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잔쟈니입니다.
최근 결혼한 직장 후배 A가 점심을 먹던 중
요즘 내집마련을 하려고 한다며 주말에 보고 온 집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A: ㅇㅇ아파트를 봤는데, 역시 신축이 좋긴 좋더라구요
잔쟈니 : 신축 좋긴 하지~ 근데 그 단지 너무 멀지 않아? 역에서도 멀고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
A: 좀 걱정되긴 했는데, 어차피 저는 그냥 차로 다니려구요.
(다른동료) B : 다른 건 없어도 초등학교는 있어야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그래야 집값이 올라.
A: 근데 그쪽 초등학교 근처는 다 구축이라…
집도 작은데 수리비 생각하면 신축 가격 못지 않겠더라고요.
어차피 남편은 회사 셔틀버스를 타고 다닐거라
자신의 직장 출퇴근을 고려해 후보 단지를 골랐다는 A는
주말에 봤던 몇 개의 단지들 중
가장 신축 아파트를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하지만 예산에 맞는 신축은 너무 외곽지역에 있고
역과 학교를 끼고 있는 곳은
어쩐지 살기 불편해 보이는 구축이라 고민하는 눈치였습니다.
요즘 제가 만나는 수강생분들 중에서도
이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교통이냐, 신축이냐, 학군이냐…
어느 하나만 보면 나머지가 아쉽고,
다 만족시키자니 예산이 넘쳐버립니다.
결국 우리는 집 매수를 앞두고
‘무엇을 우선으로 봐야 하나요?’라는 고민 앞에 서게 됩니다.
이 고민에 대한 답을 드리기 위해
오늘은 역설적으로 “내집마련 할 때 무엇을 선택하면 후회할까?”라는 질문을 먼저 떠올려보려 합니다.
나중에 후회할 선택이 무엇인지 안다면 그걸 피함으로써 결국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유형 1. 현재 사는 동네에서 평형을 넓히는 것
3호선라인 을지로 직장을 다니는 [월급]씨는
고양시 화정역(3호선) 근처
복도식 20평대 아파트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습니다.
몇년 뒤 아이들이 생기고 종잣돈도 모이자
넓은 집에서 쾌적하게 살고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앞 방4/화2인 37평 아파트로 이사하여 아이들에게 하나씩 방도 주고, 서재방도 꾸며 만족스럽게 거주했습니다.
하지만 10년 뒤 [월급]씨의 아파트 가격은
을지로를 8분(4정거장)만에 갈 수 있는
서울 아파트 가격과
4억 이상의 차이로 벌어졌습니다.
이런 일이 생기는 이유는
내가 가진 돈으로 집을 매수하며
현재 살던 지역보다 더 나은 입지가 아닌,
동일한 입지의 집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서울/수도권 아파트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위치가 좋은 곳이
수요가 많고 가격도 많이 오릅니다.
같은 동네에서 더 넓은 평수에 내집마련을 하는 것보다
혹시 같은 돈으로 더 입지와 위치가 좋은 곳에
(비록 작은 평형이더라도) 내가 살 수 있는 집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
10년 뒤 후회하지 않는 내집마련 첫 번째 방법입니다.
유형 2. 더 외곽 동네의 신축 아파트를 사는 것
여의도에 근무하는 [쟁이]씨는
회사 근처인 강서구의
9호선 역세권 복도식 아파트에 살고 있었습니다.
집이 낡고 좁다고 생각하던 중,
직장 동료로부터 광명 역세권 개발 호재가 요즘 핫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대규모 정비사업으로 새아파트가 지어진데다
역세권 개발 붐이 한창이던 시기
[쟁이]씨는 광명역 인근의 신규택지
신축 23평 (방3/화2)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2017년
같은 가격에 호재도 있는 신축으로 이사간 [쟁이]씨는
처음엔 새 아파트의 쾌적함이 좋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멀어진 출퇴근길, 지하철 및 편의시설의 아쉬움 또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실제 이런 부분은 가격에도 반영이 되어
신축이던 시기엔 광명 아파트가 더 가격이 비쌌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며 서울 강서구의 아파트와
가격 차이가 벌어지는 결과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 유형은 실제로 많은 분들께서 질문 주시는 부분인데요
신축 아파트에 대한 사람들의 선호도가 높기에
낡은 복도식 아파트를 팔고
호재가 있는 근교 신축으로 이사가면
(보통 신도시, 뉴타운인 경우가 많습니다)
거주만족도도 높이고 집값도 더 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일 겁니다.
물론 외곽의 아파트가 신축일 때는 가격이 더 비쌀 수 있지만, 아파트의 연식이란 언젠가는 낡게 되고 결국 남는 건 땅의 가치 뿐이기 때문에 해당 아파트를 장기적으로 보유하면 할수록 외곽 새 아파트의 가격은 아쉬움이 남을 수 있습니다.
유형 3. 나한테 익숙한 동네만 보는 것
내집마련을 고민하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집 주변
내가 살았던 곳 주변
또는 직장 주변 등
자신에게 익숙한 지역들에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고
이 지역들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익숙한 곳은 본능적으로 편안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힘든 일이기에
내가 경험하지 못한 지역으로 내집마련 범주를 넓혀 보는 것 자체를 어려워 하거나,
설령 본대도 그게 더 좋다는 생각을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그냥 내가 “거주할” 집을 구매하는 걸 넘어
그 집이 가치가 있고 가격도 많이 오르기를 바라는 분들이실 겁니다.
그렇다면 내 생활 범주를 벗어나더라도
가격대가 맞고 가치가 있다면
일단 직접 가서 보고,
내가 살던 곳보다 살기 편하고 업무지구도 가까운지
직접 둘러보고 이동도 해 봐야 합니다.
“거긴 언덕이 너무 심해”
“거긴 옛날에 못 살던 동네야”
라며 주관적인 감정(!)으로 지역을 필터링 하지 말고
일단 가격대가 맞는지,
지금 내가 사는 곳보다 입지가 좋은 곳인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게 같은 돈으로
더 버는 내집마련을 하는 핵심입니다.
※ 아래의 표는 서울 25개구
평형별 아파트 평균 매매가입니다.
평균값이기에 여러분이 거주할 개별단지의 가격과 편차는 있겠지만
나의 예산과 대략적으로 맞는지 확인하는 데엔 도움이 되는 자료이니 참고해보시길 바랍니다.
위 후회 유형들을 통해
내집마련 할 때 어떤 점 때문에 아쉬운 선택을 하게 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그럼 집을 살 때 최선의 선택을 하려면
과연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할까요?
많은 분들께서 주택을 구매하기 전
“이 아파트는 지하철 역에서 가까워” (교통)
“여기는 학군지라 학교, 학원이 좋아” (학군)
“이곳은 대단지 1군 브랜드 신축이라 쾌적해” (거주환경)
“집 바로 앞에 마트와 백화점이 있어서 살기 편해” (편의)
이와같이 개별 아파트가 갖는 가치와 장점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파악을 하십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요소들 중 가장 중요한 것,
즉 여러 가치들 중 우선순위가 뭔지 헷갈려서
마지막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 하십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그 집이 수요가 많은 곳인가입니다.
아파트에서 수요는 곧 선호도와 가격으로 연결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일수록 더 높은 가격을 주고서라도 사고 싶은 집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가치는 ‘좋은 입지’에서 시작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입지는 단순히 지하철역 가까운 위치나 학군이 아닌, 서울 3대 업무지구로의 ‘접근성’, 그 중에서도 특히 특히 강남까지 얼마나 빠르게 오갈 수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강남권(강남3구)
종사자 170만 (서울 직장인의 29%)
여의도권 (영등포 마포)
종사자 71만 (서울 직장인의 12%)
도심권 (종로 중구)
종사자 66만 (서울 직장인의 11%)
즉 서울에서 일하는 직장인의 절반 이상은
이 3대 업무지구에서 일하거나,
최소한 이곳들에 빠르게 접근하고 싶어 합니다.
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직장에 빠르게 출퇴근하길 원합니다.
그래야 가족과 함께 시간도 보낼 수 있고
삶의 질과 만족도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소득자일수록,
많은 돈을 주고서라도,
출퇴근 시간이 짧은 주거지를 선택하려 하고
이런 수요가 곧 가격을 형성합니다.
실제로 강남까지 1시간내로 갈 수 있는 지역은
항상 높은 수요를 유지합니다.
출퇴근이 편리하고, 대중교통망이 탄탄한 지역은
아파트가 구축
아니 구구구구축이 되더라도
수요가 있고 가치가 점점 올라갑니다.
결국, 아파트의 미래 가치는 ‘시간’과 연결된 위치성에서 시작됩니다.
그렇다면 신축, 학군, 아파트 구조나 초등학교와의 거리 등은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요?
물론 아닙니다.
하지만 이 요소들은
기본적인 입지 요건이 충족된 후에 고민할
‘개인적인 니즈’입니다.
예를 들어, 신축을 선호하거나
아이 교육을 우선시한다면,
그 기준은 ‘강남 1시간 접근 가능’이라는 조건하에
선택지를 좁히는 데에만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자면,
좋은 아파트를 고르는 핵심은 단 하나입니다.
‘사람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곳’,
그리고 그 기준은 단순한 호감이나 구조, 시설이 아닌
서울 핵심 업무지구까지의 시간 접근성에 있습니다.
이 기준이 충족되면,
이후에는 내 가족의 상황에 맞는 옵션을 고르면 되는 것이죠.
신축보다 입지, 시간, 이 원칙이 흔들리면 나중에 후회할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강남 1시간 내에 아파트를 마련할 종잣돈이 없는데요”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누군가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과거의 저 또한 그랬습니다)
하지만 지역을 넓혀 보고
내가 알던 지역 외 다양한 곳들을 살펴본다면
나에게 충분히 징검다리가 되어줄만한
가치 있는 아파트들이 많으니
조금 더 공부를 하며
내 예산과 상황에 맞는 단지를 골라 보시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내집마련 주택구매를 앞두고
어떤 선택을 하면 후회하게 되는지,
나아가 어떤 기준을 우선순위에 두고
집을 사면 좋을지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서울 상급지의 경우 전고점에 거의 다다른 곳도 있지만
아직 절대다수의 서울/경기의 단지들은
3~4년전의 가격보다 싼 가격이 대부분입니다.
(지방은 말할것도 없이 쌉니다. 많이 쌉니다^^)
가치 있는 아파트의 기준을 정하고
내 상황과 예산에 맞는 집을 사기 좋은 시기이니
내집마련 구매를 계획하신 분들이라면
이번에는 정말 결정을 내리겠다는 굳은 마음을 먹고
우리 가족의 행복한 보금자리를 찾는 행동을 해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봄비가 촉촉하게 내리니
숨어있던 봉오리들이 예쁜 꽃을 틔워냅니다.
이 비가 지나면 여러분의 삶에도
안락하고 어여쁜 보금자리라는 꽃이 피어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댓글
튜터님 내집마련을 할때 후회하게 되는 선택들 잊지 않겠습니다!! 수요가 많고 강남접근성이 좋은 자산을 분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차근차근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곳 입지 좋은 곳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쌓아가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ㄹ랴 튜터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