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지랖 때문에 한가할 수 없는 부동산 투자자 (안)한가해보이입니다.
우리는 삶의 많은 시간을 어제의 실수를 바로잡는 데 씁니다.
하지만 새로운 실수를 줄이는 기술이 있다면 어떨까요?
핵심은 속도가 아니라 '간격(여유 시간)'입니다.
잠깐 멈추면, 그 사이에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좋은 결정은 속도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간격, '멈추어 가는 거리를 두는 그 짧은 여백'에서 완성이 됩니다.
오랫만에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외곽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중 우연히 방학기간을 맞아 놀러온 후배와 그 가족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며, 후배의 이야기이지만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바닷가에 위치한 지방 중소도시에 들어서는 생활형숙박시설의 분양과 곧 입주를 앞둔 걱정이 섞인 이야기였습니다.
"지역 내 추진되는 도시철도, 해양신도시 개발 기대"
실현을 눈 앞에 두고 있다며 호재를 강조하는 직원의 안내와 이번 주 내 청약이 마감된다는 이야기,
며칠을 고민하다 계약금을 넣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소식은 한동안 잦아지고,
생활형숙박시설의 정책 변경으로 인한 사용 제한이 발생하여 가치가 하락하고,
눈 앞에 두고 있다는 호재는 사실 언제 다가올지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입주는 점점 다가오는데 주거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용도변경이 불가피하고,
용도변경을 위해서는 비용도 수천만원에 달하게 되고,
계약금을 포기하고 해지를 할려고 해도 쉽지 않은 상황이 점점 고민이 깊어진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스스로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돈이 묶인 사실보다,
이 결정을 하기 전 충분한 여유를 확보하지 못하고 조급했었다는 점이였습니다.
"그 때 조금만 더 거리를 두고 봤더라면, 조금만 더 시간을 두고 생각했다면..."
후배의 일화는 사실 우리 모두가 쉽게 겪을 수 있는 상황이기에 정말 중요합니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끝”이라는 조급함,
“나는 다 알아”라는 자만,
“다들 좋다는데”라는 안도감이 결합하면,
사소한 이상 신호는 배경음으로 밀려납니다.
그리고 한 번 들어간 뒤 빠져나오는 일은, 들어가지 않는 일보다 늘 더 어렵습니다.
위험을 멀리한다는 건 겁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쓸데없는 상처를 피하려는 지혜입니다.
삶과 투자에서 피할 수 없는 모험은 분명 있지만,
충동에서 비롯된 모험과 이해를 통과한 모험은 결과가 다릅니다.
전자는 흔적을 남기고, 후자는 실력을 남깁니다.
멈춤은 기술입니다.
아래의 다섯 단계만으로도 결정의 질이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최소 24시간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진짜 좋은 기회라면, 하루 정도의 숨을 허락합니다.
급하면 대개 이유가 매도자 쪽에 있습니다.
마음의 대차대조표를 작성해 봅니다.
욕심, 두려움, 놓칠까 조급함 중 무엇이 커져 있나요?
이름을 붙여 적는 순간, 감정은 도구가 되고 주인은 당신이 됩니다.
최악의 경우를 수치로 씁니다.
투자금이 묶일 수 있는 기간, 추가로 투입될 현금, 법적 비용, 마음의 영향까지 적습니다.
상승 시 기대치가 평범하고, 하락 시 겪게 될 충격이 치명적이라면, 답은 이미 나와 있겠죠.
나와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에게 좋은 내용이 아닌 좋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만 조언을 부탁해 보는 것입니다.
“왜 하면 안 되는지 3가지만 말해줘.”
편파를 깨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들어가기 전에 나오는 길을 정리해 봅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환금성을 갖춘 가치인가,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자산인가, 보유하는 과정에서 지킬 수 있는가,
이렇게 정리해 보면 선명해지겠죠.
우리는 종종 빠르게 움직이는 것만을 능력으로 착각합니다.
그러나 들어가지 않을 능력, 기다릴 능력이야말로 손실을 최소화하고 평정심을 지키는 진짜 힘입니다.
기다리기만 하고, 아무런 결정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 후회하지 않은 선택이 되기 위해서는 주변의 이야기가 아닌 내가 제대로 살펴보고
가치와 가격, 리스트,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상황까지도 다시 한번 살펴보고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짧은 간격이, 몇 년의 후회를 바꿉니다.
멈춤은 행동의 부재가 아닙니다.
더 나은 행동을 위한 준비입니다.
댓글
기회가 왔을 때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정말 기회인지 한 발자국 떨어져서 리스크와 가치를 검토해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멘토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