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던 어느 날,
재건축 단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회사 동료로부터 들은 이야기였는데 정말 솔깃했습니다.
"남동생이 재건축 물건을 몇 개 갖고 있는데, 나중에 분양받으면 진짜 괜찮다더라."
그래서 동료에게 다리를 놓아 달라고 부탁했으나, 아쉽게도 연결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부동산 광고지를 보게 되었고 홀린 듯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렇게 매매하게 된 30만 중소도시의 10평대 재건축 아파트.
계약서를 쓰러 간 그 부동산에서 저는 직감했습니다.
'아, 이 매도자가 바로 그 회사 동료의 남동생이구나.'
재미있게도 예전에 동료를 통해 들었던 가격보다 한참 더 깎인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매수한 재건축 단지에 1,200만 원을 들여 올리모델링을 하고 세입자를 맞췄습니다.
'언젠가 분양이 진행되면 P(프리미엄) 받고 팔아야지'라는 야무진 꿈을 꾸면서 말이죠.
하지만 상승장이 지나고 하락장이 찾아오면서 가격은 지지부진해졌습니다.
재건축 사업 진행은 생각보다 너무나 더뎠고,
'이러다가 죽을 때까지도 못 파는 게 아닐까' 하는
불길한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그러다 월부를 알게 되면서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내가 얼떨결에 산 이 '0호기'가 전형적인 저가치 자산에 해당한다는 사실을요.
코칭을 받고 난 뒤, 0호기를 어떻게든 매도하기 위해 곧바로 행동에 나섰습니다.
- 인근 부동산 전부 조사해서 매도 문자 보내기
- 주기적으로 부동산 방문해서 진행 상황 체크하기
- 전단지를 직접 만들어서 전봇대에 붙이기
- 중개사장님들께 "복비 2배 지급" 문자 보내기
인근 전봇대 뿐만 아니라 원거리 지역까지 발로 뛰며 전단지를 뿌렸습니다.
'과연 이렇게까지 한다고 팔릴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고,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붙일 때는 현타가 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세월만 낚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 0호기를 털어내야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매일같이 문자를 돌리고,
인근과 타 지역 부동산에 적극적으로 어필하며 묵묵히 버텼습니다.
매도 행동을 시작한 지 어느덧 4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한 중개사장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사장님! 집 보고 싶어 하는 손님이 계신데, 지금 집 볼 수 있나요?" 가슴이 쿵쾅거렸습니다.
그동안 뿌린 수많은 전단지와 매도 문자 중 하나가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습니다.
실제로 집을 보러 온 매수자는 저렴한 매매가와
매수 직후 들였던 1,200만 원 상당의 올리모델링 덕분에
집이 너무 깔끔하다며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물론 협상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매수자는 가격을 더 깎아달라 요청했고, 순간 망설임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저가치 자산에 내 자금이 계속 묶여있는 기회비용과
매달 들어가는 금융비용을 생각하면, 약간의 네고를 해주더라도
'지금 매도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매도 조건에 최종 합의하고 계약금을 입금 받던 그날,
그동안 가슴을 꽉 막고 있던 고구마가 뻥 뚫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약속드렸던 대로 법정 중개수수료인 두 배를 기분 좋게 챙겨드렸습니다.
그렇게 얼떨결에 사서 길고 긴 시간을 함께했던 '0호기' 재건축 아파트를
4개월간의 치열한 노력 끝에 드디어 손절 및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 이 경험을 통해 제가 뼈저리게 얻은 3가지
1. 공부 없는 투자는 운에 기대는 도박이다.
카더라 통신이나 우연히 본 광고지에 의존해 사버린 0호기.
상승장에서는 내가 잘해서 오른 줄 알았지만,
하락장이 오니 저가치 자산의 밑천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입지와 가치를 보는 눈 없이 사면 그 대가는 긴 기다림과 고통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2.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내 물건을 팔아주지 않는다.
하락장이나 거래 절벽 속에서도 매물은 팔립니다.
남들과 똑같이 네이버 부동산에만 올려놓고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중개사장님들의 마음을 움직이고(수수료 2배 지급, 깔끔한 수리 상태 어필),
직접 전단지라도 붙이는 '실천력'이 거래를 만듭니다.
3. 매도는 또 다른 시작이다.
4개월간의 적극적인 매도 활동으로 0호기를 정리하면서 확보한 현금과 소중한 실전 경험은,
제가 더 좋은 가치의 아파트를 찾아 나설 수 있는 든든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혹시 지금 저가치 매물 때문에 밤잠 설치고 계신 분이 있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앉아서 고민만 하지 마시고, 일단 행동을 보이는게 중요합니다.
내 물건은 내가 적극적으로 움직일 때 비로소 주인을 만납니다.”
부족한 저의 0호기 매도 경험담이 여러분의 성투에 작은 용기와 힌트가 되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