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이닌입니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휴대폰을 켭니다.
회사에서 미처 답하지 못한 메시지에 답하고, 오늘 올라온 부동산 기사를 훑어봅니다.
단톡방에는 동료들이 공유한 시세와 임장 이야기가 쌓여 있습니다.
집에 도착하면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됩니다.
저녁을 챙기고, 밀린 집안일을 하고,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밤 10시.
이제야 노트북을 켜고 임장보고서를 열어봅니다.
‘오늘은 단지분석 끝내야 하는데…’
몇 장 넘기지도 못했는데 벌써 졸음이 쏟아집니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며 생각합니다.
'오늘도 이렇게 바빴는데, 정작 제대로 해낸 건 없는 것 같네.'
혹시 이런 날, 있지 않으신가요?
분명 열심히 살고 있는데 마음 한편에는 늘 아쉬움이 남습니다.
회사 일에 집중하면 투자 공부가 밀리는 것 같고, 주말 내내 임장을 다녀오면 가족에게 미안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 다른 동료들은 지금도 앞마당을 넓히고 있을 것 같아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어느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오히려 나를 지치게 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최근 <축적과 발산>을 읽으며 마음에 남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늘 바쁘고 정신없이 살고 있다면, 스스로에게 세 가지를 물어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지금 하는 일이 정말 중요한가?
반드시 내가 해야 하는 일인가?
꼭 지금처럼 철저하게 해야 하는 일인가?
저는 이 질문들을 우리 직장인 투자자들의 삶에 대입해 보고 싶었습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하는 방법이 아니라,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를 어디에, 누구에게, 얼마나 쓸 것인지 조율하는 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 :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정말 중요한 일인가?
주말 아침, 오늘 해야 할 일을 적어봅니다.
- 밀린 강의 수강하기
- 임장보고서 보완하기
- 관심 단지 시세 확인하기
- 다음 주 임장 동선 짜기
- 집 청소와 장보기
- 가족과 시간 보내기
적다 보니 하루가 아니라 사흘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오늘 다 해내려고 합니다.
그러다 가장 만만한 일부터 시작합니다.
자료 폴더를 정리하고, 임보 디자인을 손보고, 단톡방에 올라온 글을 읽습니다.
하나씩 완료 표시를 할 때는 뿌듯합니다.
하지만 정작 오늘 가장 중요했던 비교평가는 시작조차 못 했습니다.
열심히 한 것과 중요한 일을 해낸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투자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임장보고서를 쓰면서 예쁜 장표 하나를 만들기 위해 두세 시간을 쓸 때가 있습니다.
표의 색을 바꾸고, 글자 크기를 맞추고, 문장을 다듬습니다.
물론 이런 과정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보기 좋은 임보'가 아니라 '어떤 단지가 더 가치 있고, 어떤 가격에 투자할 것인지 판단하는 능력'이라면 어떨까요? 그 두세 시간을 비교평가에 썼다면 어땠을까요?
저 역시 해야 할 일이 많아질수록 눈앞의 급한 일부터 처리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바쁘게 처리한 일들이 반드시 중요한 일은 아니더라고요.
모든 일을 똑같이 중요하게 생각하면, 정작 중요한 일에 쓸 에너지가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이렇게 질문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 단 하나만 제대로 해낸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이번 달 내 목표가 투자 결론을 잘 내리는 것이라면, 모든 임보 페이지를 완벽하게 만드는 것보다 투자 판단의 근거를 깊이 고민하는 데 시간을 쓰는 것입니다.
이번 주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했다면, 하루쯤은 임장 대신 가족과 온전히 시간을 보내는 것도 중요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투자냐 가족이냐, 둘 중 하나를 영원히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이 시점에 무엇을 먼저 챙겨야 하는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우선순위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나에게 던지는 첫 번째 질문
“나는 지금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눈앞의 급한 일을 처리하고 있는가?”
두 번째 질문 : 이 일은 반드시 내가 해야 하는 일인가?
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회사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집안일이 쌓여 있습니다.
내가 하는 게 빠를 것 같아 직접 합니다.
투자 공부를 하다가 동료가 어려워하는 부분이 보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자료도 찾아주고, 설명도 해주고, 때로는 대신 정리까지 해줍니다.
누군가 도움을 요청하면 거절하기가 어렵습니다.
'조금만 더 하면 되니까.'
'내가 해주는 게 빠르니까.'
'상대방이 힘들어하니까.'
그렇게 하나씩 맡다 보면 어느새 내 할 일보다 다른 사람의 일을 더 많이 하고 있는 날도 있습니다.
저 역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이런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생각해 봤습니다.
내가 모든 것을 해주는 것이 정말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는 걸까?
예를 들어 동료가 비교평가를 어려워한다고 해보겠습니다.
제가 대신 단지를 비교하고 결론까지 내려주면 당장은 빠릅니다.
하지만 다음번에도 그 동료는 같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비교할 때 어떤 기준을 세워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고, 직접 판단해 볼 수 있도록 질문을 던져준다면 어떨까요?
조금 더 시간이 걸릴지라도 그 사람의 실력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도 비슷합니다.
집안일을 나누고, 가족에게 지금 내가 집중해야 하는 시간을 설명하고, 서로의 일정을 조율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도 반드시 내가 처리해야 하는 일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물론 내가 책임져야 할 일까지 남에게 미루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내가 잘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일을 내가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가끔 책임감과 혼자 감당하는 것을 같은 의미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책임감은 모든 것을 혼자 해내는 능력이 아니라, 필요한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만드는 능력일 수도 있습니다.
투자생활은 혼자 달리는 경주가 아닙니다.
함께하는 가족이 있고, 서로 배우고 성장하는 동료들이 있습니다.
내가 조금 내려놓고 상대방을 믿을 때, 나도 숨을 고를 수 있고 상대방에게도 성장할 기회가 생깁니다.
나에게 던지는 두 번째 질문
"지금 내가 짊어지고 있는 일 중, 꼭 내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무엇일까?"
세 번째 질문 : 반드시 지금처럼 철저하게 해야 하는 일인가?
임장보고서 제출을 앞둔 밤입니다. 마지막 장표를 확인합니다.
‘여기 설명이 조금 부족한 것 같은데…’ 자료를 하나 더 찾습니다.
‘이왕 하는 김에 그래프도 넣을까?’ 어느새 한 시간이 지나갑니다.
‘조금만 더 하면 완벽해질 것 같은데.’ 그렇게 새벽 1시가 2시가 되고, 결국 다음 날 피곤한 몸으로 출근합니다.
그런데 며칠 뒤 다시 그 임보를 보면 어떨까요?
분명 더 보완하고 싶은 부분이 보입니다.
완벽하게 끝냈다고 생각했던 일에도 늘 아쉬움은 남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렇습니다.
시간을 더 들인다고 반드시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기한을 늦춘다고 완성도가 그만큼 높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때로는 80점짜리 결과물을 기한 내 완성하고 피드백을 받아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 100점을 만들겠다며 계속 붙잡고 있는 것보다 더 큰 성장을 가져옵니다.
특히 직장인 투자자에게 시간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모든 임보를 100점으로 만들고, 모든 강의를 완벽하게 복습하고, 모든 임장에서 빠짐없이 기록하려고 한다면 과연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구분하고 싶습니다.
모든 일에 100점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 투자 원칙까지 타협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투자에서 잃지 않기 위해 확인해야 할 리스크, 가격과 가치에 대한 판단, 매수 이후 보유와 매도 계획처럼 중요한 일에는 오히려 더 철저해야 합니다.
반면 장표의 디자인이나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반복해서 정리하는 일은 조금 덜 완벽해도 괜찮습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나눠볼 수 있습니다.
- 100%의 에너지: 투자 원칙, 리스크 검증, 중요한 의사결정
- 80%의 에너지: 임보 작성, 강의 복습, 비교평가 연습
60%의 에너지: 반복적인 자료 정리, 장표 꾸미기, 부수적인 업무
물론 이 비율은 정답이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핵심은 모든 일을 같은 강도로 하지 않는 것입니다.
때로는 60%만 해내도 충분한 일이 있고, 100%를 다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과, 모든 일에 같은 에너지를 쏟는 것은 다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노력의 양을 무조건 늘리는 것이 아니라, 노력의 강도를 조절하는 능력입니다.
나에게 던지는 세 번째 질문
"이 일은 정말 100점이어야 할까? 지금은 60점으로 완수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도 괜찮지 않을까?"
오늘 하루도 직장에서, 가정에서, 투자 공부에서 각자의 몫을 해내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혹시 오늘 계획한 일을 다 해내지 못했더라도, 스스로에게 너무 야박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잠시 시간을 내어 이 세 가지를 질문해 보면 좋겠습니다.
①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② 이 모든 일을 꼭 내가 해야 하는가?
③ 모든 일을 지금처럼 완벽하게 해야 하는가?
우리가 원하는 것은 하루를 완벽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삶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이니까요.
완벽한 하루보다, 오래 지속할 수 있는 하루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덜 완벽해도 괜찮습니다.
대신 중요한 것은 놓치지 않고, 지치지 않고, 우리 오래오래 함께 투자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애쓰고 있는 모든 직장인 투자자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