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과 경기 15곳 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도 2026년 5월 12일부터 계속 무주택인 사람은 세입자가 있는 집을 사고, 현재 임대차가 끝날 때까지 실거주를 미룰 수 있습니다.
다만 대출 규제 때문에 전세 낀 매물은 현금이 매우 많이 필요하고, 보증금이 작은 월세·반전세 매물일수록 필요한 현금이 줄어듭니다.
"토허구역에서는 갭투자가 막혔다"는 말은 맞습니다.
하지만 정확히는 투자자의 갭투자가 막힌 것이고,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세 낀 집을 사서 나중에 들어가 사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언제까지, 얼마의 현금으로 이 길을 쓸 수 있을까요?

토허구역에서는 왜 세 낀 집을 못 샀을까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아파트를 사려면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 후 4개월 안에 입주해 2년간 직접 살아야 합니다.
세입자가 살고 있는 집은 4개월 안에 들어갈 수 없으니, 사실상 세 낀 매물은 거래가 막혀 있었습니다.
2025년 10·15 대책으로 서울 25개 구 전역과 경기 12곳이 지정됐고, 올해 7월 화성 동탄·용인 기흥·구리가 추가되면서 대상은 크게 넓어졌습니다.
그 결과 세 낀 매물은 팔리지 않고, 집을 산 사람이 직접 들어가 살면서 전세 물건은 더 줄어드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마련한 것이 무주택자에 한해 실거주 의무를 미뤄주는 예외입니다.
올해 초 다주택자 매물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됐고, 10월 1일 부동산 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으로 신청 기한이 1년 늘고 갱신계약까지 유예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실거주 유예, 이 조건을 모두 맞춰야 합니다
| 구분 | 조건 |
|---|---|
| 대상 주택 | 2026년 10월 1일 당시 임대 중이거나 전세권이 설정된 주택 |
| 매수자 | 2026년 5월 12일부터 계속 무주택인 사람 |
| 허가 신청 기한 | 2027년 12월 31일까지 |
| 취득 기한 | 허가 후 4개월 이내 취득(잔금·등기) |
| 유예 기간 | 현재 임대차 종료일까지. 갱신계약 1회(최대 2년)까지 인정, 단 갱신계약 시작일이 2026년 10월 1일~2027년 12월 31일 사이여야 함 |
| 최종 입주 시한 | 갱신이 없으면 늦어도 2028년 9월 30일, 갱신을 포함하면 시행일부터 최대 3년 3개월(2029년 12월 말) |
| 입주 후 | 실제 입주한 날부터 2년간 실거주 의무 |
※ 갱신계약은 유예 신청 전에 체결되어 있어야 하며, 등록임대주택 등 일부 경우는 신청 기간이 따로 정해집니다. 실제 신청 전 관할 구청에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유예는 실거주 의무를 없애주는 것이 아니라 미뤄주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세입자가 나간 뒤에는 반드시 들어가 2년을 살아야 하니, 이 제도는 투자 수단이라기보다 시간을 두고 하는 내 집 마련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문제는 대출, 두 번의 자금 고비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잔금입니다.
매매가에서 세입자 보증금을 뺀 금액을 내 돈과 대출로 채워야 하는데, 세입자가 있는 집은 보증금이 먼저 담보를 차지하고 있어 그 뒤 순위로 받는 후순위 주담대만 가능합니다.
대출 가능액은 '집값 × LTV − 세입자 보증금'으로 줄어들고, 후순위 주담대를 취급하는 금융사도 많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세입자가 나갈 때입니다.
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한 전세퇴거자금대출은 생활안정자금으로 분류되어, 수도권·규제지역에서는 최대 1억 원까지만 받을 수 있습니다.
보증금이 5억 원이라면 나머지 4억 원은 내 돈으로 마련해야 하는 것이죠.
전세 매물 vs 월세 매물, 필요한 현금은 두 배 넘게 차이 납니다
서울 10억 원 아파트를 예로, 세입자 보증금과 LTV에 따라 필요한 현금을 계산해보겠습니다.
| 구분 | 전세 낀 매물 (보증금 5억) | 월세 낀 매물 (보증금 1억, 월세 150만 원) | ||
|---|---|---|---|---|
| 생애최초 (LTV 70%) | 일반 무주택 (LTV 40%) | 생애최초 (LTV 70%) | 일반 무주택 (LTV 40%) | |
| 매수 시 필요한 돈 (매매가 − 보증금) | 5억 | 5억 | 9억 | 9억 |
| 후순위 주담대 | 2억 | 0원 | 6억 | 3억 |
| 잔금 때 현금 | 3억 | 5억 | 3억 | 6억 |
| 퇴거 때 돌려줄 보증금 | 5억 | 5억 | 1억 | 1억 |
| 전세퇴거자금대출 | 1억 | 1억 | 1억 | 1억 |
| 퇴거 때 현금 | 4억 | 4억 | 0원 | 0원 |
| 총 필요 현금 | 7억 | 9억 | 3억 | 6억 |
같은 10억 원짜리 집이라도 생애최초 기준으로 전세 낀 매물은 현금 7억 원, 월세 낀 매물은 3억 원이 필요합니다.
결국 세입자 보증금이 작을수록 대출로 채울 수 있는 몫이 커지고, 퇴거 때 부담도 작아지는 구조입니다.
현금이 충분하지 않은 무주택자라면 전세보다 월세·반전세 매물에서 기회를 찾는 편이 현실적이라는 뜻이죠.
게다가 월세 매물은 실거주 전까지 들어오는 월세로 대출 상환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예시처럼 6억 원을 빌렸다면 월 상환액이 약 310만 원인데, 월세 150만 원이 그 절반 가까이를 메워주는 셈입니다.
월세 매물이라고 다 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득도 봐야 합니다
다만 월세 매물의 계산이 성립하려면 그만큼의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소득이 있어야 합니다.
6억 원을 30년 원리금균등으로 빌린다면 DSR 40% 기준으로 필요한 연소득은 이 정도입니다.
| 대출액 | 월 상환액 (금리 4.66%) | 필요 연소득 (현재 금리) | 필요 연소득 (스트레스 3.0%p 가산) |
|---|---|---|---|
| 2억 원 | 약 103만 원 | 약 3,100만 원 | 약 4,300만 원 |
| 3억 원 | 약 155만 원 | 약 4,600만 원 | 약 6,400만 원 |
| 6억 원 | 약 310만 원 | 약 9,300만 원 | 약 1억2,800만 원 |
현금이 적은 대신 대출을 많이 받는 구조이므로, 소득이 받쳐주지 않으면 월세 매물도 그림의 떡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주담대로 집을 사면 원칙적으로 대출 실행 후 6개월 안에 전입해야 합니다.
올해 초 다주택자의 세 낀 매물을 무주택자가 살 때는 이 의무를 '대출 실행 후 6개월과 임대차 종료 후 1개월 중 늦은 날'까지 미뤄주는 조치가 함께 나왔지만, 10월 확대된 유예 대상 전체에 같은 예외가 적용되는지는 은행마다 확인이 필요합니다.
후순위 주담대 취급 여부, 그리고 나중에 받을 전세퇴거자금대출까지 합친 DSR 한도도 계약 전에 반드시 상담받아 보시길 바랍니다.
세 낀 매물을 볼 때 확인할 것
① 내 무주택 기간 : 2026년 5월 12일 이후 한 번이라도 집을 가졌다면 대상이 아닙니다.
② 임대차 계약서 : 계약 종료일, 갱신권 사용 여부, 갱신계약 시작일을 확인해 실제 입주 가능 시점을 계산합니다.
③ 보증금 규모 : 퇴거 때 돌려줄 금액 중 1억 원을 넘는 부분을 어떻게 마련할지 미리 정합니다.
④ 대출 사전 상담 : 후순위 주담대 취급 여부, 내 소득으로 가능한 한도, 전입 의무 적용 방식을 계약 전에 확인합니다.
⑤ 허가 일정 : 허가 신청은 2027년 12월 31일까지, 허가 후 4개월 안에 잔금을 치러야 합니다.
⑥ 세입자와의 소통 : 갱신 여부와 이사 시점을 미리 확인하면 입주 계획이 훨씬 안정적입니다.
규제가 강해지면 시장은 "이제 끝났다"는 분위기가 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번 제도처럼 규제 안에도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문은 남아 있고, 그 문은 조건을 정확히 아는 사람에게만 보입니다.
특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다시 적용되면서 세입자가 있는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나오고 있는 지금은, 남들이 "세 낀 집은 못 산다"고 지나칠 때 조건에 맞는 매물을 차분히 비교해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내 현금, 내 소득, 내 입주 시점이라는 세 가지 숫자입니다.
이 숫자로 계산해 감당할 수 있는 매물이라면, 막혀 보였던 길이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실 것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