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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 1년 넘게 살았는데도 3,800만 원 배상한 집주인, 그 이유

26.10.16

실거주를 이유로 세입자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했다면, 원래 갱신됐을 2년이 끝나기 전에는 다른 사람에게 집을 임대해서는 안 됩니다.


대법원은 최근 이를 어긴 집주인에게 3,800만 원의 손해배상을 확정하며, 예외로 인정되는 '정당한 사유'의 요건을 처음으로 명확히 제시했습니다.

 

이 집주인은 실제로 1년 넘게 그 집에 살았습니다.


처음부터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었고, 다른 집 세입자들이 한꺼번에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도 왜 배상 책임을 피하지 못했을까요?

 

[📷 이미지 자리 - 1]

 

 

 

"내가 살겠다"던 집, 1년 2개월 뒤 다시 전세로

 

사건의 흐름을 예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시점내용
2020년 9월서울 서대문구 아파트, 보증금 6억6,000만 원, 2년 전세 계약 (~2022년 9월)
2022년 5월세입자가 계약갱신 요구 → 집주인이 "본인이 거주하겠다"며 거절
2022년 9월세입자 퇴거, 집주인 전입신고 (실제 입국·거주는 2023년 2월부터)
2024년 2월제3자와 보증금 8억2,000만 원에 새 임대차계약 체결 (2024년 4월~2026년 4월)
2024년 4월집주인 퇴거, 새 세입자 입주
소송 결과1심 집주인 승소 → 2심 임차인 승소(3,800만 원 배상) → 대법원 상고 기각 (2026년 9월)

※ 표와 설명은 보도된 판결 사례를 바탕으로 이해를 돕기 위해 재구성한 예시입니다. 실제 사건의 세부 사실관계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원래 갱신됐다면 세입자는 2024년 9월까지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집주인은 그보다 일곱 달 앞서 새 계약을 맺었고, 새 세입자는 다섯 달 앞서 입주했습니다.


전 세입자는 새 세입자가 들어온 뒤 집주인이 더 이상 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알려진 사실관계에 따르면 갱신을 거절하던 무렵 집주인이 시세 상승이나 월세 전환을 언급했다는 정황도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새 세입자를 받기 위한 거절이 아니었는지 의심을 살 수 있는 대목이죠.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할 때는 말 한마디, 문자 한 줄도 나중에 판단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집주인은 남편과 공동으로 가진 다가구주택 6개 호실의 세입자들이 한꺼번에 총 6억9천만 원의 보증금 반환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새 세입자에게 받은 보증금은 1억8천만 원뿐이었고, 소득이 없어 대출도 어려웠으며, 집을 팔면 양도세가 약 3억 원 나와 어쩔 수 없이 아파트를 다시 임대했다는 것입니다.

 

1심은 이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2022년 말 전세사기 문제가 커지면서 다가구 세입자들이 동시에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한 것은 갱신을 거절할 때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이라고 본 것입니다.

 

하지만 2심과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예측할 수 없었고 불가피했어야 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집주인이 실제로 거주하려는 경우 세입자의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거절하지 않았다면 갱신됐을 기간, 즉 2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하면 세입자의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2026다203203)에서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려면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① 예측 불가능성 : 갱신을 거절할 당시에는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이 생겼어야 합니다.


② 불가피성 : 그 사정 때문에 제3자에게 임대하는 것 말고는 현실적인 대안이 없었어야 합니다.


③ 그리고 이 두 가지는 집주인이 증명해야 합니다.

 

2심과 대법원은 다가구주택의 보증금 반환 의무는 갱신을 거절할 때 이미 존재했고, 2024년 2월 무렵 계약이 끝나 돌려줘야 한다는 것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봤습니다.


또 아파트를 다시 임대하는 것은 보증금을 마련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였을 뿐, 유일한 방법은 아니었다는 것이죠.


많은 집주인이 "실제로 몇 달이라도 살았으니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판결은 얼마나 살았는지가 아니라 2년 안에 왜 다시 임대했는지를 봤다는 점입니다.

 

 

 

손해배상은 얼마나 될까요

 

법은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없다면 아래 세 가지 중 가장 큰 금액을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구분계산 방식
①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의 3개월분
②제3자에게 임대해 얻은 환산월차임과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 차액의 2년분
③갱신거절로 세입자가 입은 실제 손해액 (이사비, 중개보수, 더 비싼 집으로 옮기며 늘어난 비용 등)

 

이번 사건에서 2심은 ② 방식, 즉 새 세입자에게 받은 보증금의 환산월차임과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의 차액 2년분을 약 4,400만 원으로 계산했습니다.


그리고 그 범위 안에서 세입자가 청구한 3,800만 원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전환율은 기준금리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갱신거절 이후 금리가 오르고 새 보증금이 높아질수록 배상액도 커집니다.

 

이 사건도 2022년 갱신거절 당시보다 2024년 새 계약 때 기준금리가 높아, 같은 보증금 차이라도 배상액이 커진 구조입니다.

 

여기에 1심부터 대법원까지 이어진 소송 기간과 비용, 정신적 부담까지 더하면 집주인이 치른 대가는 훨씬 큽니다.

 

 

 

갱신 거절로 얻는 것은 생각보다 작습니다

 

요즘처럼 전셋값이 빠르게 오를 때는 이런 유혹이 생기기 쉽습니다.


“갱신해주면 5%밖에 못 올리는데, 내보내고 새로 받으면 1억 넘게 더 받을 수 있다.”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갱신했다면 보증금은 5% 오른 약 6억9,300만 원이었겠지만, 새 세입자에게는 8억2,0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차이가 약 1억2,700만 원입니다.

 

하지만 이 돈은 수익이 아니라 언젠가 돌려줘야 하는 돈입니다.


더 받은 보증금으로 얻는 효과는 그만큼의 무이자 자금을 2년 동안 쓰는 정도인데, 그 대가로 수천만 원의 배상과 몇 년에 걸친 소송이 남게 됩니다. 

 

처음부터 거짓으로 실거주를 내세웠다면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결국 보증금은 잠시 늘지만, 신뢰는 한 번에 무너집니다.

 

투자자에게 세입자는 내 자산을 함께 지켜주는 사람입니다.


2년, 4년을 함께하는 관계에서 거짓으로 신뢰를 깨는 것은 법적으로도, 장기적인 운영 측면에서도 결코 남는 장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판결이 임대차 시장에 미칠 영향

 

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정당한 사유'의 기준을 처음 제시한 사례라, 앞으로 비슷한 분쟁에서 중요한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실거주 갱신거절의 문턱이 높아집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했다면 원래 갱신됐을 2년을 채우는 것이 사실상 원칙이 됐습니다. 사정이 바뀌어 다시 임대해야 한다면, 그 사정이 예측할 수 없었고 다른 대안이 없었다는 점을 집주인이 증명해야 합니다.

 

둘째, 세입자의 권리 행사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퇴거한 세입자는 원래 갱신됐을 기간 동안 그 집의 임대차 정보를 열람할 수 있어, 집주인이 실거주하지 않고 다시 임대했는지 확인하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기준이 분명해진 만큼 손해배상 청구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셋째, 전세 공급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갱신청구권(최대 2+2년), 묵시적 갱신 때 세입자가 언제든 해지를 통보할 수 있는 구조(3개월 뒤 효력), 그리고 이번 판결까지 더해져 전세를 놓는 데 따르는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부담이 월세 전환이나 전세 기피로 이어져 전세 공급을 더 줄일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임대차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반대로 세입자 보호라는 제도의 취지를 분명히 한 판결로, 갱신거절을 악용하는 일을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분명한 것은, 이제 실거주 갱신거절은 "일단 거절하고 나중에 생각하자"가 통하지 않는 영역이 됐다는 점입니다.

 

 

 

집주인이라면, 이것만은 지켜주세요

 

① 정말 들어가 살 계획이 있을 때만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해주세요. 실거주 의사가 진짜였다는 것도 집주인이 증명해야 합니다.


② 들어가 산다면 원래 갱신됐을 2년을 기준으로 계획을 세우시길 바랍니다. 몇 달 살고 다시 임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③ 이사 준비, 전입신고, 자녀 전학 등 실거주 계획을 보여주는 자료를 남겨두시면 좋습니다.


④ 다른 집 보증금 반환처럼 이미 예정된 자금 일정은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이 아닙니다. 갱신을 거절하기 전에 자금 계획부터 점검하시길 바랍니다.


⑤ 집이 꼭 필요하다면 거짓 대신 합의를 선택하세요. 집주인이 상당한 보상(이사비 등)을 하고 합의하는 것도 법이 인정하는 갱신거절 사유입니다.

 

 

 

세입자라면, 이렇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당하고 집을 비워준 세입자는 원래 갱신됐을 기간 동안 주민센터 등에서 그 집의 임대차 정보(확정일자 부여 현황)를 열람해 새 세입자가 들어왔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갱신거절 통보는 문자나 내용증명처럼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받아두고, 이사비·중개보수 등 이사로 생긴 비용의 영수증도 보관해두시길 바랍니다.


나중에 손해를 증명할 때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원칙을 지키는 투자자가 결국 오래 갑니다

 

전세가 귀해지고 보증금이 크게 오르는 시기에는 단기적인 이익에 마음이 흔들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번 판결이 보여주듯, 법은 갱신거절의 예외를 아주 좁게 해석하고 있고 그 증명 책임은 집주인에게 있습니다.

 

투자는 한두 번의 계약이 아니라 수십 년을 이어가는 일입니다.


세입자와의 약속을 지키고 정직하게 운영하는 집주인이 결국 좋은 세입자를 만나고, 그 신뢰가 쌓여 자산을 더 단단하게 지켜준다고 생각합니다.

 

당장의 몇천만 원보다 오래 지켜갈 원칙을 먼저 세운다면, 시장이 어떻게 흔들리더라도 떳떳하게 자산을 키워가는 순간이 분명 찾아올 것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2

바베큐캠프
26.10.16 08:23

결국 원칙을 지키면서 오래나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별바람햇살나무
26.10.16 11:08

판례는 알고 있었지만, 갱신거절 후 2년을 실거주로 채워야한다는 생각은 못하고 있었는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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