니라 수십, 수백 명에게 동시에 작동하기 시작하면,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됩니다.


그리고 이 매수세가 실거래가를 밀어올리면, 아직 전세에 남아있는 사람들의 불안을 자극해요. "나도 지금 사야 하는 거 아닌가?"


심리가 심리를 부르는 연쇄 반응이에요.


이게 서울 하급지에서 먼저 터지는 이유는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입니다.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서 적은 자기자본으로 진입할 수 있고, 매매가 자체가 7~9억대라 대출도 유의미하게 나와요.


[정리하면: 지금 물줄기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원래의 칸티용 효과: 상급지 → 중급지 → 하급지 순서로 돈이 흐른다.


지금의 현실은 토허제와 대출 규제가 상급지의 진입 장벽을 극단적으로 높여놓았기 때문에, 자금력이 충분한 실수요만 상급지에서 매수하고, 대다수의 수요는 전세가율 높은 서울 하급지 7~9억대 단지로 몰리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읽어야 합니다.


규제는 영원하지 않아요. 토지거래허가가 해제되거나, 대출 규제가 완화되면 물줄기는 다시 원래 궤도로 돌아갑니다. 그때 상급지가 다시 흠뻑 젖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물이 서울 하급지의 진입 가능한 가격대를 적시고 있습니다.


[그래서 투자자는 뭘 해야 하는가]


항상 크게 봐야 합니다.


칸티용 효과는 거시적 흐름이에요. 돈이 어디서 풀리고, 어디를 먼저 적시고,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 이 큰 그림을 알아야 내가 서 있는 위치가 물줄기의 앞인지 뒤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현재 시점에서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읽어야 해요. 거시 흐름은 방향을 알려주지만, 실제 매수 타이밍은 현장에서 결정됩니다.


그러면 이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지역을 넓게 봐야 합니다.


한 동네만 파고드는 게 아니라, 급지별로, 가격대별로 전화임장을 해서 서울 전체 → 수도권까지의 시장 상황을 파악해야 해요. 상급지 호가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중급지 매물이 빠지고 있는지, 서울 하급지 전세 문의가 매매 문의로 바뀌고 있는지. 이걸 급지별로 동시에 보지 않으면, 물줄기가 지금 어디를 적시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현장에도 많이 가야 해요. 많은 지역을 가야 합니다.


[상중하 임장법]


여기서 새벽보기님이 말씀하신 '상중하 임장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임장을 나갈 때 동선을 고려해서 인접 단지만 보는 게 아니라, 한 구 안에서 상급지/중급지/하급지를 하나씩 나눠서 보는 방법입니다. (앞마당이 많으신 분들만 실천하셔야 하는 방법이고, 앞마당이 적으신 분들은 반드시 앞마당을 먼저 늘리셔야 합니다. 해당 지역 단지의 선호도가 머리에 없으신 분들은 이 상중하 임장법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마포구에서 하루에 부동산 6곳을 간다고 하면:

 

  • 공덕 2곳 - 광흥창 2곳 - 성산 1곳 - 상암 1곳


넓게 훑는 것 같지만, 사실 깊게 보는 거예요.


공덕에서 2곳을 간다면:

 

  • 마래푸(신축 대장) 근처 부동산에서 신축 분위기 파악. 부족하면 바로 옆 부동산 1곳 더 들어가서 빠르게 확인.
  • 신공덕 구축 근처 부동산에서 구축 + 도화동까지 한번에 파악.


부동산 2곳만 갔지만, 아현 신축부터 도화 구축까지 전체 분위기를 잡을 수 있어요.


그렇게 공덕, 광흥창, 성산, 상암을 하루에 돌면 마포구 전체의 흐름이 보입니다.


이걸 서울로 확대하면:

 

  • 첫째 주: 강남
  • 둘째 주: 마포
  • 셋째 주: 강동
  • 넷째 주: 동대문
  • 다섯째 주: 노원


한 달이면 서울 전체 급지별로 분위기 파악이 가능해요.


왜 이렇게 하느냐? 해당 지역의 저평가와 분위기가 어떤지 혼자서 한달만에 파악하기 위함입니다. 상급지에서 하급지까지 한번에 비교하면, 어디에 물이 닿고 있고 어디가 아직 마른 잔디인지가 선명하게 보여요. 물론 직접 가지 않고 전화 임장으로 해도 됩니다. 하지만 전화 임장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양과 현장에서 접하는 정보의 양은 비교 할수가 없겠지요?


[결론: 물줄기 앞에 서는 법]


정리할게요.

 

  • 유동성(M2)이 풀리면 모든 자산이 동시에 오르지 않습니다. 순서가 있어요.
  • 원래는 상급지부터 젖지만, 지금은 토허제와 대출 규제가 상급지의 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그 결과 물줄기가 서울 하급지 7~9억대, 전세가율 높은 단지로 먼저 흘러가고 있어요.
  • 이 흐름을 읽으려면 한 동네만 볼 게 아니라, 급지별로 넓게 시장을 파악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상중하 암장을 해야 합니다.


스프링클러의 위치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호스의 물줄기의 각도를 바꾸는 버튼을 누르는 것도 우리가 아니에요.


하지만 물줄기가 향하는 방향을 읽고, 그 앞에 서 있을 수는 있습니다. 이게 독립적인 투자자인 우리들이 해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방향을 읽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급지별로 넓게 보면서 직접 발로 뛰는 것입니다. 전화임장으로 서울 전체의 온도를 재고, 상중하 임장법으로 현장의 체감을 잡고, 그 두 개를 겹쳐서 보면 지금 물이 어디를 적시고 있는지가 보여요.


물줄기는 멈추지 않습니다. 지금도 어딘가를 적시고 있어요. 우리가 할 일은 그 앞에 서 있는 겁니다.

 

자이코 드림
 

댓글

존자
26.06.06 08:45

이코님이 파악하신 현재 돈의 흐름과 부동산시장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같은 때일수록 시장 전체 분위기를 파악하고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더 현장에 나가고 노력해야겠네요 😊😊

러버블리v
26.06.09 18:53

돈의 물줄기 앞에선다! 감사합니다 코님 ㅎㅎㅎ 생각만해도 신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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