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오랜만에 대학 동기들을 만났습니다.
한 명이 몇 년 전 시작한 사업이 잘돼서
요즘 정신없이 바쁘다고 합니다.
버는 돈이 늘면서 몇년 전엔
상급지로 이사를 가면서 갈아탔다고 합니다.
그때는 다들 무리한다고 했는데
그 덕분에 지금은 자산이 크게 불어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리가 끝나갈 무렵 이런 말을 합니다.
“묻어뒀던 주식도 최근에 크게 올랐어”
"요즘 이래저래 잘 풀리네"
"그냥 되겠다 싶은 거에 좀 질렀지 뭐"
가볍게 던진 말이었는데
집에 오는 내내 마음에 남았습니다.
매달 월급을 받으면 아끼고, 남는 돈은 저축하고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친구는 사업도 하고 뭘 좀 아니까 그런 거고,
나처럼 그냥 월급 받는 사람은
애초에 저 자리에 갈 수 없는 게 아닐까'
"월급쟁이도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 적이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최근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근로자 가구의 자산과 소득, 저축과 투자 성향을
데이터로 정리해 발표했습니다.
월급쟁이가 정말 부자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이 데이터를 통해 찾아보겠습니다.

2025 가계금융복지조사를 기반으로 한
자료에 따르면 근로자(=월급쟁이) 가구의
순자산 상위 1% 커트라인은 33억 2천만 원입니다.
자영업자를 포함한 전체 가구
상위 1% 커트라인은 34억 8천만 원으로
차이는 1억 6천만 원입니다.
상위 0.1%로 가도 근로자 가구 83억 6천만 원
전체 가구 97억 1천만 원으로 크게 벌어지지 않습니다.
정리해보자면 "월급쟁이라서 부자가 되지 못한다"는 말은
사실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막상 상위 1%를 비교하면 월급쟁이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
왜 대부분의 월급쟁이들은 “안된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걸까요?
답은 평균과 중간값의 차이에 있습니다.
근로자 가구 평균 순자산은 4억 5천만 원입니다.
하지만 중간값은 2억 3천만 원으로
평균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됩니다.
연간소득도 평균은 8,531만 원이지만
중간값은 6,878만 원입니다.
평균만 보면 "평균에도 못 미치는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소수의 고소득 혹은
이미 순자산이 많은 가구가 평균을 끌어올리고 있을 뿐
절반에 가까운 가구는 중간값 근처에 몰려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진짜 봐야 할 건
중간값을 기준으로 잡아도
연간 약 2,600만원은 저축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정도는 모을 수 있다"가 아니라
“최소한 이만큼은 이미 모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년으로 보면 별거 아닌 금액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이 돈이 몇 년씩 쌓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소득이 평균에 못 미친다고 해서
모으지 못하는게 아닙니다.
대부분은 이미 이 정도는 모으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같은 돈을 모았어도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럼 왜 똑같은 월급쟁이에서
어떤 사람들은 상위권으로 가고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못할까요?
정규직 가구와 비정규직 가구의 순자산 격차를 뜯어보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부동산입니다.
정규직 가구가 보유한 부동산은 4.2억,
비정규직 가구는 약 2억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부동산을 사기 위해서는
먼저 종잣돈이 있어야 필요합니다.
100%다 현금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예.적금을 포함한 금융자산의 크기를 비교해보면
1.7억과 0.6억으로 2.7배가 차이납니다.
차이는 부동산보다 오히려 더 큰 상황입니다.
집을 언제, 어디에 사는지도 중요한만큼
종잣돈을 매달 얼마를 모으고 있느냐가
중요한 차이를 가져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나옵니다.
앞서 살펴본대로 근로자 가구는 최소한의 저축여력이 있고
정규직 가구만 봐도 연간 저축여력이 3,616만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왜 어떤 사람들은 자산으로 크게 불어나지 못하고
차이만 계속해서 벌어질까요?
답은 돈을 불리는 선택에서 결정됩니다.
근로자 가구가 금융투자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안전성입니다.

67.6%가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꼽았고
수익성을 중요하게 본 비율은 21.9%였습니다.
그리고 이 금융투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주식, ETF 등이 아닌 예/적금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당연히 돈을 불리는데 있어서
안전성을 챙기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비중이 너무 높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저축까지는 그래도 하는데 그 이후에
돈을 어떻게 불려야 할지 몰라서 멈춰있는 겁니다.
여기서 흔히 하는 오해가 있습니다.
안전한 것도 중요하지만 월급쟁이가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돈을 불리는게 중요하다고 하니
“그럼 어떤 종목을 살까?” “어디에 집을 살까”부터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을 살지 고르는 건 그 다음 문제입니다.
운동을 막 시작한 사람이
준비도 없이 시합부터 나가면 어떨까요?
기술보다 중요한 건 기초 체력입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필요한 건 종목이나 지역이 아니라
그 자산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주식이라면 이 기업이 뭘로 돈을 버는지,
부동산이라면 어떤 기준으로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등을
알아야 안전성(=리스크)과 수익성 사이에서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대상을 모른 채 종목이나 지역부터 보게 되면
결국 남이 좋다고 한 걸 따라가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오르면 왜 오르는지, 내리면 왜 내리는지조차 모른 채
그저 불안하게 지켜보게 됩니다.
저축은 이해하지 않아도 스스로 해낼 수 있지만
모아 놓을 돈을 어디에 넣을지 고르기 전에,
그 대상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월급쟁이가 부자가 되는 것은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압니다.
근로자 가구 상위 1%와
전체 가구 상위 1%의 차이는
1억 6천만 원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근로자는 이미 저축여력을 갖고 있습니다.
격차를 가른 건 소득의 크기가 아니라,
얼만큼 모았는지
그래서 모은 돈을 어떻게 불렸는지였습니다.
그냥 손에 쥐거나 통장에 냅두기만 하느냐
아니면 돈을 제대로 불릴 줄 아느냐의 차이였습니다.
"월급쟁이라서 안 된다"는 말은 틀렸습니다.
정확히는 "돈을 불리는 방법을 모른다"가 정답입니다.
그렇다면 월급쟁이로 부자가 되기 위해서
지금 당장 무엇을 시작해야할까요?
첫째, 재테크 방향성부터 확인하세요.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소득을 늘려야 하는 상황인지
지출을 줄여서 저축에 집중해야 하는 단계인지
이미 모은 돈이 있다면 그걸 어디로 투자해야 하는지 등
상황에 따라 사람마다 해야하는 행동들은 다릅니다.
이걸 확인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따라 투자부터 하면
상황에 맞지 않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지금 내 상황 | 먼저 해야 할 것 |
|---|---|
| 저축여력 자체가 거의 없다 | 지출 구조부터 점검, 소득을 늘릴 방법 병행 고민 |
| 저축은 하는데 종잣돈이 안 모인다 | 저축을 시스템으로 만들기 (선저축 후지출 구조) |
| 종잣돈은 있지만 불리지 않고 있다 | 내 집 마련 / 부동산 투자 / 금융투자 |
둘째, 방향을 정했다면 작게라도 시작하세요.
방향이 정해졌다고 바로 종잣돈으로 다 쓸 필요는 없습니다.
금융투자라면 소액으로 직접 매수를 해보고
부동산이라면 관심 지역을 걸어보고
가격을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직접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책이나 강의로 배운 지식은
실제로 돈을 넣어보기 전까지는
내 것이 되지 않습니다.
셋째, 기준을 배우세요.
이렇게 한번 어떻게 돈을 불려갈지
방향을 정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시장은 계속 바뀌고, 상황도 계속 바뀝니다.
지금 어떤 선택을 했든 그 선택이 맞는지
계속 점검하고 업데이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정답을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배우면서 맞는 방향인지 계속 확인해가는 사람이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게 됩니다.
월급쟁이도 부자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가능합니다. 됩니다.
월급쟁이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래서 돈을 얼마나 이해하고
배우고 불려가는냐에 따라 달라질 뿐입니다.
다른 분들이 함께 본 인기🏅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