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강의
연봉이 오르는 상위1% 커리어 성공 공략집
한기용
얼마전 두 분과 동네 서점내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커피챗을 했는데 앞서 많이 나왔던 주제들이 두 개 나왔다. 하나는 회사가 마음에 안 드는데 이력서에 너무 짧은 경력이 남을 듯 해서 그냥 버티는 것이 맞는지 였고 다른 하나는 회사 내부에 다른 좋은 이동 기회가 있는데 지금 있는 곳도 괜찮아서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는 거다.
이번 포스팅에서 회사를 떠나고 싶은데 너무 짧은 근속 기간이 내 향후 구직 활동에 미칠 악영향을 걱정하는 것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요즘 경기가 나쁘다보니 기회가 없다보니 이동의 기회가 더 없기도 하고 특히 미국에서라면 신분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아무래도 이동이 조금더 부담스럽다. 내 경우 영주권받는데 6년 걸렸는데 그 사이에 창업 포함 회사를 4개 다니며 불안감을 많이 느꼈었다.
회사가 마음에 안드는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이유가 사람 때문이라면 그것도 같이 밀접히 일하는 내 매니저나 동료 때문이라면 견디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다. 회사 자체는 그리 안 좋아도 사람들이 좋은 곳이라면 상대적으로 지내기가 수월하다. 인터뷰 때 내 매니저가 될 사람이 누군지 안다면 정말 많이 물어봐야 한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보통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매니저를 떠나는 거라는 말을 많이 한다. 직장 생활 만족도의 70%는 매니저에 달렸다고 한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지금까지 13개의 회사를 다니며 많은 퇴사를 해보았는데 (전에 "퇴사의 기술"이란 글도 공유한 적이 있었는데 어디 있는지 못 찾겠다 ^^) 내가 퇴사할 시점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던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내 와이프였다 ^^. 와이프는 내가 퇴사할 징조는 회사나 매니저에 대한 불만의 빈도수가 올라가는 거고 그러면 이렇게 이야기를 하곤 했다 "곧 그만두겠네 ".
내가 풀타임으로 짧게 다닌 회사 세 곳은 근속기간이 각각 9개월, 8개월, 3개월이다. 이 중 2개는 다니던 스타트업이 망해서 딱히 다른 방법이 없기는 했지만 그 경험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돌이켜보면 짧게 다닌 곳들은 아쉬움이 없는데 오래 다닌 곳들(야후 7년, 삼성전자 5년)은 모두 조금 일찍 그만둘 것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야후는 4년 정도가 딱 좋았을 것 같고 삼성전자는 2년이 딱 적당했다.
더 객관적으로 볼 필요도 있겠지만 사람이 안 좋은 환경(특히 내 매니저)에 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똑같은 사람이 되고 알게 모르게 상처가 쌓인다. 커리어를 길게 보면 짧게 다니는 회사도 있는 거고 길게 다니는 회사도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력서 상의 근속 기간보다 중요한 것은 억지로 오래 다님으로 인한 시간의 낭비와 상처이다. 내 마음의 정신 건강이다. 최선을 다해보되 그래도 아니라는 판단이 서면 다음 스텝에 대한 고민으로 넘어가자. 여유가 된다면 잠깐 쉬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이력서 보다 더 소중한 것은 나다.
댓글 0
일인쟈 : 내마음의 정신건강,, 빠른 판단력⭐️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케익교환권 : 이력서보다 소중한 것은 나 자신. 나를 지키는 선택을 하는 것과 목구멍을 지키는 선택을 하는 것 사이에 늘 갈등이 있네요! 나를 위한 선택에 힘을 실어주시는 글 감사합니다!
김안녕 : 이력서의 근속 기간보다 중요한 것은 억지로 오래 다님으로 인한 시간의 낭비와 상처..! 이력서보다 중요한 것은 나다라는 말씀에 용기가 생겼습니다 :) 감사합니다!
험블 : 역시 사람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탑슈크란 : 억지로 한다고 개선되지 않으면, 빨리 멈추는 것이 더욱 좋겠습니다. 현실적인 조언 감사합니다.
반투 : 어떤 사람과 일 할 것인가는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