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캬라멜마끼] [열반스쿨실전반] 1억대 투자금으로 서울 4급지에 투자했습니다. (2호기 복기)



안녕하세요. 캬라멜마끼입니다.

 

23년 말에 실전 경험담을 남기러 왔었는데 1년 정도 시간이 흘러 다시 경험담을 남기러 오게 되었네요.

 

1억대의 투자금으로 서울에 투자한다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되네요. 진짜 됩니다.

 

이번에 2호기 투자를 하면서 1호기에서의 경험과는 다르게 여러 경험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씩 풀어보면서 복기해보겠습니다.

 

1. 앞마당 전수조사를 시작하다.

 

앞마당 전수조사는 누구나 다 하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겁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열심히 앞마당을 만들었지만, 전수조사를 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일부 단지들 시세트래킹만 했을 뿐..

앞마당 전수조사를 제대로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된 건 24년 11월 쯤부터 입니다.

앞마당의 모든 단지를 엑셀 시트에 기입하고 2주~1개월 단위로 새로 시세를 따가면서 전수조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걸 미루고 미루고 미뤄서 하다보면 수백개의 단지를 입력해야하기 때문에 이 과정조차도 굉장한 시간이 들어간다는 것을.. 과거의 나 반성해

 

이런 저도 투자했습니다. 여러분도 하실 수 있습니다.

 

2. 내가 투자할 수 있는 단지 찾기

 

전수조사를 하면서 내가 가진 소중한 종잣돈 (1.n억)으로 투자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찾아보았습니다.

작고 소중한만큼 눈에 보이는 단지들도 하나같이 아쉬움이 있는 단지들이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후순위 단지들이 투자처로 보였고, 마음 속에서 '야 이거 해도 되냐?' 라는 말을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규모의 종잣돈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이해하실 겁니다.

돈을 더 모아야 되나? 서울, 수도권 많이 싸졌다고 하는데 그래도 1억 좀 넘는 돈으로는 택도 없구나.. 라는 생각들

 

그래도 우리는 할 수 있는 것들 중에 가장 좋은 것을 하는 것이라고 배웠기에 앞마당에서 단지들을 추렸고, 토요일에만 가던 매물임장을 '매일' 가기 시작했습니다.

 

3. 매일 매임 1일차, 급매를 만나다.

 

매일 매임을 다짐하고 떠나온 서울 5급지에서 급매를 만났습니다. 호가대비 5천만원 저렴한데 특올수리까지 된 물건, 월세입자가 거주하고 있었지만 매수하면 언제든지 집을 비워주겠다는 조건까지.. 와 평일에 오니까 이런 게 그냥 막 보이는구나? 현장에 오니까 바로 보이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마음 한 켠으로는 싸다, 사고 싶다라는 생각........

 

당시에는 실전반을 수강하고 있어서 조장님과 튜터님께 문의를 하였고, 튜터님께서는 살짝 아쉬움이 있어보인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속으로는 5천이나 싼데? 특올수리여서 보유도 편할 것 같은데? 였지만, 매일 매임 1일차이니 조금 더 보러 다녀보자는 마음으로 지켜보다가 급매 물건은 제시된 금액보다 더 깎인 가격에 실거래가 찍힌 것을 보게 됩니다.

 

아 아쉽다.

근데 그 단지 아직도 전세가 안나갔더군요. 죽을 뻔 했습니다.

 

4. 매일 매임, 1일차의 행운이었다.

 

서울 5급지에서 만난 매물이 떠나가고 이제는 평범한 매물들만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니 급매가 많은 시장이라며? 깎이는 시장이라며?

이제는 깎이지 않는 물건들만 보이고 매도인들은 급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특히나 지역 별로 편차가 굉장히 심하다는 것을 여러 지역을 매임하면서 느꼈습니다.

왜 현장의 분위기를 파악하라는지 그때서야 (=투자를 하기로 마음먹은 이후)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월화수목금은 퇴근 후 매임, 토요일은 왕창 매임을 해보기 시작합니다.

어디엔가 하나는 있을 것이라는 마음으로요.

 

매일 매임을 해보면서 확실히 평일 매임이 부동산 사장님께 진정성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토요일만 매임해보신 분들은 평일에 딱 한 번만 가보세요. 진짜 체감이 확 되실 겁니다.

평일에 1~2개의 단지를 방문하고, 주변 부동산에 들어가서 이름, 사는 곳, 연락처 딱 남기고 목표가를 말씀드리고 나오기를 기계처럼 반복하면 됩니다.

 

실제로 행동하면 생각보다 쉽습니다.

안해보면 밑도 끝도 없이 어렵습니다.

 

5. 또 어디선가 나타난 급한 매물

 

경기도 어딘가에서 급한 매물을 만나게 됩니다.

가격은 싼데 잔금이 1개월 남은 물건 매도인은 다른 집을 선매수하였고, 이사 날짜도 정해져있었습니다.

 

지역 내에서 친한 사장님께 매물 문의를 했고, 본인이 전세를 맞췄다는 말씀을 전해주십니다.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절대로 믿지 않는 성격이라 저게 거짓말이면 어쩌지? 믿어도 되나? 일단 매매부터 시키려는 건가? 라는 불신이 밀려오기 시작합니다.

 

사장님과는 정말 친하게 지내며 이야기를 하고는 있지만, 돈이 얽히는 관계이기에 함부로 믿을 수는 없었습니다.

(사실 부동산 사장님들의 말씀을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불신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뒤에 또 나옵니다.)

 

그래서 직접 방문했습니다. 전자계약서를 썼다고 보여주셨고 임차인의 상황까지도 상세히 말씀해주셨습니다.

아 이 물건은 리스크가 일단 없고, 내가 가진 종잣돈 규모로 투자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또 다시 실전반 튜터님께 문의하였지만 튜터님께서 해주신 말씀은 굉장히 의외였습니다.

마끼님, 일정시간 이상 매물을 봤으면 매물코칭을 받아야 하는 시기가 와요.

마끼님은 지금 매물코칭을 받아봐야 할 시기인 것 같아요.

오렌지하늘 튜터님

띠용? 솔직히 튜터님의 말씀을 제대로 이해도 못했고, 와닿지도 않았지만 매물코칭을 신청합니다.

하라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6. 매물코칭 (몽부내 튜터님 감사합니다)

 

이번 매물코칭은 솔직히 기대를 1도 안하고 넣었습니다.

내가 무언가 단단히 잘못보고 있기에 매물코칭을 받아야 할 시기라고 말씀해주셨을 거라고 생각해서 제대로 물건보고 똑바로 투자하려면 코칭을 무조건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통화가 시작됩니다.

 

튜터님, 저는 솔직히 OK 사인이 나올거라는 건 기대도 안하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1도 기대 안함)

저는 이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면 될까요? 를 질문드렸는데, 돌아오는 튜터님의 답변은

마끼님~ 이 단지는 투자해도 될 것 같아요.

우리는 못난이 단지에 투자할 수 밖에 없어요.

못난이 단지도 종류가 있어요.

그 중에서도 덜 못난 단지를 잘 찾아왔어요.

몽부내 튜터님

이 말을 들으면서 생각보다 우리의 눈 높이가 굉장히 높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사실 당연하지 않을까요? 1억이라는 돈은 굉장히 큰 돈인데, 어떻게 모은 돈인데 어느 누가 그걸 못난이 단지에 투자하고 싶겠어요. 그런데 현실에서는 냉정하게 1억이라는 돈으로 투자를 하려면 못난이 단지에 투자할 수 밖에 없다는 말씀이 정말 가슴 깊이 새겨졌고, 그 중에서도 덜 못난 것을 찾아야 한다는 말씀이 와닿았습니다.

 

투자금 5~6억이 있어야 그나마 마음에 드는 단지를 사보도록 노력할 수 있지 2~3억을 가지고 있어도 아마 다 똑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을요.

 

코칭을 받으라는 이유를 이제서야 깨닫게 됩니다.

 

감사하게도 문의드린 물건 외에도 정말 여러 단지들을 여쭤볼 수 있었고, 추가로 저에게 이 단지들도 괜찮아~ 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바로 털러갔습니다.

 

누구나 다 비슷한 상황이시겠지만, 매물을 보러 다니고 있지만 정체되어있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그때는 매물 코칭을 받아야 하는 시기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과연 제대로된 방향으로 매물을 보러 다니고 있는 것인지 꼭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매물코칭 이후로 가야할 길이 굉장히 명확해졌습니다.

 

7. 물건이 날아가다

 

코칭을 마치고 부동산 사장님께 매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였습니다. 그런데, 잔금 1개월 밖에 남지 않았던 물건이 전세가 맞춰지면서 매도인은 급한 불이 싹 꺼지게 되었고 코칭을 받았던 가격보다 1천만원 가격이 올라갔습니다.

코칭에 넣었던 가격에는 못 사더라도 500만원이라도 싸게 사보고 싶었기에 가격 흥정을 하다가 결국 다른 투자자분이 1500만원 비싼 가격에 사가게 됩니다.

 

여기서도 느낀 점은 급한 불이 꺼진 매도인한테 계속 깎아 달라고하면 오히려 가격을 올려버리는 일이 생긴다는 걸 느꼈고, 이제는 매도인이 급한게 아니라 매수인이 급해져버리는구나.

상황이 정말 순식간에 뒤집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가격 자체가 저평가 구간에 있다면,

무리해서 가격을 깎는 것보다 이미 저평가 구간이니

매수를 고민해보세요.

줴러미 튜터님

강의 들으면서 가장 크게 와닿았던 말씀 중에 하나입니다.

 

사람 마음이라는게 이미 싸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1000만원, 2000만원 깎아보려고 합니다.

역지사지를 해보면 매도인은 이미 마음먹고 싸게 내놨는데 더 싸게 달라고하면 마음이 상할 수 밖에 없고 그 와중에 급하게 팔아야 할 이유까지 사라진다면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겠죠...?

 

8. 또 다시 시작된 매일 매임, 슬슬 지치기 시작

 

물건이 날아갔으니 이제 다시 매일 매임을 시작합니다.

앞마당 전체를 매일매일 방문하였지만, 성과가 나오지 않으니 슬슬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아 이제는 적당히 타협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밀려오기 시작합니다.

 

매일 매임을 이어나가면서 연식이 좋고 전세도 시세보다는 조금 높게 껴서 투자금 범위에 들어오는 단지를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그 집은 임차인이 협조를 해주지 않아서 집을 절대로 볼 수 없고, 가계약금을 넣어야 협의해서 볼 수 있다는 집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그 단지를 예약하고 다른 물건들의 상태를 보았습니다. 연식이 좋아서인지 내부에는 하자가 될만한 것들이 크게 없어보였습니다.

음.. 연식이 좋으니 집이 깨끗하구나.

안 보고 사도 되겠지.. 안 보고 사도 되겠지..

뇌동이 오기 시작합니다. 충분한 가치를 지닌 땅에 있는 단지이고 연식도 좋으니 내부가 뭐 얼마나 망가져있겠어? 라는 생각을 하던 중에 그 집에 가계약금이 들어가서 x월 x일에 집을 보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아 누군가는 또 용기를 냈구나.. 또 날아갔다

가격이 싸고 가치가 있다면, 어버버 거릴게 아니라 용기를 내야하는구나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또 시간을 보내다가 해당 물건의 사장님께 전화가 옵니다.

삼촌~ 그거 가계약금 돌려줬어~ 임차인이 협조를 안해줘서 결국 집을 못봤네~

 

띠용? 다시금 스멀스멀 올라오는 안 보고 사도 되겠지 ..

 

전화를 받은 시기가 토요일 오전이어서 아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물건은 못 보지만 같은 타입의 다른 물건을 보러 임장지로 바로 출발했습니다.

타입과 전반적인 관리 상태를 보니 또 다시 밀려옵니다. 안 보고 사도 되겠지~

 

고민 끝에 사장님께 1천만원 깎아주면 안 보고 사겠다는 의견을 전달합니다.

 

** 여기서 또 깨달은 점

: 임차인 협조가 안되서 집을 못 보고 사겠다고 한 나 자신... 나중에 전세를 새로 맞춰야 할 때 어떻게 임차인을 협조적으로 만들려고 했나? 이 부분도 만약 매수를 했다면 마음 고생을 굉장히 많이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9. 사장님이 조급했다. 근데 나도 반성하자.

 

1천만원 깎이면 안 보고 사겠다는 의견을 전달했지만, 사장님은 10원 한 장 깎을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셨습니다.

과연 깎아달라는 말을 전달이라도 한 걸까? 라는 의심도 들었네요.

너무 사람 안 믿는건가? 라는 생각도 드네요 ㅋㅋ

 

가격 조정이 되면 바로 계약금을 보내겠다는 연락을 문자로 남기고 주말 저녁을 보내게 됩니다.

그런데 갑자기 사장님께 전화가 오면서 매도인이랑 저한테 문자를 보내겠다고 하십니다.

 

잉? 내가 던진 가격에 판다는 건가? 근데 이렇게 밑도 끝도없이 문자를 보내겠다고?

사장님께 매매 가격을 다시 한 번 확인해보니, 사장님은 10원 한 장 깎을 수 없는 가격에 매매하는거 아니냐고 하십니다.

제가 보낸 걸 제대로 보셨는지 여쭈었고, 사장님은 내용을 제대로 보시지도 않고 가계약금을 보내겠다는 말만 보고서 문자를 넣으려고 했다는 겁니다.

 

사장님 탓을 하기 이전에 가격을 얼마에 하겠다라는 걸 유선으로 확실히 이야기를 했더라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텐데 되돌아서 생각해보니 그 당시엔 어이가 없었지만, 지금은 저도 잘못이 있다는 걸 느끼네요.

 

가격은 확실하게 말합시다! 말로.

 

10. 코칭에 통과된 단지가 다시 다가왔지만, 사장님이 쎄하다.

 

또 다시 시작된 매일 매임.. 그러던 중에 코칭에 통과되었던 단지가 다시 다가옵니다.

이전에 날아간 매물보다 동/층/향이 더 좋고 물건의 수리 상태도 더 좋았지만 가격이 조금 더 비쌌습니다.

 

수리비를 생각한다면, 동/층/향이 더 좋으니 가격이 나쁘지 않은 가격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물건 자체도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사장님과 함께 물건을 보았고, 사장님은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정하라고 엄청나게 재촉하기 시작합니다.

그 물건은 현재 임차인이 거주 중이었고, 임차인의 만기 일정은 다가오고 있었으나 사장님은 그에 대한 언급보다는 일단 계약금 보내라, 내가 임차인 나갈 돈도 빌려주고 전세도 무조건 빼주겠다는 강력한 푸시를 넣기 시작합니다.

해당 물건은 4월 말이 잔금이었고, 임차인은 나가기로 결정이 되었기에 매수를 결정한다면 잔금까지의 시간이 굉장히 짧았습니다. 잔금이 짧아도 괜찮다, 부동산에서 나머지 돈을 다 빌려주겠다는 얘기만 무한 반복.

 

저는 아내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말을 하면서 자리를 피하려 했고, 그렇게 하면 투자 못한다, 결정은 자네가 해야지 등등 슬슬 긁기도 합니다 ^^

휘둘리지 않고 우선 나와서 아내와 통화를 하면서 일단 부동산을 떠나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사장님의 태도를 떠나서 물건 자체만 바라봤을 때, 가격은 이전보다 높았지만 선호하는 동/층/향에 물건 상태까지 좋아서 매수를 고려해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잔금 2개월 남았는데? 제정신이냐? 복기하다보니 아찔합니다)

 

사장님께는 가격 조정이 되면 매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였고, 사장님께서는 500만원을 깎아다 주셨습니다.

그 사이에도 전세입자는 돈 빌려줄테니 내보내고 전세 맞추면 된다, 원하는 가격엔 전세가 무조건 나간다는 말과 함께 요즘 전세 손님 계속 온다 등등 온갖 달달한 말들을 뱉으시며 쏘아부치셨습니다.

그와 함께 계약금 빨리 보내라는 말과 문자 공격이 시작됩니다.

 

계약금 바로 보내는 조건으로 500만원 깎아 왔다 / 이렇게 고민만 할거면, 다른 손님에게 넘기겠다 / 빨리 결정해라 / 계약금 넣어라 등등 문자 폭격이 시작됩니다.

솔직히 무지하게 흔들렸지만, 일단 짧은 시일 내에 전세가 나가지 않으면 잔금을 치뤄야하는데, 그때가서 사장님이 '아 나 돈 없어~ 못 빌려줘~' 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기에 신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 덕분에 차용증에 대한 것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

 

일단 전세를 뺀다는 생각으로 주변 단지의 전세와 단지 내 전세를 확인하였습니다.

주변에는 전세가 그다지 많지는 않았지만, 좀 더 좋은 생활권에서 비슷한 가격대로 전세가 쌓여있는 것을 보았고, 단지 내에서도 전세가 하나, 둘 튀어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내가 세입자 모드로 전임을 해보니 네이버 부동산에는 올라오지 않았지만 호가보다 2~3천만원 싼 전세가 나올 것이라는 사장님들의 말씀도 있었습니다.

 

이래서 저를 쏘아부치던 사장님을 믿지 않았습니다.

물론 정말로 돈을 빌려주시고 저를 도와주시려는 분이셨을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리스크는 모두 제가 감당해야 했기 때문에 정신 똑바로 차렸습니다.

 

친한 부동산 사장님께도 자초지종을 설명드리면서 제가 얘기를 나누고 있는 사장님의 평판도 함께 여쭈어봤습니다.

그 분이 약간 그런 스타일이다, 푸쉬가 너무 심하다면 거르는 것도 방법이다. 나랑은 거래 안해도 되니 좀 더 안전하게 투자하기를 권한다. 결국 책임은 매수인이 지는 것이다.

끓어오르는 저를 정말 꾹꾹 눌러주셨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장님...!

 

11. 계속되는 고민, 도전해볼까? (리스크를 갖고 갈만큼 좋은 가격인가?)

 

전세 물건이 나오고는 있어도 매수할 물건의 동/층/향과 수리 상태가 괜찮다고 판단해서 이거 내가 전세를 빼봐도 되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목표 전세가에 전세가 나가지 않으면 무리를 하는 투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또 다시 고민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해? 말아? 해? 말아? x 100

투자금 계산을 다시 해보면서 여기서 조금 더 무리를 해도 나는 망하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회로를 팽팽 돌리기 시작합니다.

 

이 희망회로를 돌리는 와중에 우도롱 튜터님, 효스토리 튜터님, 실전반 제이든J 조장님께도 연락드리면서 많은 조언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느낀 점은

1) 내가 지금 이거 하나만 있는 게 아닌데 왜 이 단지만 고집하는걸까?

2) 이게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투자 중에서 가장 좋은 투자처일까?

3) 잔금 2개월 밖에 안남았는데 이 리스크를 굳이 떠안아가면서 해야할 만큼 매력적인 물건과 가격일까?

4) 코칭에서 이전에 통과됐으니까 여기에 꽂혀있는 거 아닌가?

감당되지 않는 물건을 계속해서 시도해보려고 한 것도 뭐 나름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지만, 결국 우리는 투자를 통해서 돈을 버는 것 이전에 잃지 않는 것과 망하지 않는 것이 가장 먼저이기에 아내와 함께 다시 내 투자금으로 할 수 있는 단지들을 다시 한 번 찾기 시작합니다.

 

12. 과거의 물건에 다시 집중하다

 

코칭에서도 괜찮다고 말씀해주셨던 또 다른 물건에 다시 집중하며 부동산 사장님께 가격 조정을 요청하였습니다.

 

과거에 본 매물들은 완전 기본집에 수리가 많이 필요한 집들이었는데, 현재 보고 있는 물건보다 비싸게 팔린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격 조정은 더이상 힘들지만, 이 물건은 전화로는 지금 브리핑이 안나가고 있는 물건이고

부동산에 와서 문의를 하는 사람들한테만 브리핑을 하고 있으며 가격은 저한테만 깎인 가격에 팔겠다고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과거에 물건이 올라오자마자 사장님께 문의를 하였고,

물건을 볼 수 없음에도 방문하여 얼굴을 비추고

물건을 볼 수 있다는 약속이 잡혔다가 취소되었는데도 방문하였고

결국에 또 한 번 약속을 잡아서 방문해서 본 물건이었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매도인도 저한테만 조정된 가격에 팔겠다는 의사를 비추었습니다. (물론 사실이 아니긴 하겠죠?)

그만큼 현장에 방문해서 눈도장 찍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내와 함께 퇴근길에 사장님을 찾아갑니다.

사장님, 저 이 단지 정말 사고 싶어서 왔어요. 가격 조정 말씀만 한 번 더 부탁드릴게요~

사장님은 실제로 거래된 물건들에 대해서 설명해주셨습니다. (상태 등등)

물건 상태나 조건 등을 고려했을 때, 해당 물건은 기본집보다 저렴한 매물이었습니다.

 

저와 아내는 수도 없는 비교평가와 고민 끝에 리스크를 0으로 만들 수 있으면서 저평가 구간에 있고 가격이 2000만원 깎인 해당 물건을 투자하기로 결정합니다.

 

해당 지역에는 입주가 있어 최근 전세가 조금씩 낮게 거래가 되고 있었으나,

현재 임차인이 전세 계약을 한지 얼마되지 않은 물건이었습니다.

더구나 오랜 기간 거주를 원하고 있었기에 처음 고민하던 물건과 비교하면 리스크가 없었습니다.

 

13. 그래서 이게 최선의 투자인가?

 

잔금이 짧았던 매물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은 리스크였습니다.

해당 물건은 리스크가 없었습니다.

 

리스크가 없다고 무조건 좋은 것일까?

수많은 비교평가를 했습니다. 내가 가진 종잣돈으로 투자할 수 있는 단지는 다 가봤습니다.

투자금 규모를 한참 벗어나는 단지에 가서도 목표 매수가를 전달하고 다녔고,

 

그 돈으로는 어림도 없어~

투자가 뭔지는 아는거지? 매수해서 전세를 놓는건데 셈을 잘 못했나봐~ 라는 말들을 듣고 다녔습니다.

 

이 투자가 최고의 투자는 아닐지라도,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투자가 맞다는 확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열심히 비교하며 다녔기에 의사 결정이 빠를 수 있었습니다.

기회가 기회인 것을 알아야 한다는 말을 몸소 느꼈고,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하여, 1.n억대의 소중한 종잣돈으로 서울 4급지에 깃발을 꽂게 되었습니다.


고찰

출처 입력

2호기를 투자하기 위해 24년 11월부터 지금까지 쭉 달려왔습니다.

하루하루는 참 길다고 느꼈는데, 되돌아보니 뭐 그다지 오래된 것 같진 않네요;;

그 사이에 쉬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는데 쉬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25년 1월 설 연휴 전까지는 투자를 하고 싶다는 생각.

최근 아내의 생일로 2호기를 선물해주자는 생각.

생각해보면 좀 당황스러운 데드라인을 걸어두고 투자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녔습니다.

분명히 너나위님께서 '언제까지 투자하겠다'라는 건 생각하지 말라고 하셨는데도요..

성과가 나타나지 않다보니 빨리 끝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반성합니다.

 

지난 2년 동안 한 달도 거르지 않고 매달 앞마당을 만들어 왔습니다.

행복한 신혼을 보내야 할 시기를 월부에 갈아넣었습니다.

종종 다투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이거 말고는 답이 없다는 사실이 현실이라는 걸 아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진짜 열심히 돌아다녔고, 결국엔 씨앗을 심었습니다.

 

치열한 비교평가로 A단지, B단지를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으실거라 생각합니다.

아마 그 두 단지들은 비슷비슷한 단지들일겁니다.

그럴 땐 리스크가 없는 물건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님 말고..)

리스크 대비 없이 내가 한 번 해보자~!!! 는 여러 선배님들의 말씀을 되짚어보면 객기가 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아무튼 전수조사의 'ㅈ'도 안하던 저도 투자를 했습니다.

여러분들도 꼭 하실 수 있으리라 믿고, 씨앗을 심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성과없이 달려온 날들을 묵묵히 지켜봐주고 항상 응원해준 아내에게 감사합니다.

최근 생일이었던 아내에게 선물로 2호기를 해주겠다고 작년부터 떠들고 다녔는데 결국 해주게 되었습니다.

내가 잘해서 투자를 한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옆에서 기다려주고 응원해주는 아내가 해줬다는 생각이 매우 강하게 듭니다. 진심으로요.

 

신혼을 월부에 갈아 넣으면서 지난 2년 동안 봄에 벚꽃 구경 한 번 같이 못갔고, 여행도 한 번 못갔고, 먹고 싶은거 사고 싶은거 하나도 못했습니다.

근데 올해는 좀 해보려고 합니다.

지난 기간동안 열과 성을 다해 월부에 시간을 쏟았다면, 올해는 소중한 가족에게 시간을 쏟으면서 정진하려 합니다.

(월부를 놔버리겠다는 말은 아님 ^^)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자산을 쌓는 것이고, 내가 포기만 안하면 뭐라도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이 있네요

 

길고 긴 2호기 복기 끝~

 

여러분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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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져니user-level-chip
25. 02. 19. 13:44

축하드립니다~~ 경험담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꼭 나중에 복기글을 쓰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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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사장user-level-chip
25. 02. 19. 13:54

크 마끼님 이렇게 자세한 후기라니요>< 집요함과 이런 과정들을 겪으셨기에 2호기 투자가 가능했던거 같아요!! 넘 고생많으셨고 가족에게 집중하는 한 해 행복하게 잘 보내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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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찬란user-level-chip
25. 02. 19. 15:42

마끼님 후기 진짜 진짜 잘 읽었습니다. 고민의 흔적들과 행동하신 모습들이 전부 귀감이되네요... 저 적어놓고 그대로 따라하려구요!!!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이렇게 상세한 후기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