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 즐거운 연휴 잘 마무리 하고 계신가요?
저도 이번 연휴에는 오랜만에 아내와 TV도 보며 재충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TV 채널을 돌리던 중, 눈길을 사로잡는 이야기에 그대로 빠져들었습니다.
중증 자폐로 인해 2살의 지적능력을 갖고 살아가는 27살 아들
갑작스레 찾아온 병으로 하루 아침에 시한부가 된 아버지
아들을 이 세상에 혼자 두고 떠날 수 없기에 간절한 마음으로 아들과의 생이별을 준비하는 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던 순간

“27년간 혼자서 중증 자폐 아들을 키워왔는데 그게 많이 힘들었나봐요. 이제 쉬고 싶네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버지가 의사 선생님께 처음으로 건넨 말입니다. 얼마나 고된 시간이었으면, 자신도 모르게 이런 말이 나올지 상상조차 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아버지는 인생의 마지막 시간동안 아들과의 생이별을 준비하기로 합니다. 아들을 맡아줄 시설을 찾아보기로 한 것입니다. 전국에 1,000곳이 넘는 시설이 있음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1,000곳이 넘는 곳 중에 하나쯤은 받아주겠지.”

하지만 1년이 넘는 시간동안 1,000곳의 문을 모두 두드렸지만, 단 한 곳도 아들을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고 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아버지는 동아줄이라도 잡는 심정으로 언론사 등에도 도움을 청하기 시작했고, MBC 실화탐사대가 이 소식을 접하고 긴급편성을 통해 이 사연을 방영하게 되었습니다.
1년의 노력이 단 한 달만에

방영 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후원 그리고 응원이 이어졌습니다. 현실에서는 동화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1년이 넘는 시간동안 1,000곳을 돌아다녀도 찾지 못했던 아들의 거처를 단 한 달만에 찾게 된 것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이를 보고 기적이라고 합니다. 혹은 “역시 방송의 힘은 대단하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엔 잠깐 그런 생각이 스쳐지나갔지만, 이내 제 마음에 깊이 남았던 것은 지난 1년간 간절한 마음으로 1,000곳의 문을 두드리던 시한부 아버지의 심정이었습니다.
기적은 우연처럼 오는 것 같지만, 부딪힌 사람에게만 온다.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찾지 못했던 아들의 거처를 단 한 달만에 찾은 것은 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적은 마치 우연히 찾아온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1년이 넘는 시간동안 1,000곳이 넘는 시설에 두드리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기적은 없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문득 제 인생, 그리고 제가 만났던 많은 분들의 인생도 스쳐지나갔습니다.
매일 내딛는 조그마한 발걸음, 매일 나아지고자 하는 조그마한 노력이 없었다면, 저마다의 인생에서 기적이라 느끼는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기적은 우연처럼 오는 것 같지만, 부딪힌 사람에게만 오는 선물입니다.
아마 지금도 힘든 순간들을 이겨내고 있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이럴 때 “왜 나만 안 될까” 생각하기보다는, 지금 당장은 조금 힘들게 느껴질지라도 꾸준히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이 여러분들의 인생을 기적같은 순간들로 채워줄 것이라 믿습니다. 현실에도 동화는 있습니다.
끝으로, 사연 속의 아버지와 아들은 다행히 아름다운 이별을 잘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모두 따뜻한 마음으로 연휴 마무리 잘 하시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