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이라면 월급에서 국민연금 빠져나가는 거 보면서 한 번쯤 이런 생각 해보셨을 겁니다.
"이거 나중에 제대로 받긴 받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어쩌겠어, 받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지"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실제 수급 통계를 보면 이 불안이 단순한 걱정이 아닙니다. 지금 국민연금 받는 사람 3명 중 1명은 월 40만원도 안 됩니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어디서 채워야 할까요. 계좌가 두 개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계좌, 그냥 만들어두기만 하면 오히려 손해입니다.
앞으로 몇 편에 걸쳐 이 계좌들을 하나씩 뜯어볼 텐데, 그 전에 오늘은 전체 그림부터 잡아보겠습니다.
우리나라 노후소득 보장체계는 "3층 연금체계"라는 용어로 정리돼 있습니다.
국가가 관리하는 1층 위에, 회사와 개인이 자발적으로 채우는 2층·3층을 쌓아 올리는 구조입니다.

1층 – 국민연금 (공적연금)
소득이 있으면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기본 층입니다. 국가가 관리하고, 나중에 받을 때 건강보험료가 부과됩니다.
2층 – 퇴직연금 (IRP)
회사에 다니면 쌓이는 퇴직금을 담아두는 계좌입니다. 그런데 IRP는 역할이 하나 더 있습니다. 퇴직금 말고도, 내가 세액공제를 받으려고 개인적으로 돈을 추가 납입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자료에 따라 IRP를 2층(퇴직연금)으로 분류하기도 하고, 3층(개인연금)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틀린 게 아니라, IRP 자체가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하기 때문에 생기는 차이입니다. 이 글에서는 "퇴직금이 기본적으로 들어오는 통로"라는 의미에서 2층으로 분류하겠습니다. 두 재원이 세금 계산에서 어떻게 다르게 취급되는지는 IRP를 다루는 편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3층 – 개인연금
본인이 자발적으로 가입해서 채우는 층입니다. 세액공제 혜택이 있어서 많은 분들이 절세 목적으로 시작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두 계좌"가 바로 이 2층(IRP)과 3층(개인연금)입니다. 국민연금(1층)은 국가가 알아서 관리하지만, 이 두 계좌는 내가 직접 채우고 굴려야 하는 몫입니다.
국민연금 얘기가 나오면 흔히 "평균 68만원"이라는 숫자를 듣게 되는데, 이 평균 안에는 실제로 굉장히 큰 편차가 숨어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이 발표한 2026년 3월 공시 통계를 보면, 노령연금 수급자를 월 수급금액 구간별로 나눴을 때 이렇게 분포합니다.
월 수급금액 구간 | 노령연금 수급자 수 | 비중 |
|---|---|---|
20만원 미만 | 505,245명 | 7.8% |
20만원 ~ 40만원 | 2,202,670명 | 33.8% |
40만원 ~ 60만원 | 1,376,798명 | 21.1% |
60만원 ~ 80만원 | 824,300명 | 12.6% |
80만원 ~ 100만원 | 492,349명 | 7.6% |
100만원 ~ 130만원 | 458,940명 | 7.0% |
130만원 ~ 160만원 | 285,836명 | 4.4% |
160만원 ~ 200만원 | 246,723명 | 3.8% |
200만원 이상 | 122,992명 | 1.9% |
전체 | 6,515,853명 | 100% |
(출처: 국민연금공단, 2026년 3월 공시 통계 — "연금수급자 수: 연금급여 종류별·성별/월 수급금액별")
전체의 3분의 1(33.8%)이 월 20만~40만원 구간에 몰려 있고, 노령연금 수급자의 82.9%가 월 100만원도 못 받습니다. 200만원 이상 받는 사람은 전체의 1.9%에 불과합니다. 20년 이상 꾸준히 납부해도 평균 117만원인 걸 감안하면, 국민연금 하나만으로 노후 생활비를 감당하기는 애초에 쉽지 않은 구조라는 뜻입니다.
이 표를 처음 봤을 때 저도 꽤 충격이었습니다.
80% 이상이 월 100만원도 못 받는다는 것이 남 얘기처럼 안 느껴졌거든요.
그리고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을 처음 조회했을 때
제 숫자가 어느 구간에 있는지 확인하고 나서야
"아, 나도 2층·3층을 진짜로 채워야 하는 사람이구나"가 현실로 와 닿았습니다.
여기서 한 번만 멈춰보시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표에서 내가 어느 구간에 속할지 가늠해보셨나요?
20년 넘게 꼬박꼬박 냈는데 월 100만원도 안된다는 게, 남의 얘기가 아닐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있으니깐 그래도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처음 예상 수령액을 조회하고 나서야 "이걸로 어떻게 살지?' 라는 현실적인 고민으로 바뀝니다.
국민연금 하나로 노후 생활비를 다 감당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40만원대든 100만원대든, 부족한 만큼은 2층(퇴직연금)과 3층(개인연금저축)으로 보완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두 층은 국민연금과 성격이 다릅니다.
국민연금은 국가가 대신 운용해서 정해진 금액을 주지만
IRP와 연금저축은 내가 직접 상품을 고르고 운용하는 계좌입니다.
얼마나 넣느냐뿐 아니라 어떻게 굴리느냐에 따라 수익률 자체가 달라지고
여기에 언제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세금 부담도 달라집니다.
"다들 하니까" 개인연금에 그냥 돈을 넣고 방치하면
운용도 세금도 최선이 아닌 상태로 노후를 맞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개인연금 관련으로 공부하고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는 게 필요합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지금 이 3층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고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노후그림이 꽤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직장 10년 차, 현재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이 월 55만원으로 조회되는 분이 있다고 가정해볼게요.
이 분이 지금부터 IRP와 연금저축에 매달 50만원씩만 20년간 꾸준히 넣고
연 8% 수준으로 운용한다면 20년 뒤 원리금은 약 2억 8천만~2억 9천만원 수준이 됩니다.
(수익률은 시장 상황 및 개인 투자 역량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후 20~25년에 걸쳐 나눠 받으면 월 95만~120만원 정도이고
국민연금과 합치면 월 150만원대 연금 흐름을 만드는 게 현실적인 숫자로 가능해집니다.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 없습니다.
지금 내 예상 수령액이 얼마인지
내가 어느 층을 빠뜨리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20년 뒤 월 100만원 안팎의 차이를 만드는 시작점입니다.
이 두 계좌, "만들어두기만 하면 오히려 손해"라고 앞서 말씀드린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두 계좌는 세액공제 한도, 인출 조건, 세금 매기는 방식이 다릅니다.
이걸 모른 채로 그냥 넣기만 한다면 계좌활용을 100% 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다음 편부터 각 계좌의 특징과 기능을 하나씩 뜯어보겠습니다.
본격적으로 계좌를 하나씩 뜯어보기 전에, 딱 3단계만 먼저 확인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1단계. 국민연금공단 예상연금 간단계산에서 내 예상 수령액이 얼마인지 조회해보기
2단계. 내가 DB형·DC형·퇴직금제도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확인하기 (DC형이라면 이미 본인 명의 DC 계좌를 갖고 있는 것이고, DB형·퇴직금제도라면 재직 중엔 본인 명의 계좌가 따로 없다는 뜻입니다)
3단계. 내가 갖고 있는 개인연금용 계좌가 무엇이고, 몇 개인지, 세액공제는 매년 챙기고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이 3단계만 확인해도, 지금 내 노후소득이 3층 중 어디에 치우쳐 있는지 대략 감이 잡히실 겁니다.
다음 편부터는 계좌를 하나씩 뜯어보겠습니다. 먼저 3층인 개인연금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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