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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느리게 뛰었더니 한강까지 갔다

8시간 전

새벽에 눈을 뜨면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있다.

어제 하루 종일 바쁘게 살았는데 뭘 해냈는지는 모르겠는 날.

소파에 앉으면 그대로 다시 눈을 감고 싶어진다.

 

나는 요즘 새벽마다 뛴다.

집에서 출발해서 한강까지.

거기서 강을 한 번 보고 다시 돌아온다.

대단한 운동은 아니다. 그냥 뛰는 거다.

 

 

처음엔 욕심을 냈다.

앞에서 뛰는 사람이 보이면 따라잡고 싶었다.

속도를 올렸다.

그러면 어김없이 반환점도 못 가서 걸었다.

숨은 차고 다리는 무겁고 기분은 더 나빠졌다.

빨리 뛰었는데 멀리 못 갔다.

 

어느 날부터 남을 안 보기 시작했다.

내 숨소리만 들었다.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 답답할 만큼 느린 속도.

그런데 이상하지.

그 속도로 뛰니까 한강까지 갔다가 집까지 돌아와졌다.

느리게 뛰었는데 멀리 갔다.

 

투자도 똑같더라.

옆 사람이 먼저 사면 따라잡고 싶어진다.

시장이 빨라지면 내 마음도 빨라진다.

그런데 10년을 해보니 알겠다.

시장이 급할수록 내 기준은 천천히 가야 한다는 걸.

남의 속도는 내 페이스가 아니다.

내 숨소리에 맞는 투자만이 반환점을 지나 끝까지 간다.

 

사람들이 나한테 한가해 보인다고 한다.

맞다. 나는 오늘도 한가하게 뛴다.

성내천을 지나 한강을 보고 다시 집으로.

 

빨리 뛰는 사람은 많다.

근데 결국 도착하는 건 자기 페이스로 뛰는 사람이다.

당신도 당신의 속도로 가면 된다.

내일 새벽, 느리게 한 바퀴 어때.

 


댓글

황금알거위
8시간 전N

넘 공감이 갑니다. 와닿습니다. 저 또한 돌아보게 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경제자유뷘
8시간 전N

자기페이스로 뛰는 사람, 그 꾸준함을 본받습니다. 오늘도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애몽이
8시간 전N

오늘도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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