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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층·탑층, 무조건 피해야 할까요? 급지와 환금성으로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5시간 전

저층과 탑층은 사지 말라고 배웠는데 막상 집을 알아보면 좋은 단지의 로열층은 예산을 넘고 예산에 맞는 로열층은 한두 단계 낮은 동네에서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칙을 지키자니 급지가 내려가고, 급지를 지키자니 원칙을 어기는 것 같아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저층, 탑층은 정말 어디서나 피해야 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더 낮은 급지로 내려가는 것 말고는 선택지가 없을 때라면 상급지 핵심 단지의 저층 탑층 투자가 오히려 나은 선택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급지가 낮거나 경기 외곽이라면 같은 선택을 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보고 그 경계를 가르는 기준은 결국 환금성입니다. 

 

 

 

싸게 사는 것보다 제값에 파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좋은 자산을 고를 때 저평가, 환금성, 수익성, 원금보존 네 가지를 함께 본다는 원칙이 있습니다.

 

저층·탑층 문제는 이 중에서도 환금성과 원금보존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싸게 산 것은 저평가처럼 보이지만, 팔고 싶을 때 팔 수 없다면 그 할인은 언제든 손실로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승장에서는 좋은 동과 층이 먼저 팔리고, 저층과 탑층은 뒤늦게 따라 거래됩니다. 

 

그런데 시장이 꺾이면 가장 먼저 거래가 끊기는 곳 역시 저층과 탑층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락기에는 대기 수요가 얇은 층부터 출구가 좁아지게 됩니다.

 

전세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자 목적이라면 매도보다 먼저 전세 세입자를 맞춰야 하는데, 세입자 역시 같은 값이면 로열층을 먼저 찾기 때문에 저층·탑층은 전세를 맞추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층 탑층 투자를 고민할 때 던져야 할 질문은 '얼마나 싸게 사는가'가 아니라 '시장이 나쁠 때도 이 층을 사 줄 사람이 남아 있는가'입니다. 

 

대기 수요가 두꺼운 상급지 핵심 단지라면 저층도 결국 주인을 찾지만, 수요가 얇은 곳에서는 그 기다림이 원금을 갉아먹을 수 있습니다.

 

저층·탑층, 사도 되는 곳 vs 피할 곳상급지 핵심 단지중급지하급지·외곽
수요 두께두꺼움 (갈아타기·대기 수요 많음)단지별 편차 큼얇음 (실수요 중심)
매도·전세 시 대기 수요하락기에도 저층 매수자가 붙는 편대단지·역세권이면 유지하락기엔 급매 아니면 어려움
판단예산이 막힐 때 검토 가능단지 vs 단지 비교 후 선별로열층 우선, 저층·탑층은 지양

 

 

 

저층·탑층을 고르기 전에 거쳐야 할 세 개의 문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상급지라는 이유만으로 저층·탑층을 바로 고를 수는 없습니다. 

 

아쉬운 층을 선택하기 전에 아래 세 가지 질문을 순서대로 통과하는지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첫째, 단지 자체가 충분히 좋은가. 

서울 평균 이상의 입지, 대체하기 어려운 학군·교통·생활 인프라를 갖춘 단지라면 저층도 후보에 올려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단지가 확실하지 않다면 층을 양보할 근거도 약해집니다.

 

둘째, 입지가 아쉽다면 동과 층을 먼저 챙겼는가. 

단지의 힘이 약할수록 비싸더라도 선호도가 높은 동, 층, 타입을 먼저 비교해야 합니다. 입지와 층을 동시에 양보하는 것은 환금성을 두 번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셋째, 아쉬운 선택이라면 그것을 받쳐줄 장점과 매도 계획이 있는가. 

저층이나 탑층을 고른다면 역세권, 학교 근접, 대단지 같은 장점이 최소 하나는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팔 때는 수리 상태를 갖추고, 가격을 조금 더 양보하고, 집을 더 많이 보여줘야 할 수 있다는 점까지 미리 각오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에 300세대 미만 소단지나 나홀로 아파트라면 층과 상관없이 수요 자체가 얇을 수 있어, 저층·탑층까지 겹치는 선택은 더욱 신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기준선은 책이 아니라 내 앞마당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느 급지까지 저층·탑층을 사도 될까요.

 

모든 지역에 똑같이 그을 수 있는 선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내가 잘 아는 앞마당에서 두 단지를 나란히 꺼내 저층 탑층 투자의 득실을 비교해보면 답이 훨씬 선명해집니다.

 

예를 들어 같은 예산으로 하급지 A단지 로열층과 상급지 B단지 저층을 놓고 보는 것입니다. 

 

가격은 비슷해도 하락기에 먼저 팔리고 회복기에 먼저 전고점을 넘는 쪽은 다를 수 있습니다. 

 

아래 항목을 두 단지에 똑같이 대입해보시길 바랍니다.

 

 

앞마당 단지 vs 단지, 확인할 것

 

✓ 같은 단지 최근 1년 저층·탑층 거래 빈도 → 저층도 꾸준히 거래된다면 팔 때 사 줄 사람이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 로열층 대비 할인폭 → 할인 금액이 작다면 비선호층 리스크를 감수할 이유도 그만큼 작아지기 때문입니다

 

✓ 하락기 저층 거래가 흐름 → 2022~2023년 하락장에서 저층이 얼마나 더 깎였는지, 거래가 끊겼는지가 그 단지 저층의 원금보존력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B단지 저층이 A단지 로열층보다 거래가 꾸준하고 하락기에도 덜 흔들렸다면, 층을 양보하고 급지를 지키는 쪽이 더 좋은 자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B단지 저층이 하락기마다 급매로만 거래됐다면, 아직 저층까지 받아줄 만큼 수요가 두껍지 않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응용과 타협은 다릅니다

 

여기서 한 가지 경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좋은 매물을 다른 사람들이 먼저 가져가고 남은 물건만 보다 보면, 어느새 '좋은 것'이 아니라 '덜 나쁜 것'을 고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옆 동 탑층이 팔렸다는 소식 하나로 환금성이 충분하다고 믿고 싶어지는 것도 이런 순간입니다. 

 

하지만 상승장에서 한 건 팔린 것과 하락장에서도 꾸준히 팔리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앞의 세 가지 질문과 앞마당 비교를 통과한 저층이라면 그것은 응용이지만 조급함에 밀려 기준 없이 고른 저층이라면 그것은 타협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놓친 매물이 금방 팔렸다고 해서 조급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저층·탑층을 피하라는 원칙은 결국 환금성과 원금을 지키기 위해 생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를 이해하면 원칙을 그대로 지켜야 할 곳과 내 상황에 맞게 응용할 곳이 나뉘어 보이기 시작합니다.

 

중요한 것은 저층·탑층을 사느냐 마느냐가 아닙니다.


그 원칙이 왜 생겼는지 알고, 내 앞의 두 단지에 대입해볼 수 있느냐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5

이돌맘
5시간 전

저층 보유자로서 제가 당시 판단할 때 놓친게 무엇일지 다시 생각해보았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0카이0
5시간 전

응용을 할 수 있는 투자자가 되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텔부님!!

동기유발
5시간 전

텔부님 감사합니다! 저층도 거래량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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