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꾸준히 오래가는 투자자 꾸오 입니다.
요새 시장을 보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조금 더 돈을 모으고 기다렸다가 규제 지역의 좋은 것을 살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비규제 지역이나 지방 투자를 해야 할까?”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이 커지고 ‘똘똘한 한 채’ 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한 번의 투자 결정이 갖는 무게도 예전보다 커진 것 같습니다.
명의도 투자금도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 역시도 지금 투자한다면 조금이라도 더 좋은 지역에서,
더 좋은 단지를 매수하기 위해 끝까지 비교하여 투자를 진행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상승장, 하락장, 그리고 다시 상승하는 시장을 직접 경험해보면서
분명하게 느끼게 된 것이 있습니다.
더 좋은 투자를 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것’과
‘가장 좋은 투자’ 를 찾느라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
투자는 결국 내가 처한 상황 안에서 시작됩니다.
내가 가진 돈과 실력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을 비교하고
그 중 최선이라고 판단하는 것에 행동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조금 부끄럽지만,
제 첫 투자 당시의 판단의 복기 과정을 가감 없이 적어보려 합니다.
2년 전 저는 5천만원 미만으로 지방 중소도시에 첫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그 투자를 시작으로 24년 2채, 25년 2채, 26년 1채를 매수했고,
여러 번의 전세 세팅, 매도 경험과 누수 그리고 다양한 세입자 대응 까지 참 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투자 생활의 포문을 열어준 물건이 바로 1호기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나는 그 당시 ‘최선의 투자’ 를 진행했을까?”
“같은 투자금으로 다른 지방 혹은 수도권 물건을 샀다면 어땠을까?”
“당시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가치들은 실제 결과로도 나타났을까?”
당시의 투자금 (상황),
비교했던 물건과 중요하게 봤던 요소 (가치평가),
실제 매수까지 이어진 판단 과정 (의사결정)
을 하나씩 되짚어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무엇을 잘했고 (Continue)
무엇을 놓쳤으며 (Stop)
다음 투자에 무엇을 보완할 점 (Start)
을 복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상황, 어떤 기준으로 투자 후보들을 추렸을까?
23년 말, 투자금은 약 5천만원이었고, 잔금을 직접 치루는 것까지 고려하여 매매가는 3.5억 이하가 적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국민 평형에 투자하고 싶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방까지 투자 범위를 넓혀서 보았습니다.
지금과 같이 전세가 귀한 시장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지방에서는 전세를 내놓는다고 해서 4개월 안에 세입자를 구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저에게는 투자금 뿐만 아니라 ‘잔금을 직접 칠 수 있는가’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기준을 정했습니다.
“전세가 바로 맞지 않더라도 내가 잔금을 치룰 수 있는 물건만 매수하자”
즉, 제게 투자 가능한 물건은
‘5천만원으로 갭을 맞출 수 있는 물건’ 이 아니라,
최악의 경우 ‘잔금을 감당할 수 있는 물건’이어야 하였습니다.
이 기준을 함께 고려하여 앞마당 13곳을 전수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비교했던 후보물건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울산 남구 신정동 구축A 20평대,
창원 성산구 상남동 구축B 20평대,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구축C 20평대,
인천 서구 당하동 구축D 20평대,
천안 백석동 구축E 30평대와 두정동 신축F 20평대,
그리고 아산 구축G 30평대
수중에 있는 투자금으로 무엇을 선택해야할까,
지금 돌아보면 저는 당시 “지방에서 어떤 단지에 수요가 오래 붙을까?” 를 중요하게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배운 기준대로 인구 → 환경, 상품성 → 학군 → 직장 → 공급 을 비교했습니다.
다만, 같은 요소들을 비교하고도 제 주관이 포함된 선택으로 최종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치판단1. 인구, 절대 인구 vs 공유하는 생활권 + 성장성
지방은 수도권처럼 서울, 경기도, 인천광역시 라는 거대한 수요가 촘촘히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도시 자체의 인구가 수요의 크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당시 인구는 대략
부산은 약 326만명,
인천 302만 명,
울산 110만 명,
창원 100만 명,
청주 85만 명,
천안 66만 명, 아산 35.5만 명
수준 이었습니다.

절대적인 수요만 본다면 천안아산은 광역시보다 작은 시장이었습니다.
배운 기준만 놓고 보면 부산, 인천, 울산, 창원, 청주, 천안, 아산 순의 인구 수요를 나타냅니다.
하지만 저는 천안아산에 투자하였습니다.
천안,아산은 산업 성장과 함께 인구가 증가하고 있었고,
두 도시를 합하면 100만 명이 넘는 하나의 생활, 직장권을 형성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다음과 같이 생각했습니다.
“사람이 줄어드는 100만 도시보다 사람이 늘어나는 100만 생활권이 더 낫지 않을까?”

천안과 아산이 연담화 된 생활권으로 일정 부분 수요를 공유한다고 판단했고, 여기에 성장 가능성에 대한 가산점을 더했습니다. 그래서 천안,아산 역시 울산이나 창원에 크게 뒤쳐지지 않는 수요를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가치판단2. 환경, 지방..입지 좋은 (?) 20평대 vs 상품성 좋은 30평대
지역만 고려하면 부산 해운대구, 울산 남구, 창원 성산구가 수요가 높은 지역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매수할 수 있는 단지의 생활권까지 내려가자 고민이 되기 시작합니다.
부산에서는 우동/좌동이 아닌 반여동 20평대 구축.
울산에서는 옥동 핵심 학군이 아닌 신정동 20평대 구축.
창원에서는 인프라는 좋지만 유흥 상권 함께 품고 있는 30년된 20평대 구축.
인천에서는 청라,검단의 신축 생활권이 아닌 구축 생활권 20평대 구축.
반면, 천안, 아산에서는 같은 투자금으로 비교적 선호하는 생활권 안에서
가족 수요를 품은 30평대를 매수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구축G 는 30평대 4천 세대 규모 대단지였습니다.
직장 접근성이 좋았고, 초˙중학교와 공원, 커뮤니티가 잘 갖추어져 가족이 거주하기에 필요한 기본적인 생활 여건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생활권 자체가 가장 좋지는 않더라도 3,4인 가족이 이곳에 거주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저는 지방에서 3~4인 가족 수요를 수용할 수 있는 30평대의 범용성과 대단지 규모, 상품성이 광역시의 비선호 생활권 20평대 구축보다 더 강한 수요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가치판단3. 학군, 지방 구축의 수요를 지탱하는 핵심 선호 요소
부산 사직동, 울산 옥동, 포항 지곡동과 같이 지방 구축임에도 꾸준히 선호받는 생활권을 보면 지역 내 우수한 학군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방이라고 해서 학군의 영향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쉽게 바뀌지 않는 교육환경은 구축의 수요를 오래 유지해주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다만 비교했던 후보 단지들 중에서는 학군 하나만으로 외부 수요을 끌어들일 정도로 압도적인 물건은 없었습니다.
울산은 남구 전체 교육 수준이 좋지만 구축A 는 신정동에 위치해 있으며 핵심 학군과는 거리가 있었고,
창원 구축B 역시 성산구의 좋은 교육환경은 누릴 수 있지만 반송,반림처럼 학군이 인정받는 핵심 생활권은 아니었습니다.
부산 구축C 역시 해운대구에 속해 있지만 학군 선호도가 높은 좌동 아닌 반여동에 위치해있습니다.
천안 구축E도 초˙중학교 접근성은 좋지만 불당 학군만큼 강한 수요를 끌어들이는 곳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투자한 구축G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산 전체의 학업성취도나 전통적인 학군의 힘이 울산 남구나 부산 해운대구 보다 높게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구축G에는 다른 후보 단지들과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 중학교 → 고등학교 (자사고, 외고) 로 이어지는 교육환경이 단지 가까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특히, 자사고의 경우 일반적인 주소지 배정 학군과 다르지만, 삼성 임직원 자녀가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이 있다는 점에서 인근 삼성 직장수요와 교육수요가 연결될 수 있었습니다.
즉, ‘학군 때문에 외부에서 반드시 들어오는 단지’ 는 아니었지만, 삼성에서 근무하는 가족에게는 직주근접과 자녀교육을 함께 고려할 수 있는 단지 의 메리트가 있었습니다.
가치판단4.직장, 지역이 좋은 직장을 갖고 있을까를 넘어, 해당 직장인들이 이 단지를 선택할까?
종사자 수를 보면
부산 해운대구 약 14.8만명,
울산 남구 18만명,
창원 성산구 15만명,
청주 흥덕구 14.3만명,
천안 서북구 17.7만명, 아산시 17.9만명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울산에는 SK에너지,롯데케미칼 등 정유, 석유화학 산업과 현대자동차, 중공업 계열의 고소득 일자리가 있고 창원 성산구에는 LG전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 등 좋은 제조업 직장이 말집해 있었습니다.
따라서, 직장의 절대적인 힘만 보면 오히려 울산과 창원이 더 좋습니다.
하지만 천안 아산도 결코 직장이 부족하진 않습니다.
천안에는 삼성SDI 를 비롯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들이 있었고,
아산에는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온양사업장,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코닝정밀소재 등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 보았습니다.
“좋은 직장이 있는 지역인가?” 가 아니라
“그 직장에 에 다니는 사람이 실제로 이 단지를 선택할 이유가 있는가?”
울산이나 창원의 후보 단지 역시 좋은 일자리가 있는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하지만 구축G는 삼성 관련 직장과 직주근접성이 훨씬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해당 단지는 그 직장의 수요를 직접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가치판단5. 공급,
3년 평균 입주물량을 적정수요와 비교했을 때
울산 0.82배,
창원 1.01배,
부산 1.07배,
청주 1.22배,
천안1.33배, 아산 2.35배 였습니다.
비교했던 지역 중 공급 부담이 가장 큰 곳에 투자를 하였습니다.
지방에서는 공급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는 내용을 배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시장을 이길 수 있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투자도 해본 적 없는 초보가 초심자의 행운을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3년만 버티면 공급은 다시 줄어드니까.”
“전세 만기를 공급이 적은 시기에 맞추면 역전세를 피할 수 있을꺼야.”
지금 돌아보면 공급을 몰랐다기보다,
가치 대비 가격 저평가 여부 와 제가 생각한 가치의 힘을 과신했던 것 같습니다.
의사결정, 지역의 수요 보다 단지의 수요를 가늠했다
당시 A-G 단지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역의 절대적인 수요와 배운 입지 가치의 기준에
나름의 주관적인 요소들을 가미하여 단지의 수요를 아래와 같이 판단했습니다.
첫째, 절대 인구는 광역시 보다 작지만 인구가 증가하고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가 성장하는 천안아산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둘째, 100만 이상 도시의 덜 선호되는 구축 20평대를 매수하는 것보단 중소도시 내 그나마 선호되는 구축 30평대를 매수하는 것이 수요를 끌어당기기 유리하다.
셋째, 학군 자체가 압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초,중,고 교육확경과 대기업 직주근접성이 연결되며 특정 가족 수요에게는 분명한 선택 이유가 존재한다.
반대로 공급과 절대적인 도시 수요의 크기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중치를 두었던 것 같습니다.
‘더 큰 수요를 품은 지역의 소형 구축’ 과 ‘공급 적은 지역’ 보다 ‘성장하는 지역의 직주근접 32평 대단지’ 를 선택 했습니다.
결과,
2년 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가격은 예시 입니다.
* 구축G 전세 3.6억은 재계약 시점 기준이며, 최근 주변 전세시세는 약 3.2억 수준까지 다시 내려와 있습니다.
창원 구축B 6,500만원, 울산 구축A 5,500만원 상승했습니다.
투자한 구축G는 3.4억에서 3.8억 으로 4천만원, 약 11.8% 상승했습니다.
결과만 보면 투자 물건이 가장 많이 오른 물건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봤던 가치 판단이 마냥 틀리진 않았습니다.
2.9억이었던 전세가격은 한때 3.6억까지 올라 매수가 3.4억을 넘어섰고,
결과적으로 투자금 전액을 회수할 수 있었습니다.
직주근접, 30평대 가족평형, 대단지 및 커뮤니티 등 상품성, 생활권 내 우수 교육환경 등이
실제 실거주 가치로 연결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분명히 놓친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답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중치를 두었다고 판단했던 인구와 공급 요소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복기1. 인구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이 집을 선택하는가’
첫 번째로 달라진 생각은 인구에 대한 관점입니다.
절대적인 인구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한 발자국 더 들어가 그 사람들이 선택할 ‘수요’에 대해서 생각하려 합니다.
가령, 부산에 326만명이 거주한다고 해서 그 수요가 모두 반여동 24평 구축으로 향하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아산은 비록 인구수는 35만에 불과하더라도 주변 생활 환경과 직장을 때문에 특정 단지를 선택하려는 명확한 수요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인구와 단지 수요의 관계를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인구는 수요라는 국을 담을 수 있는 큰 국 통입니다.
그리고 단지는 국(수요)을 떠 담아내는 그릇입니다.
국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작다면 아무리 큰 국 그릇으로 퍼 담아도 많이 담을 수 없습니다.
반대로 국이 많다고 하더라도 작은 국 그릇으로 담으면 국을 많이 담을 수 없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 수요가 큰 시장인가’ 와 ‘그 시장 안에서 많은 선택을 받을 수 있는 단지인가’ 를 함께 보는 것 입니다.
복기2. 공급, 가치가 가격으로 나타나는 시간
두 번째는 공급에 대한 생각입니다.
울산 구축A 는 지역 내 최고의 단지도 투자 후보들 중 최선의 단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부족한 시장에서
매매가격은 2.95억에서 3.5억,
전세가격은 2.4억에서 3억으로 상승했습니다.
반대로 제가 투자했던 물건은
좋은 직장과 구축A 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상품성을 갖고 있었음에도
한때 3.6억까지 올랐던 전세가격이 다시 3.2억 수준까지 내려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과정을 보면서 공급의 힘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수요의 질이나 실거주 가치만 본다면
제가 투자한 물건이 울산 구축A보다 떨어지는 물건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움직이는 속도와 투자의 안전성 측면은 달랐습니다.
공급은 단지의 본질적인 가치를 만들어주는 요소라기 보다,
그 가치가 가격으로 드러나는 ‘시간’을 결정하는 요소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급은 국을 끓이는 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공급이 적으면 국(수요)은 따듯하게 데워지고, 공급이 많으면 국은 차갑게 식게 됩니다.
즉, 공급이 적으면 평범한 물건도 빠르게 반응할 수 있고, 공급이 많으면 좋은 물건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특히, 지방 투자의 목적이 종잣돈을 늘려 다음 단계로 이동하는 것이라면, 이 ‘시간’ 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가치만 바라볼 것이 아닌 공급도 함께 바라봐야 합니다.
투자자에게 시간은 단순한 기다림이 아닙니다.
그동안 역전세를 버틸 수 있는지, 추가 자금을 넣어야 하는지,
내 돈이 묶여 있는 동안 다른 기회를 놓치지는 않는지까지 함께 따라옵니다.
지방에서는 가치와 공급을 따로 떼어놓고 볼 수 없다는 것을 몸소 배웠습니다.
복기3. 입지독점성과 대체 가능성
마지막으로 더 깊게 고민하게 된 부분은 ‘입지독점성과 대체 가능성’ 입니다.
구축G 인근의 좋은 직장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 직장에 출퇴근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아파트는 주변의 빈 땅에 계속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직주근접이라는 수요는 그대로 있겠지만
깔끔하고 쾌적한 대체제가 등장하고 출퇴근 시간까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면 기존 구축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약해질 수 있습니다.
반면 이미 사람들이 좋아하는 상권, 선호 학교, 직장 접근성을 두루 갖춘 완성된 생활권은 새로운 택지가 생긴다고 해서 쉽게 대체되지 않습니다. 서서히 시간에 걸쳐 교체가 됩니다.
결국 투자할 때는 매수하는 순간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 물건을 팔아야 하는 시점에도 지금의 선택 이유가 남아 있을까?
를 함께 생각해야 했습니다.
정확한 매도 시점을 맞히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매도해야 할 시점에도 다른 사람이 기꺼이 받아줄 물건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입지독점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 중소도시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지방 물건을 볼 때는 스스로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더 던지려고 합니다.
“몇 년 뒤에도 사람들이 굳이 이 집을 선택해야 할 이유가 남아 있을까?”
마무리, 그래서.. 내 첫 투자는 어땟을까?
솔직히 말하면 제 첫 투자는 최고의 투자도, 최선의 투자도 아니었습니다.
당시 제가 가진 조건 안에서 더 나은 선택지는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울산과 창원의 후보 중에는 제 물건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물건도 있었습니다.
공급에 대한 판단 역시 부족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투자를 실패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가치를 직접 비교했고,
그 가치에 비해 가격이 충분히 저렴하다고 판단했으며,
최악의 경우에도 잔금을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행동했습니다.
그 결과 2년 뒤 전세가격은 한때 제 매수가를 넘어섰고, 투자금도 전액 회수했습니다.
지금은 큰 나무는 아니지만, 제 투자생활에 작은 열매를 만들어주고 있는 한 그루의 나무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물건을 직접 사고, 보유하고, 시장을 지켜본 뒤 다시 복기했기 때문에
책이나 강의만으로는 얻기 어려웠던 몇 가지 기준을 얻었습니다.
지방에서는 선호도를 더 첨예하게 봐야 한다는 것.
가치가 좋아도 공급이 많으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것.
좋은 집인지뿐 아니라, 내가 팔 때에도 다른 사람이 받아줄 집인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
사람이 많은 지역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들이 ‘선택할 이유’가 있는 단지를 찾아야 한다는 것.
제 첫 투자가 크게 잘못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도
결국 기본적인 가치평가를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구를 봤고, 환경과 상품성을 봤고, 학군과 직장, 공급을 확인했습니다.
완벽하게 판단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가치에 비해 충분히 싼 가격에 사려고 했습니다.
그 기본 덕분에 큰 실수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제가 당시로 돌아간다면 같은 물건을 똑같이 선택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가치를 보는 것만큼 공급과 환금성, 그리고 대체 가능성에 더 큰 가중치를 둘 것 같습니다.
투자는 결국 정답을 맞히는 시험이 아니라,
내가 내린 선택을 시장에서 검증받고
그 결과를 다시 다음 판단에 반영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첫 투자를 했던 당시에는
‘내가 최선의 투자를 했는가’ 만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2년 뒤 복기해보니 생각이 전환됩니다.
“왜 이 물건을 선택했는가.”
그리고
“그 판단 중 무엇을 다음 투자에도 가져갈 것인가.”
완벽한 투자를 기다렸다면 저는 아마 이 경험들을 얻지 못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첫 투자는 제게 가장 많은 돈을 벌어준 투자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다음 투자를 조금 더 잘할 수 있게 만들어준 투자 였습니다.
어쩌면 복기의 목적은
과거의 나에게 틀렸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의 선택 덕분에 지금의 내가 무엇을 더 볼 수 있게 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첫 투자를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첫 투자를 하고도 최선이 아닌 단지를 매수했다고 걱정되시는 분들이 있다면,
제 글이 많은 위로와 격려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