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룰루랄라7입니다 :)
저는 무언가를 시작하면
웬만하면 끝까지 해보려고 하는 편입니다.
("독하다 독해" 이야기를 듣는 스타일입니다)
잘 안되면 방법을 하나 더 찾아보고,
부족한 것 같으면 조금 더 노력합니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는
“포기하지 말자.”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
라는 말을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반대의 연습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로 ‘잘 내려놓는 연습’입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붙잡고 살아갑니다

꼭 거창한 목표가 아니어도
하루를 돌아보면 참 많은 것을 붙잡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아이들에게
“빨리 양치해.”
“옷 입어야지.”
“이제 진짜 나가야 해!”
몇 번씩 이야기하다 보면
결국 목소리가 커집니다.
분명 아침에는
‘오늘은 아이들에게 화내지 말아야지’ 했는데 말입니다.ㅎㅎ
회사에서도 비슷합니다.
오늘까지 이것도 끝내고 싶고,
저것도 놓치고 싶지 않고,
맡은 일은 잘하고 싶습니다.
퇴근하면 엄마로서 해야 할 일이 기다리고 있고
아이들을 재우고 나면
그제야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 이것도 해야 하는데.’
‘저것까지 했으면 좋겠는데.’
하루에 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는 정해져 있는데
마음속에서는 자꾸 모든 것을 잘하고 싶습니다.
인간관계에서도 그렇습니다.
내 마음을 상대가 알아줬으면 좋겠고,
내가 진심을 다하면 상대도 그만큼 해주었으면 좋겠고,
어긋난 관계가 있으면 어떻게든 다시 잘 만들어놓고 싶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것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내가 노력한다고 해서
결과까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기

아이에게 좋은 말을 해줄 수는 있지만
아이가 언제나 내 말을 잘 듣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회사에서 최선을 다할 수는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관계를 위해 진심을 전할 수는 있지만
상대방의 마음까지 바꿀 수는 없습니다.
투자에서도 내가 공부하고 행동할 수는 있지만
시장의 움직임까지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종종
제가 할 수 없는 영역까지 붙잡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내가 뭘 더 해야 하지?’
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충분히 했다면
그다음에는 행동을 추가하는 것보다
한 발 물러나는 것이 필요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행동편 :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일단 물러나기

아이에게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도 듣지 않는다면
열 번째 같은 말을 반복하기 전에 잠깐 멈춰봅니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도
오늘 할 수 있는 만큼 했다면 노트북을 덮어봅니다.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충분히 이야기했다면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반응을 보여줄 때까지 설명하려 하지 않습니다.
사고 싶은 물건이 생각했던 가격까지 협상되지 않는다면
무리해서 붙잡기보다 다른 물건을 다시 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했다면 일단 물러나기.
물러나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거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어편 : 내가 나에게 하는 말을 바꿔보기

행동보다 먼저 바꿀 수 있는 것은
어쩌면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이것까지 꼭 해야 해.”
→ “오늘 할 수 있는 만큼 했으면 됐어.”
“아이에게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지?”
→ “아이도 자기 속도가 있지.”
“내 마음을 왜 몰라주지?”
→ “내 마음은 충분히 전했으니 이제 상대의 몫이야.”
“이번에는 꼭 되어야 하는데.”
→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찾으면 되지.”
상황은 그대로인데
말을 바꾸면 신기하게도 마음에 조금 여백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 여백이 생기면
조금 전까지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입니다.
씨앗을 심어놓고 매일 꺼내보지 않기

씨앗을 심었다고 생각해봅니다.
물을 주고 햇빛을 보여준 뒤에는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시간이 있습니다.
잘 자라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매일 흙을 파헤쳐볼 수는 없습니다.
우리 삶에도 그런 일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매일 해주는 말도,
회사에서 묵묵히 해온 일도,
사람에게 건넨 진심도,
꾸준히 해온 공부도
당장 결과가 보이지 않을 뿐
어딘가에서는 조금씩 자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조급한 마음에 자꾸 씨앗을 꺼내보면서
‘왜 아직이지?’
‘왜 달라지지 않지?’
확인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더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는 순간
저는 그동안 잘하기 위해서는
계속 무언가를 더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금 더 노력하고,
조금 더 공부하고,
조금 더 좋은 엄마가 되고,
조금 더 좋은 동료가 되고.
그런데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계속 무언가를 더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미 충분히 한 것을 인정하는 것.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은 내려놓는 것.
그리고 기다려야 하는 것은
조금 기다려주는 것.
우리는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내려놓기 어려운 이유는
이것을 놓치면 큰일 날 것 같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한 발 물러나 보면
생각보다 저는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웃어주는 가족이 있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동료가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내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수없이 넘어져도 다시 해왔던
나 자신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이렇게 연습해보려고 합니다.
행동편.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충분히 했다면 일단 물러나기.
언어편.
“꼭 이렇게 되어야 해” 대신
“안 되면 다른 방법도 있지.”라고 말해보기.
최선을 다하되 결과까지 붙잡지는 않는 것.
열심히 살아가되
모든 것을 잘하려고 애쓰지는 않는 것.
그리고 가끔은 멈춰 서서
내가 이미 가진 것을 바라보는 것.
내려놓는다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에 다른 것이 들어올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무언가를 꽉 붙잡고 있다면
한 번쯤 손에 힘을 살짝 풀어보면 어떨까요?
생각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지도,
오히려 그제야…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일지도 모르니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