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의 월세화, 왜 일어나고 투자자는 뭘 봐야 할까
1.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2026년 1~9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172,227건 중 월세가 87,870건(51%), 전세가 84,357건(49%).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월세가 전세를 넘어섰다.
여기서 중요한 건 비중이 아니라 건수다. 월세 거래도 전년 대비 약 2,400건 줄었다. 그런데 전세는 약 3만 건이 줄었다. 사람들은 여전히 전세를 더 선호하는데도 이렇게 됐다는 건, 월세가 좋아서 간 게 아니라 전세 물건이 사라져서 등 떠밀려 갔다는 뜻이다.
전국 기준으로는 월세 비중이 2022년 45.6%에서 2026년 1월 66.8%까지 올랐다. 아파트는 절반, 비아파트는 70~80%가 월세다.
2. 왜 이렇게 됐나 — 전세 공급의 세 축이 전부 꺼졌다
전세 매물은 세 군데서 나온다. 새로 입주하는 집, 투자자가 사서 전세 놓는 집, 임대사업자가 내놓는 집. 지금 셋 다 막혔다.
① 신규 입주 절벽
서울 입주 물량은 2025년 약 3.2만 호 → 2026년 약 1.6만 호(반토막) → 2027년 1.1~1.2만 호 → 2028~2030년 연 1만 호 수준으로 전망. 수도권 전체로도 2024년 17.2만 가구에서 2026년 10.6만 가구로 38% 감소. 2026년 1월 서울 착공은 741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92.6% 급감.
② 토지거래허가제
서울에서 집을 사면 실거주 의무가 붙는다. "사서 전세 놓는" 경로가 제도적으로 차단됐다. 갭투자 규제와 대출 규제가 겹치면서 투자자발 전세 공급이 사라졌다.
③ 임대사업자 유인 소멸
등록임대 혜택이 사라져 임대사업자들이 사업을 접고 있다. 게다가 2026년 서울에서 의무기간이 끝나는 등록임대 아파트만 2.3만 호. 이 집들은 그동안 5% 증액 제한으로 가격 안전판 역할을 했는데, 말소되면 보증금 시세 인상·매도·월세 전환 중 하나로 간다.
여기에 세입자 측 요인이 더해진다. 시장이 불안하니 갱신해서 눌러앉는 비중이 29.8% → 37.9%로 뛰어 유통 매물은 더 줄었고, 전세사기 이후 빌라·오피스텔은 세입자가 먼저 전세를 기피한다.
3. 금리는 월세를 올린다
흔히 "금리 오르면 집값 내린다"만 생각하는데, 임대차 시장에서는 반대 작용이 있다.
전세가 3억에서 5억으로 오른 세입자가 2억을 전세대출 받으면 5% 금리 기준 월 80만 원대 이자. 그런데 같은 집을 보증금 3억에 월세로 알아보면 60만 원. 합리적인 세입자는 월세를 고른다. 즉 금리가 오를수록 전세 수요가 월세로 이탈하고, 그만큼 월세 수요가 늘어 월세가 오른다.
집주인 쪽도 마찬가지다. 보증금을 받아 예금하면 3%대인데 월세로 돌리면 전환율 5~6%. 금리와 전환율 격차가 벌어질수록 월세를 선호한다.
그래서 이 문제는 금리로 풀리지 않는다. 공급으로만 풀리는데, 공급은 2030년까지 늘기 어렵다.
4. 이건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전세는 세 가지 전제 위에서 굴러가는 제도였다. 집값이 오른다는 믿음(보증금 반환 가능), 세입자의 신뢰(보증금을 떼이지 않는다), 집주인의 선호(월세보다 전세가 낫다). 지금 셋 다 흔들린다. 공급 절벽은 촉매일 뿐 근본 원인이 아니다. 입주가 늘어도 전세 비중이 예전으로 돌아가긴 어렵고, 선진국처럼 월세 중심 시장으로 수렴하는 과도기라고 본다.
과도기의 특징은 가격 기준이 섞여 있다는 것.
5. 투자자가 챙겨갈 것
공급 지도를 권역별로 들고 다니기
전세 수요는 직장·학군 때문에 이동이 제한적이라 "서울 전체"가 아니라 해당 권역의 입주가 가격을 결정한다. 임장 지역의 2027~2029년 입주 예정 단지와 세대수를 기록해둔다.
6. 결론
- 실수요자: 금리 때문에 안 사면 끝이 아니다. 안 사면 전월세 시장에 그대로 노출되고, 그 시장은 금리가 오를수록 더 비싸진다. 주담대 이자·전세대출 이자·월세 세 가지를 같은 집 기준으로 숫자로 비교하고 결정한다.
- 투자자: 전세가를 보면서 월세 수익률과 금리를 환산하여, 전세가 월세로 이동하는지 잘 살펴봐야한다.
- 전세가격 변화 추이를 잘 살펴봐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