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월부 튜터 진심을담아서 입니다.
투자 공부를 시작하는 분들이 가장 먼저 찾는 것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어느 지역이 좋은지, 어떤 단지를 봐야 하는지, 지금 사도 되는지.
저도 그랬습니다. 기술을 배우면 결과가 따라올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5년 넘게 시장에 있어 보니, 그리고 10억 이상 자산을 만든 분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기술이 부족해서 멈춘 사람보다, 마음이 무너져서 멈춘 사람이 훨씬 많았습니다.
오늘 말씀드릴 세 가지는 결국 시선의 문제입니다.
- 나를 어떻게 보는지
- 남의 성과를 어떻게 보는지
- 그리고 이 모든 걸 둘러싼 내 삶을 어떻게 보는지.
이 세 가지 시선이 정리된 사람이 끝까지 갔습니다.
1. 나를 향한 시선
첫 번째는 겸손입니다. 그런데 겸손을 자신을 낮추는 태도로 이해하면 절반만 아는 겁니다.
진짜 겸손은 "내가 틀릴 수 있다"에서 출발해서 "그래서 남에게 배운다"로 도착하는 것입니다. 내가 부족하다는 걸 인정하는 데서 끝나면 그건 자책이지 겸손이 아닙니다. 인정한 뒤에 배우려고 움직여야 겸손이 완성됩니다.
저는 2021년에 제대로 된 기준도 없이 집을 샀습니다. 상승장이 영원할 것 같았고,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 하나로 도장을 찍었습니다. 사자마자 2억이 떨어졌습니다. 그때 제 문제는 정보가 부족했던 게 아니었습니다. 내가 이미 충분히 안다고 믿었다는 것, 그래서 배우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내 가치관이 항상 옳을 수는 없다는 것.
2021년에 통했던 방식이 2023년에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내가 믿고 있는 투자 기준도 시장이 바뀌면 틀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 번 성공을 맛본 사람일수록 그 방식에 갇힙니다. 자기가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니 새로 배울 이유도 없어지는 겁니다.
반대로 자산을 잘 키우는 분들은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이건 제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이 부분은 제가 틀렸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 말 뒤에는 항상 질문이 따라옵니다. 모른다는 걸 인정한 뒤 곧바로 배우러 가는 겁니다.
내가 무엇을 아는지, 그리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아는 것. 그리고 모르는 것 앞에서 질문할 줄 아는 것.
확신이 강한 사람은 빨리 배우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계속 배우는 사람은, 자기 확신을 의심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2. 남의 성과를 보는 시선
두 번째는 남의 성과를 어떻게 보느냐입니다.
투자를 하다 보면 이런 생각이 자주 듭니다. 저 사람은 타이밍이 좋았다. 저 사람은 원래 종잣돈이 많았다. 저 사람은 운이 좋았다. 자산을 크게 불린 사람을 보면서 어딘가 나와는 다른 조건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건 착각입니다.
우아하게 경기하는 것처럼 보였던 한 테니스 선수가 졸업 연설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노력 없는 재능이라는 건 신화라고. 사람들 눈에 쉬워 보이는 그 플레이 뒤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쌓아온 지독한 반복이 있었다는 겁니다.
투자도 똑같습니다. 좋은 물건을 딱 잡아낸 것처럼 보이는 사람은, 그 물건을 잡기 전에 수십 번 허탕 친 임장이 있습니다. 지역을 정확히 짚어낸 것처럼 보이는 사람은, 그 지역을 이해하기 위해 몇 달을 들여다봤습니다. 우리 눈에는 결과만 보이니까 쉬워 보이는 겁니다.
그리고 같은 선수가 이런 이야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통산 포인트 승률이 54%에 불과하다고. 최고 자리에 오래 있었던 선수도 거의 절반은 잃었습니다. 다만 잃은 포인트를 붙잡고 있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 선수는 통산 103회 단식 우승, 그랜드슬램 20회 우승, 그리고 310주간 세계 랭킹 1위(237주 연속 1위 기록을 가진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인 로저 페더러입니다.
이 두 가지를 합치면 답이 나옵니다. 성과는 쉽게 오지 않고, 그 과정에는 반드시 실패가 섞여 있습니다.
그러니 내가 지금 헤매고 있는 것도, 한 번 크게 틀린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그 사람도 절반은 틀렸습니다. 우리가 그 절반을 못 봤을 뿐입니다.
남의 성과를 운으로 설명하면 내가 배울 게 없어집니다. 그런데 과정으로 이해하면, 그 과정은 나도 밟을 수 있습니다.
3. 세상을 향한 시선
세 번째가 가장 어렵고, 가장 중요합니다.
투자하면서 느끼는 불안과 조급함의 정체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두 가지입니다. 두려움, 그리고 "~해야만 한다"는 강박.
올해 안에 반드시 사야 한다. 이번에 못 사면 영영 못 산다. 남들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
이런 생각이 강해지면 뇌에서 위협을 감지하는 영역이 계속 켜져 있는 상태가 됩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는 판단을 담당하는 영역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무리한 대출을 쓰고, 검증 안 된 것에 들어가고,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움직이게 되는 이유입니다.
저도 사회초년생 시절 5년 동안 1억을 모았는데, 그 사이 집값이 두 배가 되는 걸 보면서 뒤처진다는 느낌에 사로잡혔습니다. 그 조급함이 결국 기준 없는 매수로 이어졌습니다.
조급할 때 나오는 반응은 몸에서 시작됩니다. 불안할 때 어깨와 턱, 배에 힘이 들어갑니다. 반대로 그 힘을 의식적으로 빼면 뇌의 경보가 잦아듭니다. 마음이 먼저가 아니라 몸이 먼저입니다. 항상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있다면 감사, 존중, 수용 등이 부족한 상태인지 돌아보세요. 그것이 부족할 때 우리는 평균 이상으로 긴장하게 됩니다.
타인과 나를 긍정하는 마음이 실제로 판단력을 높여줍니다. 감사, 존중, 수용 같은 감정은 판단을 담당하는 뇌 영역을 활성화시킵니다. 나보다 먼저 성공한 사람을 시기하는 대신 존중하는 사람, 나를 도와준 사람에게 감사할 줄 아는 사람, 그리고 실수한 자신을 용서할 줄 아는 사람이 실전에서 더 좋은 판단을 합니다. 좋은 마음이 좋은 성과를 만든다는 말이 감성적인 위로가 아니라 실제 메커니즘인 것 같습니다.
10억이 있어야 행복해진다고 생각하는 순간, 10억이 없는 지금이 불행이 됩니다. 조건을 걸어둔 행복은 그 조건이 채워지기 전까지 계속 나를 불행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불행한 사람은 조급해지고, 조급한 사람은 판단을 그르칩니다.
과정과 사람이 전부인 것처럼 주변과 일상을 대하다보면 10억이 따라오게 됩니다. 투자가 내 인생의 전부가 되면 오히려 투자를 못 하게 됩니다. 가족이 있고, 일이 있고, 건강이 있고, 그 위에 투자가 있는 겁니다.
역설적이게도, 투자를 인생의 전부로 두지 않는 사람이 투자를 가장 오래 합니다.
오늘부터 해볼 수 있는 것
거창하게 바꾸지 않아도 됩니다. 마음의 태도는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지만, 아주 작은 습관 하나에서 시작됩니다.
첫째, 판단을 적어두고 6개월 뒤에 다시 꺼내보세요.
이 지역을 왜 좋다고 봤는지, 왜 이 물건을 골랐는지를 짧게라도 적어두세요. 나중에 읽어보면 내가 무엇을 맞혔고 무엇을 틀렸는지가 보입니다. 이게 반복되면 내가 어느 영역에서 자주 틀리는지를 알게 되고, 그 자리가 바로 배워야 할 자리입니다.
둘째, 놓친 물건은 후회가 아니라 기준으로 남기세요.
놓친 물건이 왜 올랐는지 복기하는 건 반드시 해야 합니다. 그건 자책이 아니라 학습입니다. 다만 "내가 그때 왜 못 샀지"라는 후회로 남기지 말고, "이 지역은 이래서 올랐구나"라는 기준으로 정리해두세요. 같은 사건을 후회로 남기면 마음이 무너지고, 기준으로 남기면 실력이 됩니다.
셋째, 오늘 하루 다 못 한 것에 죄책감을 갖지 마세요.
투자 공부를 시작하면 이상한 압박이 생깁니다. 회사에서도 잘해야 하고, 가족한테도 충실해야 하고, 저녁에는 강의도 들어야 하고, 주말에는 임장도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걸 다 해내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임장 나간 날은 가족한테 미안했고, 가족과 시간을 보낸 날은 공부를 못 해서 불안했습니다. 그런데 이 죄책감이 쌓이면 어느 순간 다 놓아버리게 됩니다. 매일 100점을 받으려는 사람보다, 70점으로 5년을 계속하는 사람이 훨씬 멀리 갑니다.
넷째, 결정하기 전에 몸부터 확인하세요.
마음이 급해질 때 어깨와 턱에 힘이 들어가 있는지 한번 보세요. 힘이 들어가 있다면 그 상태에서 내린 결정은 대체로 좋지 않습니다. 힘을 빼고 하루만 미뤄서 다시 보셔도 늦지 않습니다. 하루 만에 사라지는 기회라면, 애초에 내 기회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1억도 안 되는 돈으로 시작해서 10억을 만든 분들을 보면, 특별히 똑똑하거나 남들보다 많이 벌던 분들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시선이 달랐습니다. 자기가 모른다는 걸 알고 배우러 갔고, 남의 성과를 운이 아니라 과정으로 봤고, 두려움이 아니라 감사에서 움직였습니다.
학창 시절 수학 시간을 떠올려보면 두 부류의 학생이 있었습니다. 답을 외운 학생과 공식을 이해한 학생. 시험지에 똑같은 문제가 나오면 둘 다 맞힙니다. 그런데 숫자만 바꿔서 나오면 한쪽은 그대로 풀고, 한쪽은 손을 못 댑니다. 결국 수학 실력은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면 응용문제에 대한 해답은 따라오게 되는 것이며 투자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어디가 좋대"를 외우는 건 답을 외우는 것입니다. 그 지역이 이미 올라버리거나, 규제가 바뀌거나, 금리가 움직이면 그 답은 쓸모가 없어집니다. 그런데 시장은 반드시 문제를 바꿔서 냅니다. 2021년의 시장과 2023년의 시장이 달랐고, 올해와 내년이 또 다를 겁니다.
그래서 필요한 건 답이 아니라 공식입니다.
오늘 말씀드린 세 가지가 바로 그 공식입니다. 모르는 걸 인정하고 배우는 태도, 성과를 과정으로 읽는 눈, 두려움이 아니라 감사에서 움직이는 마음. 이건 특정 시장에만 통하는 답이 아니라 어떤 시장에도 적용되는 공식입니다.
공식이 생기면 처음 보는 문제 앞에서 당황하지 않게 됩니다. 문제가 바뀐 것이지, 내가 푸는 방식이 바뀐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공식은 한 번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틀려보고, 고쳐보고, 다시 해보면서 조금씩 다듬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까지 실패했다고 느끼는 시간들도 사실 잃어버린 게 아닙니다. 전부 내 공식을 만드는 재료였습니다.
기술은 배우면 됩니다. 그런데 공식이 없으면 배운 기술을 쓸 기회조차 오지 않습니다. 하락장에서 떠나고, 상승장에서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기초를 토대로 ‘응용문제를 잘 푸는 사람’을 지향해보세요. 반복되는 혼란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태도로 성과를 만드는 사람이 되실 수 있으실거고 나도 모르게 훌쩍 성장한 자신을 돌아보실 수 있으실거에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