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상세페이지 상단 배너

부동산 사장님이 저 너무 힘들다고 합니다. 그래도 확인할 건 확인했습니다 [몽그릿]

26.08.26 (수정됨)

 

 

안녕하세요. 동료와 함께 즐겁게 성장하고 싶은 몽그릿입니다 :)
최근 새로운 투자 계약을 진행했는데, 아마 부동산 사장님께서
저 때문에 꽤나 머리가 아프셨을 것 같습니다ㅎㅎ

(저도 꽤나 머리 많이 아팠습니다…ㅠㅠ)

 

가격을 더 깎아달라고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계속 요청했던 것은 딱 두 가지,
퇴거확약서와 기존 임차인의 연락처였습니다.

 

사장님은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하셨고,
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부터 꽤 긴(?) 협상이 시작됐습니다.

 


 

1. 사장님이 괜찮다고 해도, 내 투자는 내가 판단해야 합니다

 

이번 물건은 기존 임차인이 거주하고 있었고,
매매계약 후 약 한 달 뒤 정해진 날짜에,
퇴거하기로 이미 이야기가 되어 있었습니다.

 

사장님도 임차인에게 퇴거 문자를 받아둔 상태라,
굳이 퇴거확약서까지 받을 필요가 있냐는 입장이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가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99.9%는 약속한 날짜에 정상적으로 퇴거한다고 해도,
사람의 일이라 0.1%의 변수는 남아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에게 중요한 건 그 가능성이 몇 %냐가 아니었습니다.
내가 조금만 노력하면 줄일 수 있는 리스크인가?
저는 오히려 이 질문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임차인 퇴거 전에 전세자금대출이 진행된다면,
대출 과정에서 퇴거와 관련한 추가 확인자료가 요구될 가능성까지,
미리 대비해두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퇴거확약서 한 장이 퇴거를 100%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준비를 하지 않고 문제가 생기는 것과,
최대한 준비한 뒤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장님이 괜찮다는 것과 내가 괜찮은 것은 다릅니다.
전문가의 의견은 충분히 듣되 최종 판단과 책임까지,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2. 협상은 내 주장을 관철하는 게 아니라 이유를 찾는 과정이었습니다

 

두 번째 난관은 기존 임차인의 연락처였습니다.
저는 추후 필요한 상황에서 다른 부동산을 통해서도,
집을 보여줄 수 있도록 연락처를 확보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사장님이 꽤 강하게 반대하셨습니다.
저는 속으로 연락처 하나 받는 게 이렇게 어렵나...?
하는 생각도 솔직히 조금 들었습니다ㅎㅎ

 

알고 보니 사장님도 분명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기존 임차인이 최근 집을 너무 많이 보여줘서,
이미 집을 보여주는 것 자체에 많이 지쳐있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부동산들까지 직접 연락하기 시작하면,
임차인이 아예 집을 안 보여주겠다고 할 수도 있어,
사장님 역시 그 부분을 걱정하고 계셨습니다.

 

그때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사장님이 제 거래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사장님도 나름대로 거래의 리스크를 막고 있었습니다.

 

저는 연락처가 없을 때의 리스크를 걱정했고,
사장님은 임차인이 협조하지 않을 리스크를 걱정했습니다.
결국 서로 걱정은 달라도 목표는 같았습니다.

 

그래서 연락처 주세요만 반복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왜 필요한지 설명하고 사장님의 걱정도 없앨 수 있도록,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결국 연락처는 제가 받기로 했습니다.
대신 제가 기존 임차인에게 직접 연락하지 않고,
필요 시 다른 부동산에 전달하는 용도로만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필요한 것을 확보할 수 있었고,
사장님도 걱정했던 무분별한 연락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준다, 안 준다’ 말고도 방법은 있었습니다.

 

상대방의 반대에는 그 사람이 걱정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를 알아야 감정적으로 부딪히는 대신,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도 만들 수 있었습니다.

 


 

3. 내가 얻고 싶다면, 나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제가 사장님께,
이것도 해주세요 저것도 해주세요 하는,
상당히 피곤한 매수인이었을 수도 있습니다ㅎㅎ

 

하지만 필요한 것을 얻는 것만큼,
내가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사장님께서는 원래 이후 전세를 맞춰주시는 업무에 대해,
별도의 비용을 받지 않겠다고 말씀해주셨지만,
저는 오히려 그 부분은 비용을 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비용을 드린다고 해서,
제가 원하는 것을 들어달라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제 리스크 관리와 사장님의 노력은 별개의 문제였습니다.

 

제가 필요한 부분은 끝까지 요청하되,
상대방의 노력과 도움까지 당연하게 받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줄 수 있는 것은 저도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지켜야 할 것은 끝까지 지키고,
상대방이 지키고 싶은 것도 이해하면서 방법을 찾고,
내가 받을 것이 있다면 줄 수 있는 것도 생각하는 것.

 

이번 계약을 통해 배운 협상의 태도였습니다.
협상은 누가 더 많이 가져가느냐를 겨루는 것이 아니라,
서로 움직일 수 있는 지점을 만드는 과정이었습니다.

 


 

결국, 투자자는 내 투자의 CEO여야 합니다

 

처음에는 저도 사장님이 답답했습니다.
아마 사장님도 속으로 저를 보면서,
이 매수자 참 쉽지 않네... 하셨을 것 같습니다ㅎㅎ

 

하지만 지나고 보니 목표는 처음부터 같았습니다.
사장님도 거래를 잘 마무리하고 싶었고,
저 역시 안전하게 거래를 끝내고 싶었습니다.

 

달랐던 것은 서로 걱정하는 리스크였습니다.
그 이유를 충분히 알지 못한 채 요구부터 이야기하다 보니,
처음에는 상대방의 행동이 단순한 거절처럼 보였습니다.

 

이번 계약을 통해 CEO 마인드를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내 투자의 CEO라는 것은 내 주장대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책임질 리스크를 판단하고 해결책까지 만드는 사람이었습니다.

 

결국 좋은 투자자는 사장님 말을 안 믿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은 믿되 자신의 투자 리스크까지 맡기지는 않는 사람.
저는 이번 계약을 통해 그 기준을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내가 없앨 수 있는 리스크는 최대한 없애되,
상대방을 이겨야 하는 사람으로 만들지는 말자.
이번 계약에서 제가 가장 크게 배운 한 가지입니다.

 

다들 투자하는데 있어서 조금이라도 도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댓글 6

존자
26.08.26 12:49

반장님 글 보면서 CEO마인드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상대방과의 대화가 정말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온길
26.08.26 13:15

크~ 사장님과 한팀으로 해나가시려고 했던 노력들이 느껴지네요~^^ 전세 마무리까지 가쥬아~~!!!

여름꽃길
26.08.26 13:18

반장님! 상대방의 반대에는 그 사람이 걱정하는 이유가 있다는 말.. 상대방 마음은 내 마음과 같을 것 , 아닐 것으로 판단하는게 아니고 서로 대화로 이해하는 관계가 된다는 말.. 쉬운일이 아닌데 반장님 대단하십니다! 고생많으셨어요!

커뮤니티 상세페이지 하단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