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 10년 동안 일해서 3천만원 모았어?"
결혼을 앞두고 남편에게 제가 모은 돈을 이야기했을 때 들었던 말입니다.
남편은 웃었지만, 저는 웃을 수 없었습니다. 부끄러웠거든요.
저는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 월급이 180만원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명품을 사거나 엄청난 사치를 부렸던 건 아니에요.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좋아하는 가수의 팬활동도 하면서 즐겁게 살았습니다.
저축을 아예 하지 않았던 것도 아닙니다.
한때는 월 80만원 정도 저축하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월급이 올라도 저축액을 늘릴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그냥 쓰고 남는 돈을 모았습니다.
그렇게 10년이 흘렀고 제가 모은 돈은 3천만원이었습니다.
결혼 이후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고
지금은 1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축 외에 투자도 부지런히 실행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좋은 투자 기회가 찾아와도 종잣돈이 없다면 잡을 수 없다는 것.
그래서 투자를 시작한 뒤로는 돈을 모으는 태도부터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가장 후회되는 것은 월급이 적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돈을 모으는 방법을 너무 늦게 알았다는 사실입니다.
혹시 여러분도 월급을 받고 나름 저축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돈이 모이지 않는다면,
오늘 제 이야기를 꼭 한번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1. 우리는 왜 돈을 모으지 못할까요?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의 '2024년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입니다.
조사에서 ‘적극적인 저축활동 점수’는 98.0점이었지만, ‘장기 재무목표 설정 점수’는 42.5점이었습니다.
저축하는 행동에 비해 미래의 재무목표를 세우고 관리하는 행동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결과가 있습니다.
20대의 재무관리 관련 점수가 2022년보다 2024년에 낮아졌다는 사실입니다.

항목 | 2022년 | 2024년 |
|---|---|---|
평소 재무상황 점검 | 55.8점 | 33.2점 |
장기 재무목표 설정 | 48.0점 | 36.1점 |
출처: 한국은행·금융감독원, 2024년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물론 이 조사만으로 사람들이 돈을 모으지 못하는 이유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생각해 볼 만합니다.
우리는 지금 얼마를 벌고 쓰는지는 알아도
미래에 얼마를 모아야 하는지는 생각보다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월급을 받으면 쓰고 남는 돈을 저축했지만
5년 뒤나 10년 뒤 얼마를 모아야 할지 고민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투자를 시작하고 나서야 종잣돈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그때부터 돈을 모으는 원칙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 가지 원칙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2. 투자를 시작한 뒤 제가 세운 저축 원칙 3가지
첫째, 10년 뒤 통장 잔고부터 정합니다.
과거의 저는 월급이 들어오면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번 달에는 얼마를 저축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제는 질문을 바꿨습니다.
'내가 원하는 미래를 위해 얼마를 모아야 할까?'
예를 들어 10년 뒤 1억원을 만들고 싶다면, 이자 없이 매월 약 83만원을 저축해야 합니다.
| 10년 뒤 목표 | 매월 필요한 저축액 |
|---|---|
3천만원 | 25만원 |
5천만원 | 약 42만원 |
1억원 | 약 83만원 |
이자와 투자수익을 제외한 단순 계산입니다.
막연하게 돈을 모을 때는 월 30만원을 저축해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목표가 1억원이라면 지금의 저축액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죠.
그렇다면 저축액을 늘리거나, 소득을 높이거나, 목표 기간을 조정하는 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목표가 있어야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보입니다.
둘째, 월급 인상분의 절반은 저축합니다.
제가 10년 동안 돈을 모으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월급이 오르면 소비가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월급이 오르는 것을 인식할 새도 없이 그냥 쓰곤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소득이 늘어나면 그중 일정 금액을 먼저 저축하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예를 들어 월급이 20만원 올랐다면
10만원은 저축액을 늘리고나머지 10만원은 생활비로 사용하는 겁니다.
월 10만원을 추가로 저축하면 10년 뒤에는 1,200만원이 됩니다.
당장 10만원은 작아 보이지만 시간이 쌓이면 결코 작은 돈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월급이 오를 때 소비뿐 아니라 저축액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셋째, 소비의 가격을 '미래 종잣돈'으로 계산합니다.
사회초년생 시절 저는 명품을 사거나 큰돈을 한꺼번에 쓰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대신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소소하게 돈을 썼습니다.
그때는 한 번에 쓰는 돈이 크지 않으니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매달 반복되는 소비를 10년이라는 시간으로 계산하면 달라집니다.
| 매월 반복되는 소비 | 10년간 지출 |
|---|---|
5만원 | 600만원 |
10만원 | 1,200만원 |
20만원 | 2,400만원 |
매달 5만원을 쓴다면 10년 동안 600만원을 사용하는 셈입니다.
물론 좋아하는 일을 모두 포기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돈을 쓰기 전에 한번 생각해 보는 겁니다.
'이 소비가 나에게 주는 즐거움은 10년 동안 600만원을 쓸 만큼 가치가 있을까?'
정말 가치 있는 소비라면 기분 좋게 사용하면 됩니다.
하지만 습관적으로 쓰는 돈이라면 다시 한번 고민해 볼 수 있겠죠.
소비를 무조건 줄이는 것이 아니라
그 돈이 미래에 어떤 가치를 가질 수 있는지 알고 선택하는 것입니다.
3. 여러분의 소비를 점검해보세요

지금까지 읽으면서 '나도 돈을 좀 더 모아야겠다'고 생각하셨다면
다음페이지로 넘어가기 전에 세 가지만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1단계. 5년 뒤 목표 종잣돈을 적어보세요.
3천만원이든 5천만원이든 좋습니다.
막연히 돈을 많이 모으겠다는 생각 대신 구체적인 숫자를 적어보세요.
2단계. 매월 필요한 저축액을 계산해 보세요.
목표 금액을 60개월로 나눠보는 겁니다.
예를 들어 5년 뒤 3천만원을 만들고 싶다면 매월 50만원을 저축해야 합니다.
현재 저축액과 비교해 보세요.
3단계. 이번 달부터 추가로 모을 돈을 정해보세요.
최근 한 달의 지출을 살펴보고 줄여도 아쉽지 않을 소비 하나를 찾아보세요.
월 5만원이라도 좋습니다.
그리고 다음 월급날부터 그 금액을 저축할 수 있도록 자동이체를 설정해 보세요.
10년 전의 저에게 한마디를 해줄 수 있다면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지금 즐겁게 사는 것도 좋지만, 미래의 너를 위해 돈을 조금만 더 모아봐."
저는 여러분이 좋아하는 것을 모두 포기하고
돈만 모으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닙니다.
다만 오늘의 즐거움만큼 미래의 내 삶도 중요하게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상상해 보세요.
5년 뒤,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을 때
차곡차곡 모아둔 종잣돈 덕분에 내 집 마련을 결정할 수 있는 모습을요.
10년 뒤, 더 좋은 집으로 이사할 기회가 찾아왔을 때
돈이 부족해 포기하는 대신 내가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는 모습을요.
혹은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졌을 때도 당장 다음 달 생활비를 걱정하기보다
잠시 쉬면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 모든 선택의 시작은 오늘 여러분이 모으는 작은 돈입니다.
저는 10년 동안 돈을 쓰고 남은 것을 모았습니다.
여러분은 먼저 모을 돈을 정하고 남은 돈으로 지금의 삶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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