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투자 물건을 찾다 보면 이런 말을 정말 많이 듣습니다.
“사장님, 투자할 만한 물건 있을까요?”
“요즘 물건이 없어요.”
“괜찮은 건 다 나갔어요.”
“그 가격에는 이제 안 팔아요.”
한두 번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는 그러려니 하는데,
전화하는 부동산마다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막상 물건을 보러 가도 가격이나 조건이 하나씩 애매하다 보면
저도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말 지금은 살 물건이 없는 건가?”
그런데 5년 동안 투자를 하며
상승장과 하락장을 모두 겪어보니,
‘물건이 없다’는 말도 시장에 따라 조금 다르게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락장에서는 좋은 물건이
여러 개 나와 그중 하나를 고를 수 있었고,
반대로 상승장에서는 수십 개를 찾아봐야
겨우 하나의 기회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결국 투자기회가 생기는 방식이 항상 같지는 않았습니다.
부동산 투자에서의 기회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시장의 기회’와 ‘물건의 기회’ 입니다.
오늘은 제가 지난 투자생활에서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투자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움직이면 좋을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지금 투자할 물건을 찾고 계시거나
투자를 준비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 글을 통해 기회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된 투자자가 되셨으면 합니다.

시장이 만들어주는 기회
첫 번째는 시장의 기회입니다.
부동산 시장은 상승장, 보합장, 하락장을 반복합니다.
특히 하락장에서는
사람들의 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자연스럽게 매수자 우위 시장이 만들어집니다.
팔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사겠다는 사람은 적습니다.
그러다 보니 매물도 많고,
가격 협상도 가능하고,
좋은 물건들을 여러 개 놓고
그중에서 골라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참 좋은 시장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하나 있습니다.
이 시장을 내가 선택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내가 투자금을 모았다고 하락장이 오는 것도 아니고,
내가 앞마당을 다 만들 때까지
시장이 친절하게 기다려주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준비됐을 때 시장이 좋을 수도 있고,
반대로 막상 투자를 해야 할 시점에는
가격이 빠르게 올라가는 시장일 수도 있습니다.
결국 시장이라는 것은
제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시장이 좋아지기만 기다리다 보면
투자할 수 있는 시간까지
같이 흘려보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장이 아니라 ‘물건’에서 생기는 기회
두 번째는 물건의 기회입니다.
상승장이라고 해서
모든 매도자가 여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이사를 가야 하고,
누군가는 새로 산 집의 잔금을 치러야 하고,
누군가는 사업이나 개인적인 이유로
현금이 필요한 순간이 생깁니다.
부동산은 주식처럼
버튼 하나 눌러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아닙니다.
거래가 자주 일어나지는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각각의 물건에는 저마다 다른 사정이 생깁니다.
시장이 아무리 뜨거워도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팔아야 하는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락장처럼 기회가 여기저기 널려 있지는 않지만,
상승장에서도 분명
투자할 수 있는 물건은 존재합니다.
그리고 저는 여기에서
두 기회의 가장 큰 차이를 느꼈습니다.
시장의 기회는 내가 만들 수 없지만,
물건의 기회는 나의 인풋으로 만날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

작년 10월, 포기했던 단지에서 만난 물건
저도 지난해 10월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투자를 검토하던 지역의
선호하는 생활권은 가격이 조금씩 오르고 있었습니다.
투자 가능한 물건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씩 살펴보면 애매했습니다.
가격이 조금 괜찮으면
물건 상태나 조건이 좋지 않았고,
가격이 낮은 물건에는
낮은 전세가 끼어 있어 투자금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반대로 조건이 괜찮은 물건은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 있었습니다.
당시 제가 계속 지켜보던 단지가 있었습니다.
예시)
매매가격은 약 6.6억,
전세가격은 약 5억이었습니다.
단지 자체는 마음에 들었지만
제가 생각했던 투자금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좋은 단지인 건 알겠는데, 지금 내 돈으로는 어렵겠다.”
사실상 마음속에서는
한 번 포기했던 단지였습니다.
그렇다고 물건 보는 것을 멈추지는 않았습니다.
계속 부동산에 연락하고,
새로운 물건이 나오면 조건을 물어보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적극적으로 검토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사장님께서 조심스럽게 말씀해주셨습니다.
“이 물건은 주인분 사정이 조금 급해서
가격을 한번 협의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계속 물건을 알아보고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모습을 보시면서
사장님께서도 저를 단순히 시세만 묻는 사람이 아니라
‘조건만 맞으면 진짜 살 사람’
이라고 생각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소개받은 물건은
저층도 아니었는데 가격은 거의 저층 수준까지 내려와 있었습니다.
거기에서 다시 한번 협의를 했고,
결국 500만 원을 추가로 조정해서 매수할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그 당시 시장 전체가 싸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선호 생활권의 가격은 오르고 있었고,
괜찮은 물건들은 하나둘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딱 하나의 물건에는
매도자의 사정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우연히 그 물건을 만난 것이 아니라,
계속 시장 안에서
물건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그 기회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시장의 기회가 없어도
물건의 기회는 존재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기회는
가만히 기다리는 사람보다
계속 물건을 보고,
전화하고,
현장에 나가는 사람에게
조금 더 높은 확률로 찾아온다는 것을요.
Q. 그렇다면 무조건 물건만 많이 보면 될까?
그런데 이번 경험을 돌아보며
하나를 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물건을 만나는 것만으로는
투자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정말 좋은 가격의 물건이 나왔는데
“저는 잔금이 두 달 뒤에만 가능해요.”
“중도금은 많이 못 드려요.”
“이 명의로는 지금 매수가 어려워요.”
라고 한다면
좋은 물건을 발견하고도
기회를 잡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물건을 많이 보는 것만큼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나는 어떤 조건의 물건까지 검토할 수 있는 사람인가?”
를 알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나의 ‘조건카드’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투자할 때 확인해볼 조건카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1.명의라는 조건카드
현재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명의와 보유주택 상황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합니다.
갈아타기나 다주택 투자를 검토한다면 명의와 기존 주택의 보유 상황,
취득 시점 등에 따라 세금과 자금계획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물건이 나온 뒤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내가 어떤 구조로 매수할 수 있는지 확인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기존 주택을 매도하면서 새로운 주택을 매수한다면
매도와 매수의 잔금 날짜까지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2.돈이라는 조건카드
“나는 투자금 1억 있어.”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대출은 얼마나 가능한지,
계약금 이후 중도금은 얼마까지 넣을 수 있는지,
잔금은 언제까지 가능한지,
수리를 해야 한다면 수리비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특히 급한 물건의 경우에는 매도자에게
‘언제 돈을 받을 수 있는가’가 가격만큼 중요한 조건이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매도자가 새 집의 잔금을 위해 중도금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내가 중도금을 조금 더 지급할 수 있다는 것이
가격 협상의 카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 잔금을 치른 뒤 수리를 통해 물건의 가치를 높이고
전세 세팅을 조금 더 유리하게 할 수 있다면
처음에는 투자하기 어려워 보였던 물건도
검토 가능한 물건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3.시간이라는 조건카드
마지막은 시간입니다.
특히 갈아타기를 하는 경우
기존 집의 매도잔금을 받은 뒤
새로운 집의 매수잔금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면 결국 중요한 것은
“나는 언제까지 잔금이 가능한가?” 입니다.
반대로 매도자가 잔금을 급하게 원하는데
나는 두 달 뒤에만 자금이 나온다면
아무리 좋은 가격의 물건이라도
내가 잡을 수 있는 물건은 아닐 수 있습니다.
결국 부동산 협상은
가격만 깎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중도금, 잔금 날짜, 명의, 수리 여부처럼
서로가 원하는 조건을 맞춰가는 과정 역시 협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현장에 나가기 전에 한번쯤은 꼭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좋겠습니다.
“나는 지금 어떤 조건이라면 바로 살 수 있는가?”
내 조건카드를 많이 알고 있을수록
검토할 수 있는 물건의 범위도 넓어집니다.
결국 현장력도 투자자의 실력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물건의 기회를
가장 많이 만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결국 저는 물건을 가장 많이 보고,
현장에 가장 많이 나간 사람 이라고 생각합니다.
10개를 본 사람보다 50개를 본 사람이,
전화만 한 사람보다 직접 현장에 가본 사람이
매도자의 사정과
가격 사이에 생기는 작은 틈을 발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물건이 부족한 시장에서는
이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하락장에서는 좋은 물건들이
어느 정도 나를 기다려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상승장에서는 반대입니다.
좋은 물건을 만나기 위해
내가 움직여야 합니다.
그래서 시장에 따라
투자자의 행동도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건이 많을 때는 비교해서 고르는 실력이 필요하고,
물건이 적을 때는 기회를 찾아내는 현장력이 필요합니다.
결국 현장력도
투자자의 중요한 실력입니다.

“요즘 정말 살 물건이 없어.”
전화 몇 통을 해도 물건이 없다고 하고,
애써 현장에 가봐도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조금 기다리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장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만이 답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시장의 방향은 내가 정할 수 없지만,
한 번 더 전화하고,
한 번 더 물건을 보고,
한 번 더 현장에 나갈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미리 나의 조건카드를 정리해두면
좋은 물건이 나왔을 때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시장은 내가 바꿀 수 없지만,
내가 보는 물건의 수는 바꿀 수 있으니까요.
결국 투자는
정답을 한 번에 맞히는 게임이 아니라,
좋은 기회를 만날 확률을 높여가는 게임에 가깝습니다.
현장을 누빈 만큼 기회를 만날 확률은 높아지고,
그렇게 쌓인 현장력은
어떤 시장에서도 기회를 찾을 수 있는 나의 실력이 됩니다.
그러니 물건이 없는 시장일수록
야수의 심장은 품되, 계산기는 차갑게 두드리며
다시 한번 현장으로 나가보겠습니다.
준비하고 움직이는 사람에게
물건의 기회는 계속 찾아올 수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