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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저당 거래가 보여준 신뢰의 문제 [드림텔러]

26.07.22 (수정됨)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분당 자택 매매에 등장한 근저당권 설정을 두고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그런데도 이 거래는 계속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이 대통령 부부가 공동 보유한 분당 양지마을 금호1단지 아파트는 

지난 14일 29억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되고 16일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완료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매도인인 이 대통령 부부는 매수인을 상대로 채권최고액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통상 채권최고액이 실제 차입금의 110~120% 수준에서 정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자금 규모는 14억~16억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매수인이 조합원 지위를 승계하기 위해 이달 말 예정된 

재건축 사업시행자 지정고시 전에 거래를 마쳐야 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거래 방식을 '셀러 파이낸싱(매도인 금융)'으로 부릅니다. 

 

매수인이 잔금을 모두 마련하지 못했을 때, 

매도인이 일정 기간 자금을 빌려주고 매수인이 이후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방식입니다.

 

부동산 전문 변호사들에 따르면 

다주택자 규제를 피하거나 재개발·재건축 조합원 지위를 승계해야 하는 경우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주 활용됩니다.

 

잠실·반포 등 강남권 공인중개사들도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도 종종 있었던 거래 방식"이라고 전했습니다.

 

 

 

비판이 제기되는 지점

 

그럼에도 논란이 이어지는 이유로는 대체로 세 가지가 꼽힙니다.

 

첫째, 타이밍입니다. 

재건축 사업시행자 지정고시라는 명확한 기한에 맞춰 서둘러 거래가 완료됐다는 점에서, 

매수인이 애초부터 근저당 설정을 전제로 계약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사실상 대출 규제 우회를 노린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흔히 말하는 편법 거래인 셈"이라고 짚었습니다.

 

둘째, 정책과의 대비입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SNS에서 "양도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줬는데도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그들에게만 대출 연장 혜택을 추가로 주는 것이 공정한가"라고 언급했고, 

이후 실제로 다주택자 담보대출 만기연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조치가 시행됐습니다. 

 

정작 이 조치로 대출길이 막힌 시장에서, 

대통령 본인의 거래는 금융권 대출이 아닌 다른 경로로 이뤄졌다는 점이 대비를 이룹니다.

 

셋째, 접근성의 격차입니다. 

셀러 파이낸싱은 매도인이 거액을 즉시 융통해줄 여력이 있어야 성립하는 거래입니다. 

 

규제로 대출이 막힌 실수요자 다수는 애초에 이런 대안 자체를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강력한 대출 규제가 만든 비정상적인 거래 구조로, 법을 어긴 건 아니지만 편법을 썼다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론도 함께 있습니다

 

분당구청은 근저당권 설정 자체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고, 

자금조달계획서와 증빙서류가 적절히 제출됐다면 토지거래허가·거래신고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매매가(29억원) 자체도 시세보다 낮은 수준으로 알려져, 

청와대는 "1주택자로서 매각 의무는 없으나 부동산 정상화 정책의 실현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이 방식이 고가 아파트뿐 아니라 저가 빌라 거래에서도 흔히 쓰이며, 

특히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에서는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기한이 정해져 있어 

매도인이 이주비 대출 실행 전까지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사례가 자주 있다고 설명합니다. 

 

매도인 입장에서도 매수인이 잔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근저당권을 실행해 경매로 채권을 회수해야 하는 부담을 지는 만큼, "매도인에게 오히려 위험 부담이 더 큰 거래"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왜 '합법'과 '신뢰'는 다른 차원의 문제일까

 

이 논란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법적 적법성과 대중의 신뢰는 서로 다른 기준으로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거래가 완전히 합법이더라도, 

그 거래를 한 사람이 관련 규제를 직접 만들거나 그 규제를 강하게 옹호해온 당사자라면, 

같은 행위라도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이는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공직자의 사적 거래가 공직자 본인이 관여한 정책과 겹칠 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신뢰의 문제입니다. 

 

"법을 어기지 않았다"는 사실과 "이중잣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별개의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로서 알아둘 점

 

이번 논란과 별개로, 셀러 파이낸싱 자체는 실수요자들도 알아둘 만한 합법적 거래 방식입니다. 

 

다만 활용하신다면 다음을 유의하시길 권합니다.

 

첫째, 이자율과 상환 조건을 반드시 명확히 정하세요. 

세법상 당좌대출이자율(연 4.6%)이나 민법상 법정이율(연 5%)을 참고해 약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조건이 불명확하면 무이자 대여나 잔금 이행 의사 부재로 간주돼 편법 논란이나 세무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둘째, 매도인이라면 리스크도 함께 고려하세요. 

매수인이 끝내 잔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근저당권을 실행해 경매까지 가야 할 수 있고, 

여기 드는 시간과 비용을 감안하면 실익이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셋째, 금융권 대출 규제가 강해질수록 이런 사적 자금 조달의 활용도 함께 늘어난다는 걸 시장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대출 규제가 강화될 때마다 서울 근저당권자 수가 단기간에 30~60%씩 급증하는 패턴이 등기 데이터에서 확인됩니다.

 

넷째, 다만 원칙적으로는 신중하게, 되도록 쓰지 않는 방향을 권합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대출 규제가 존재하는 이유(가계부채 관리, 시장 과열 방지) 자체를 개인이 우회하는 셈이 됩니다.

 

투자에서 가장 기본이자 마지막 원칙은 결국 '절대 잃지 않는 것'입니다. 

 

가치 있는 자산을 저렴하게 매수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더라도, 

감당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는 투자나 위험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대출을 활용한다면 결국 원금을 잃을 가능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규제를 피해 가는 요령보다, 규제 안에서 감당 가능한 원칙을 지키는 것이 결국 자산을 지키는 더 확실한 길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블랙달리
26.07.22 14:00

정리 감사합니다!!!

요쿨
26.07.22 14:12

감사합니다!

호야혜
26.07.22 21:59

깔끔한 정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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