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회사에서, 카페에서, 식당에서
심지어 엘레베이터 안에서도 빠지지 않는
대화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주식'입니다.
삼전닉스를 보유하고 있는지
얼마에 샀는지 그래서 얼마를 벌었는지
레버리지 ETF는 샀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던 사람들이
이제는 당연하다는 듯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리고 주식 뿐만 아니라 부동산도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는 64주째, 최근 광주를 제외한
지방 지역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최근에 다시 매수 수요가 늘어나며
상급지부터 거래를 하고 싶어도
거래가 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외 지역들도 물건이 나오는대로 거래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왜 주변 대화는 온통 주식 이야기 뿐일까요?

사람은 단순히 '많이 가지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남보다 더 가지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 안정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현재 시장 상황상 부동산으로
그 감정을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작년부터 계속해서 정부가 실거주 1주택을 강조하며
2주택 이상 보유 에 대한 압박을 이어왔고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똘똘한 한채’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현재 규제나 정책을 고려해도
주택수를 늘리는 것에는 여러가지 제한적인 것들이 많습니다.
1주택인 상황에서는 내가 사는 집이 올라도
옆집도, 앞집도 같이 오릅니다.
집값이라는 숫자가 커지면서 자산이 늘어난다는
기분이 들긴 하지만 다 오르거나 다른 집이 더 오르다보니
'남보다 부자가 됐다'는 체감이 크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당장 팔아서 현금화할 것도 아니고
사는 집을 팔면 더 비싼 집으로 갈아타야 하니
사실상 제자리에서 머문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죠.
반면 주식은 다릅니다.
가진 돈으로 원하는 만큼 살 수 있고
많이 사서 많이 오르면 '나만 부자가 되는' 느낌이 듭니다.
삼성전자 혹은 하이닉스를 남들보다 더 많이 샀다면
오르는 만큼 격차가 벌어집니다.
그렇다보니 남 보다 더 가졌다는 감정을
부동산보다 더 쉽고 빠르게 채울 수 있는 것이죠
주식으로 관심이 쏠리는 데는 이유가 더 있습니다.
첫째, 주식은 누구나 좋은 기업을 가질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든, SK하이닉스든, 애플이든
내가 원하는 우량 기업을 사는 게 어렵지 않습니다.
반면 좋은 입지의 집은 애초에 적습니다.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흔히 말하는 서울의
상급지 핵심 지역 아파트는 한정적입니다.
모두가 강남 아파트를 가질 수는 없지만
삼성전자 주식은 오늘 당장 살 수 있습니다.
둘째, 소액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1주를 쪼개서 살 수도 있고
1만원으로도 투자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반면 서울 아파트 한 채를 사려면
최소 억단위의 돈이 필요하고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진입 장벽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투자를 시작하고 싶은 사람에게
주식은 '지금 할 수 있는 것'이고
집은 '일단 지금은 힘들고 나중에나 가능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런 요인까지 합쳐지면서 주식 시장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것이 구조적으로 당연한 결과가 되었습니다.
그 관심이 과열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계속된 상승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서
지금이라도 돈을 벌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시장에 참여했습니다.
그 결과 빚을 내서 투자를 하는 수요까지 늘어나며
신용거래융자 잔고, 즉 빚내서 주식을 산 금액이
유가증권시장 기준 28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코스닥까지 합치면 약 37조 원이 넘습니다.
그리고 이런 빚투로 인해 우려스러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6월달 들어 코스피가 단기간에 급락하자
최근 한달간 반대매매 규모는 1조 원을 넘어섰고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올해 처음으로 10%를 돌파했습니다.

빌린 돈으로 주식을 샀다가 주가가 떨어지면
선택의 여지 없이 강제로 팔게 됩니다.
그렇게 손실을 확정한 채로
내 의지와 상관없이 팔아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린 투자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주식에 대해 관심과 집중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놓치게 됩니다.
바로 전월세 시장입니다.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4년 36만 가구에서
2026년 21만 가구 수준으로 급감합니다.
서울만 따지면 올해 1만 7천 가구에서
내년 1만 1천 가구로 줄어듭니다.
착공이 줄어든 결과는 2~3년 후 입주 감소로 이어지는데
이미 그 결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년간 25% 이상 줄었고
전세의 월세 전환까지 겹치면서
세입자의 선택지는 빠르게 좁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서울 전셋값 상승률은 집값 상승률(4.2%)을 웃도는
4.7%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금 임차로 거주하고 있다면 매년 올라가는 전세금을
고스란히 낼 수밖에 없게 됩니다.
주식으로 수익이 나는 속도보다
주거비가 오르는 속도가 더 빠를 수 있습니다.
주식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소액으로 다양한 종목에 투자할 수 있고
초과 이익을 추구하기에 좋은 수단입니다.
하지만 주거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수익만 좇으면 리스크가 이중으로 쌓입니다.
적어도 내 집이 있다는 것은 오르는 전월세에 대한
부담에서 자유롭다는 뜻이고 계약이 끝날 때마다
보증금을 마련해야 하는 압박 집주인이 들어온다 해서
갑자기 이사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벗어났다는 뜻입니다.
실거주 안정성은 숫자로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안정성을 갖지 못한 상황에서
앞으로 치루게 될 비용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규제와 정책상 부동산 투자 만으로
남들보다 더 버는 것에 대한 난이도가 높은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정상입니다.
주식에 관심을 갖는 것도 이상한게 아닙니다.
다만 그 전에 한 가지만 물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주거는 안정적인가요?
그리고 주식을 시작했다면
한 가지를 꼭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주식은 소액으로 쉽게 시작할 수 있지만
그만큼 쉽게 잃을 수도 있습니다.
관심을 갖는 것과 제대로 아는 것은 다릅니다.
어떤 기업인지, 왜 사는지, 하락에도 버틸 수 있는지?
이런 질문에 대해 답을 할 수 없다면
그냥 운에 맡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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