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미국 연준이 또 한 번 시장을 긴장시켰습니다.
이번 FOMC는 금리를 동결했지만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점도표)를 3.8%로 올리며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 뒀습니다.

금리 인하 기대 속에 파월 의장 이후 새롭게 발탁된 워시 의장의 첫 FOMC에서 금리 인상으로 방향이 변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금리 인상이라는 단어를 보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까라는 막막함과 부동산 혹은 주식의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부터 하게 됩니다.
그렇다보니 내집마련을 하려고 마음먹은 분들도, 투자를 하려던 분들도 잠시 머뭇거리게 됩니다. "금리가 더 오르면 대출이자도 오를 텐데, 지금 사면 안되는 건가?"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게 있습니다. 막연하게 금리가 오르면 위험하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을 할 수 있는가 입니다.
그래야 막연하게 금리가 오른다고 해서 큰일이 나거나 위험하다고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무엇일지 생각해볼 수 있게 됩니다. 걱정과 공포 는 대부분 모르는 데서 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왜 환율이 오르는지, 그게 왜 내 대출이자로 이어지는지 하나하나 따져 보기 전까지는 이런 기사만 보면 막연히 불안했습니다.
만약 설명을 하기 어렵다면 금리가 오르면 정확히 무엇이, 어떤 순서로 움직이는지 이해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글이 도움이 되실거라 생각됩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전 세계 돈이 달러로 몰립니다. 이자를 더 주는 안전한 곳으로 돈이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달러를 가지려는 사람이 늘면 달러 가격이 오르고 자연스럽게 원/달러 환율이 올라갑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던데 그럼 달러도 싸지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이 드실 수도 있는데 채권과 달러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금리가 오르면서 가격이 떨어지는 건 이미 발행된 옛날 채권입니다.
시장 금리가 5%인데 내가 가진 채권은 1%만 이자를 준다면 아무도 사고 싶지 않겠죠? 그렇다면 이 채권을 팔기 위해서는 가격을 깎아야 합니다. 그래서 가격이 떨어지는 건 옛날에 발행된 채권이지 달러가 싸지는 것과는 상관이 없는 것이죠.
오히려 새로 나오는 높은 금리의 채권을 사려면 달러가 필요하고 전 세계 투자자가 그 채권을 사려고 자기 나라 돈을 팔고 달러를 사게 됩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달러의 가치는 더 올라갑니다.

기존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금융 시장에 영향을 주기 시작합니다. 먼저 기존에 발행된 채권 보유량이 높은 은행과 보험사, 연기금 등의 자산 가치가 줄어들게 됩니다.
실제로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2023년 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도 이런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금리가 낮을 때 사 둔 채권이 금리 인상으로 헐값이 되면서 손실을 버티지 못했던 것이죠.
다음으로 시장 금리가 상승하게 됩니다. 채권 가격과 시장 금리는 반대 관계인데, 기존에 발행된 100만원짜리 채권이 금리 상승으로 인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 수요가 줄어들고 이를 팔기 위해 가격을 낮춘 80만원에 팔기 시작합니다.
어쨌든 이자가 상대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지 만기에 100만원을 돌려받는 건 변하지 않습니다. 결국 이자는 줄었어도 80만원을 넣어 100만원을 받게 되니 수익률이 올라갑니다.
결국 채권 가격이 떨어질수록 새로 사는 사람의 수익률, 곧 시장 금리는 올라갑니다.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시해야 사람들이 은행에 돈을 맡기게 되기 때문이고 은행은 높은 금리로 이자를 지급하는 만큼 대출 금리를 높여 이에 대한 손해를 상쇄하게 됩니다. 결국,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에 따라 움직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돈이 이동합니다. 가만히 둬도 안정적인 채권이 높은 이자를 주니, 채권 대비 상대적으로 위험한 주식과 부동산에서 돈을 빼게 되면서 자산 시장에 대한 과열이 식게 되는 것이죠.
미국이 금리를 올리게 되면 한국은행은 딜레마에 빠집니다. 미국의 금리가 우리나라 금리보다 높으면 외국인들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환율이 뜁니다. 그렇다면 달러가 빠져나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금리를 올려야 합니다.
하지만 가계 빚과 자영업자 부담이 한계에 와 있어 금리를 올리면 내수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환율을 잡아야 하지만 내수가 어렵고, 내수를 살리자니 달러가 빠져나가는 이도저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우리 나라는 원유와 원자재를 거의 수입에 의존합니다. 환율이 높은 채로 최근 전쟁 등이 영향으로 이미 유가도 한번 오른 상황에서 단가는 더 비싸지고 전기요금부터 시작해 하나씩 가격이 오르기 시작합니다.
기업도 힘들어집니다. 시장 금리가 오르면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 금리도 같이 오릅니다. 돈 빌리는 비용이 늘고, 신용도가 낮은 곳부터 자금이 막히게 되는 것이죠.
이처럼 금리를 올렸을 때 리스크가 있지만 결국 한국은행도 금리를 올리는 결정을 할 수밖에 없고 최근 이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3월부터 목표 수준인 2.0%를 넘어 3월 2.2%에서 4월 2.6%, 5월에는 3.1%로 2024년 3월 이후 처음으로 3.0%를 넘었습니다. 이 외에도 안정되지 않고 있는 가계대출, 부동산시장, 1520~1530원대에 머물고 있는 높은 원·달러 환율 등의 이유입니다.

여기까지 보면 결론은 금리가 오르니 대출이자도 오르고 이로 인해 부동산 등의 자산에 영향을 줄 수 있구나라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그렇게 움직이는 것이 맞지만 아니러니하게도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2022년 하반기, 당시 대출금리가 7%선까지 올랐고,10%를 넘는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실제로 그 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여러 차례 더 올려 3.5%까지 올렸습니다.
그럼 대출금리는 어떻게 됐을까요? 오히려 2023년에 4%대로 떨어졌고, 2024년에는 3%대 중반까지 내려갔습니다. 기준금리는 올라가는데 대출금리는 내려가는 일반적인 상황과 반대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비밀은 기준 금리와 시장 금리에 대한 차이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이 정하는 기준금리는 하나로 고정된 숫자입니다. 하지만 대출의 기준이 되는 시장 금리는 채권 시장에서 매일 사고팔리며 움직입니다. 그리고 이 시장 금리를 움직이는 주인공은 한국은행이 아니라 투자자입니다.
투자자는 환율이 오르고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모습을 보면 이렇게 생각합니다. "곧 한국은행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겠다. 지금 들고 있는 채권은 헐값이 되겠네. 미리 팔자."
원화 가치가 떨어질 조짐이 보이면 외국인은 나중에 달러로 바꿀 때 손해를 보기 전에 한국 채권을 먼저 팔아버립니다. 너도나도 팔면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앞서 말한대로 시장 금리는 올라갑니다. 한국은행이 움직이기도 전에 시장 금리가 먼저 상승하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시장이 미래의 인상을 미리 당겨 반영해 두는 것을 선반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막상 한국은행이 진짜로 금리를 올리면 어떻게 될까요? 시장 금리는 이미 올라간 상황이기에 "이제 불확실성이 끝났다", "인상도 막바지구나" 하며 오히려 긴장을 풀게 되면서 채권을 다시 사게 되고 채권 가격이 상승하면서 오히려 시장 금리는 내려오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을 2022~23년에 보였던 것입니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5%입니다. 여덟 차례 연속 동결했고, 신임 총재 체제에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 둔 상태입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3년물 같은 시장 금리는 이미 3.7% 안팎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기준금리보다 1% 포인트 넘게 높습니다.

무슨 뜻일까요? 시장에는 이미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라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환율이 1,500원대에서 계속 머물고, 미국 금리가 우리보다 높은 상황 등에 여러가지가 영향을 준 결과입니다.
지금처럼 시장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높다는 건 선반영이 되어 있다는 뜻이고 그래서 금리가 올라가도 대출 이자는 크게 변화가 없고 오히려 시장 금리가 기준 금리 수준으로 내려온다면 기준금리는 올렸는데 대출이자는 줄어드는 역설적인 상황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변수가 남아 있습니다. 정부가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를 누르려고 추가로 대출 규제를 내놓는 경우입니다. 시장 금리가 내려가려 해도 은행의 가산금리가 높아지거나 대출 규제가 추가로 나온다면 대출 금리가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향후 나오게 되는 규제를 고려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부동산에 영향을 주는 주요 변수 중 하나는 대출 금리입니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이자가 오르면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금리가 오르니 집값은 떨어진다”는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것이죠.
하지만 앞서 정리한대로 시장 금리는 이미 기준금리보다 높은 상황입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려도 대출 금리가 당장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이죠. 그렇기에 금리 인상이 곧 대출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금리로 인한 하락 가능성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변수는 금리보다 정책이 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대출에 대한 규제 다른 하나는 세금입니다. 그리고 7월에 세제개편안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강도에 따라 시장 참여자의 심리에 영향을 주면서 상승하는 현재의 가격 흐름을 바꿀 수 있습니다.

주식도 금리의 영향을 받습니다. 금리가 높으면 미래에 이익이 낮아지고, 안전한 예금과 채권으로 돈이 옮겨 가면서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돈이 빠지기 때문입니다. 부동산과 다를 뿐 금리에서 자유롭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주식 역시도 금리 하나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실적도 같이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적이 받쳐 주는 기업은 금리 인상에도 버틸 수 있지만 실적 없이 기대만으로 오른 기업은 금리가 높아지면서 흔들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리가 오르니 주식은 끝났다"도, "실적은 몰라도 분위기 좋으니 오르겠지"도 둘 다 위험합니다.
또한 매수시 두가지를 조심하는 건 필요합니다. 하나, "많이 올라서 비싸다"는 단순한 생각입니다. 많이 오른 데 그만한 실적이 받쳐주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런 경우 내게는 비싸 보여도 더 상승할 수 있습니다. 둘, 기업을 잘 모르면서 "오를 것 같아서" 사는 일입니다. 무엇을 사는지도 모른 채 분위기에 올라타면 작은 하락에도 흔들리고 수익은 커녕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금리는 자산 시장의 수많은 변수 중 하나일 뿐입니다. 금리에 대한 뉴스 기사에 내집마련과 투자를 멈추는 건, 운전대를 잡고 백미러만 보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알아두면 좋은 변수이지만 개념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조금 더 깊게 들어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남들이 걱정과 공포에 멈춰 있을 때 한 박자 빠르게 움직이고 더 좋은 결과를 만드실 수 있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