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아끼는 부동산 지식은?
열반스쿨 기초반 - 1500만원으로 시작하는 소액 부동산 투자법
주우이, 너바나, 자음과모음

빈세니: "사장님, 세입자분이 만기때
계약갱신청구권을 안 썼으면 좋겠는데
이사비를 미리 세입자분께 지급하고
계약을 하면 안될까요?"
사장님: "세입자가 바보예요?
왜 그런 선택을 하겠어요?"
빈세니: "한번 말해볼 수는 있잖아요.
매매가는 안깎을게요"
사장님: "이사비를 주면 뭐,
세입자가 계갱권을 안쓴다는 게 확정이예요?
어디 그런게 있나 법 조항 갖고와 봐요.
내가 그럼 인정해줄게요"
빈세니: "얘기해봐주세요.
저 여기서 기다릴게요"
사장님: "사람 참 집요하네.
내가 이래서 투자자한테
집을 안보여준다니까"
...
그렇게 한시간을 실갱이를 했습니다.
매매가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매물이었고,
반면에 전세가 너무 낮게 껴 있어서
이 부분을 헷지하고 싶었어요.
세 만기까지 5개월.
계약갱신청구권만 안쓴다면 충분히
투자금을 적게 넣어볼 수 있는
물건이었습니다.
도의적으로 실거주 하겠다는
거짓말은 하기 싫어서
어떻게든 적은 투자금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 물건을 보러 먼 거리를 이동해서 갔고
집을 보기까지 5시간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반응은 싸늘했고
결국 사장님은 저를 부동산 사무실에서
내 쫓다시피 하셨습니다.
'내가 이런 대우를 왜 받아야하지?'
부동산을 나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캄캄한 길을 걸어가는데 배까지 고팠습니다.
이 물건을 기다리는 동안
주변 부동산을 다니며 물건을 턴다고
밥을 제대로 챙겨먹지 못했거든요.
의자에 앉으니 눈물이 나기 시작했고,
갑자기 서러운 생각이 들면서
엉엉 울기 시작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정석대로 가는 빈세니입니다.
오늘은 저의 부끄러운 경험담을
얘기해보려 합니다.
그동안 어떻게든 물건을 털어서 적은
투자금으로 할 수 있는 물건을 찾거나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괜찮아보이는 매물이 있으면
바로 보러가곤 했지요.
하지만 지난 가을 겨울에
잠시 반등한 매매가에서
매도인들이 쉽게 급매수준으로
가격을 내리지 않아
'아.. 이정도 가격은 좀 아쉬운데..'
라는 생각이 들기 일쑤였습니다.
"여보,
나 오늘은 꼭 급매 찾아서 가계약금 쏘고 올게!"
아침에 현관에서 큰소리로
인사를 건내는 것도 여러번,
가면 갈수록 목소리가 힘을 잃어가는게
스스로 느껴졌습니다.
명절 전후에 사람들이 부동산에
잘 다니지 않는 틈을 타
급한 물건을 잡아볼 수 있을까
연휴에도 물건을 보러 갔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하는 정도의
급매찾기는 쉽지 않았어요.
급매를 찾아서 달려갔는데 가계약금이
들어가 그냥 돌아오는 경우도 빈번했구요.
이 시간에 차라리
임보한장을 더 썼으면...
강의를 더 복습했으면...
가족과 시간을 더 보냈으면...
하루하루 할게 산더미같은데
어떨때는 이렇게 허탕치고 돌아가는 시간이
너무 아깝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여보, 나 오늘도 못찾았어. ㅜㅜ"
남편과 아이가 엄마없이 하루종일
실갱이하고 있을 생각을 하니
미안했고 그 감정이 계속 누적된 것 같아요.
너무 찌질한 이 모습..
어떤가요?
1호기를 찾는 투자자의 모습이 아닌
N호기를 찾는 저의 모습입니다.
이미 투자도 몇채를 했고
동료의 투자를 돕기도 했고
역전세도 맞을만큼 맞아봤고
세입자와 부동산 사장님과 협상도 해본
저의 모습입니다.
투자 초반에는 세입자의 전화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만큼 유리멘탈이었던 제가,
역전세도 겪어보고
경험이 쌓이면서 실력이 늘어가는게 느껴졌고
얼마전에 연락온 세입자의 요구에
수월하게 협상을 이어가면서
'이제 좀 멘탈이 단단해 지는것 같다.'
라는 오만한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ㅎㅎㅎ
그런데 이 날,
물건은 협상하지도 못한 채 구박만 받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무너져 버렸습니다.
보란듯이 멋지게 하고 싶었는데
생각대로 되지 않으니 너무 속상했죠.
한가해보이 멘토님께 여쭤봤습니다.
"멘토님, 이런 경험을 계속 거치고나면
멘탈이 더 단단해지게 되는걸까요?"
"아니요. 여전히 상처받고 자괴감도 느껴요.
단단해지는 것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무던해지는 것일 뿐.
그리고 그 좌절감에서 빨리
헤어나오는 방법을 아는것일 뿐이예요."
굉장히 현실적인 대답이었지만
그 어떤 위로보다도 더 위로가
되는 대답이기도 했습니다.
'멘토님 같은 분도
똑같은 감정을 느끼시는구나..'
지난 월부학교 6강에서도 너나위님께서도 말씀하셨어요.
투자는 좋은 자산을 싸게 모아서
성을 쌓고 융기를 기다리는 행위예요.
좋은것을 그냥 사모으는 것이 중요한데
그 과정은 치사하고 처절해요.
그걸 버텨야 해요.
완벽한 투자는 원래 없어요.
악착같이 해야해요.
제가 이렇게 부끄러운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지금 1호기를 찾지 못해,
전세를 빼지 못해,
부동산 사장님과 협상이 안돼,
전전긍긍하는 여러분의 모습이
전혀 찌질한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어쩌면 이런 과정을 겪는 것 자체가
당연한 것일 수 있죠.
성공으로 가는 길은 가시밭길이니까요.
유명한 삽화가 있죠.
금광 바로 앞에서 포기하는 사람이
내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잖아요.
마음대로 안된다고 해서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금광이 나올 때까지 더 파고 파서
꼭 좋은 결과를 만들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
다시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현장으로 달려가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열심히 했다면, 최선의 노력을 했다면,
지금 여기까지 과정을 잘 끌고 왔다면,
포기하지 말고 버텨라.
지금 숨이 턱턱 막히고 힘겹다는 것은
제대로 하고 있다는 뜻이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가파른 경사로 이루어져 있다."
- 멘탈의 연금술
마지막으로 그 물건,
사장님께 다시 전화를 드려서 요청했는데
세입자가 거절했다고 하네요.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할만큼 해봤다는 생각에 후회는 없더라고요.
ㅎ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빈세니 선배님!:) 소중한 경험담을 통해 저도 간접적으로나마 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아요. 좌절해도 빨리 헤어나오는 법을 많이 알아놔야겠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걸 깨닫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투자경험 많으신 선배분들도 그러실진데 이제 1호기 생각하는 저는 당연히 거쳐야겠죠. 소중한 경험담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실제 경험을 잘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정말 험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겐 포기는 없는것! 잘 기억하고 새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