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현대? 그땐 모닝 값이었어｜타임슬립 스리링 기자의 서울 순례 [스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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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0년 압구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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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신도시에 들어선 

아파트 분양 현장

갓 포장된 대로 위로 

자동차 몇 대가 쏜살같이 지나가고

양복 깃을 한껏 세운 사람들은

분양사무소 앞에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나는 아리랑TV의 신입기자 스리링

오늘 나는 이곳에서

압구정현대의 분양가는 얼마인지

시민들의 생각은 어떤지 직접 들어보기로 했다.

📹 아, 여기 좀 비켜보세요

카메라 좀 들어가게

🎤 스리링 기자:

아아- 아리랑TV 스리링 기자입니다.

지금 이곳은 1975년 

서울 압구정 신도시 현장입니다.

길가는 시민을 붙잡고 물어보겠습니다.

🎤"혹시 잠깐 인터뷰 괜찮으시겠습니까?”

👨‍💼박 과장(42세, 강남구청 공무원):

“예? 아, 저요? 근데 뭘 물어보시려구요?”

🎤 “지금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30평대 기준

865만원에 분양한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출처: 시사저널e, “서울 대장 아파트의 흑역사···한때는 ‘미분양 땡처리’ 신세였다”

박 과장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담배를 길게 빼물었다.

👨‍💼박 과장:

“허허 말이 쉽지… 내 봉급이 40,800원이거든요?

그걸 한 푼도 안 쓰고 꼬박 모아도 20년이요, 20년”

출처: 서울신문, [그때의 사회면] 봉급과 물가

👨‍💼💼

“집에 애가 둘이라 먹고 사는 것만도 빠듯한데… 

글쎄…. 이런 얘기까지 뭐하러 해요. 우리네 사정 다 알면서..”

그 말 끝에 살짝 웃었지만

그 표정엔 강남 입성은 꿈도 못꾸는 사람의 쿨한 체념이 묻어났다.

“뭐 그래도… 세상 돌고 돌아 또 어떻게 될지 누가 압니까?”

(화면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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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6년 압구정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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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강남 한복판 부자부동산 사무소

🎤 스리링 기자: 아아-

아리랑TV 스리링 기자입니다. 

저는 지금 강남구 압구정동 월부부동산 앞입니다.

 1996년 지금 현재

 서울 집값 이야기를 좀 더 깊게 들어볼까 합니다.

사무실 안에는 각종 실거래 내역이 빼곡히 걸린 게시판이 보였다.

출처: 조선일보/땅집고, 1996년 전국 주요도시 아파트 시세 / 커뮤니티

🎤 스리링 기자: “사장님, 요즘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는데

실제 시세는 어떻습니까?”

👩‍💼🖋사장님: 

“뭐… 압구정 현대가 어제 2억 3천에 거래됐고

대치동 은마는 2억 정도 합니다.”

🎤스리링:  “근데, 동작구에 대방 대림이 

오늘 2억 7천에 팔렸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건 어떻게 보십니까? 

이상하지 않습니까?

사장님은 의아해 하며 되물었다.

👩‍💼사장님: ..예? 

(뭐가 이상하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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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삐————— (화면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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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반포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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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2008년 서초 반포자이 분양사무소 앞

청약 현장은 북적이는 것 같지만 

속사정은 좀 다릅니다.

나는 분양대행사 직원에게 

조심스레 카메라를 들이댔다.

🎤스리링 기자:

“요즘 반포자이가 미분양이라는 얘기가 많던데

실제로 어떤가요?”

🏢 분양대행 관계자(모자이크): “작년에 GS에서 

서초 아트자이, 이수자이, 반포자이…

줄줄이 내놨는데, 지금도 한 8천 가구 정도가 미분양 상태입니다.”

🎤스리링: “아니, 여기 강남…인데도요?”

🏢 관계자(모자이크): "그러니까요 

심지어 요즘엔 LA 한인신문에 

광고까지 내고 있어요.

‘한국 고급 아파트 싸게 사세요~’ 하고

국내에서 안 팔리니 해외 교포라도 

붙잡아보겠다는 거죠”

LA 신문에까지 광고를 낼 줄이야..

나는 놀람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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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년 둔촌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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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2022년,

올림픽 파크 포레온 분양 사무소입니다.

나는 오늘이 마지막 현장 취재다.

 퇴직을 앞두고 묘하게 격정적인 마음이 들었다.

사람들의 표정은

 50년 전 압구정 현대를 바라보던 

그 공무원 박 과장과도 닮았고

30년 전 시세가 당연했던 

부동산 사장님과도 닮았다.

🎤스리링:  “마음이 어떠세요?”

👩고객: “설레면서도… 솔직히 무서웠죠

고분양가라고 하도 그러니까 

혹시 거품이면 어쩌나 싶고

유튜브에서도 말도마.. 

청약하면 큰일난다고 난리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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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삐————— (화면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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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시절 압구정 현대를 보고

“860만원? 월급 다 모아도 20년은 걸리겠네”

하며 고개 젓던 사람들

압구정 현대와 은마, 대방대림이 2억대로

거래된 것에 의아해하지 않았던 사람들

반포자이가 미분양된 것이

당연했던 사람들

그리고 최근
올림픽 파크 포레온 청약을 받으며
“과연 완판될까…”
노심초사했던 사람들

그렇게 50년을 훌쩍 돌아보니

참 묘하게도 같은 상황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지금 압구정 현대는 평당 1.6억

은마아파트는 39억

대방 대림은 15억

올림픽파크포레온은 28억

“결국 서울 부동산은 인플레이션을 먹고

묻어두면 오른다는 걸 몸으로 배웠다”

그게 좋든 싫든 자본주의

세상은 그렇게 굴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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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아리랑TV 스리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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