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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탐구생활 #5 중계그린과 무지개, 재건축이 된다니까 더 좋지 않을까? 그런데..[마리오소다]

26.10.05 (수정됨)

 

안녕하세요?
마리오소다입니다.

“재건축이 빠른 아파트가 무조건 더 좋은 아파트일까?”

오늘은 이 질문으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중계역 7호선 역세권에 자리 잡은 오래된 구축단지,


중계그린과 중계무지개.

두 단지는 비슷한 입지와 연식, 대단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은 재건축 진행 속도에서 차이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중계그린은 빠르게 앞서가며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는 듯 보이고,

중계무지개도 요즘 재건축 진행을 조금씩 진행하면서

그린을 따라올라가기도 하며 

매물 사정에따라 엎치락 뒤치락하며 그린을 잘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재건축이 더 빠른 중계그린이 무조건 더 좋은 선택일까요?

 

저는 현장에서 이 두 단지를 함께 보면서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현장에서 듣고 느낀 이야기를
중계무지개가 주인공인 짧은 소설 형식으로 풀어보려고 합니다.

 

 

 

 

느리지만 꾸준한 친구, 중계무지개 이야기.

같이 들어가 보실까요? 

 

<느리지만 꾸준한 친구, 중계무지개 이야기>

 

 

오늘도 신혼부부다. 

 

"소장님, 보니까 그린이 좀 더 비싼 것 같은데 왜 그래요?

 중계역까지 거리는 둘 다 비슷한 것 같은데요. 옆에 열병합발전소도 혐오시설 같아서, 

아이 키우기에는 무지개가 더 안전하고 나을 것 같았거든요."

 

"아, 그린이 열병합발전소랑 가깝긴 한데, 

오히려 그것 때문에 지역난방비 할인을 받아서 사람들이 더 좋아하기도 해. 

한 달에 5만 원 할인이면 꽤 크거든. 그래서 예전부터 전세도 무지개보다 조금 더 잘나가곤 했어. 

그린은 국평(국민평형)도 있어서 가족 단위 수요가 더 많기도 하고.

 게다가 요즘엔 재건축 진행이 빨라지면서 거래도 잘 되다 보니 평소보다 가격 차이가 좀 더 벌어지긴했는데,

그럼 또 무지개도 따라오고 그렇긴해. 동위치나 매물 컨디션에 따라서 또 다르기도 하고 그래. "

 

이 말을 듣고 있던 그린이는 또 어깨를 으쓱거린다.

 

"봤지? 무지개야, 요즘은 재건축이 대세야. 

너도 부지런히 따라와야 할 거 아니야. 

언제까지 명상이나 요가만 하고 있을래? 

내가 처음부터 국평이 꼭 필요하다고 할 때도 말 안 듣더니.

우리 같은 구축한테는 요즘 대세는 재건축이다.

준비도 미리미리 해놔야 해. 타이밍이 생명이라고. 상승장에서는 나처럼 빨리 달려주는 것도 필요하다니까?"

 

나는 그린이의 잘난 척을 들을 때마다 머쓱해지곤 한다. 

맞는 말이다. 

내 재건축 시계는 저 녀석보다 한참 뒤처져 있으니까. 

저 녀석은 언제 시간이 있어서 저렇게 부지런히 잘 사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안다. 녀석이 앞장서서 가격을 올려놓으면, 

결국 내 몸값도 그 뒤를 부지런히 따라간다는 사실을. 

 

나도 녀석만큼 빠르고 기민하진 못해도 매일 조금씩 노력하고 있는데, 너무 뭐라 하진 말라고..

 

그린이와 나는 이곳에서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을 지켜봐 왔다. 

특히 우리 둘 다 소형 평수를 품고 있어서 신혼부부나 1인 가구의 출발과 변화를 함께할 수 있었다. 

 

우리 둘이 '은사(은행사거리)' 애들에 비하면 찬밥 신세일지 몰라도, 

그린이 녀석이 든든하게 역세권 자리를 지키며 

늘 나를 챙겨준 덕분에 우리는 속도만 다를 뿐 방향은 같았다. 

이 지역에서 젊은 세대부터 어르신들까지 모두에게 쾌적하고 

편리한 거주 환경을 제공하며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도 앞서가는 그린이 덕분이라, 

얄밉긴 해도 늘 고맙다.

 

여름 휴가 시즌이 끝나면서 나와 그린이를 번갈아 비교하며 집을 보러 오는 신혼부부들이 부쩍 늘었다. 

 

우리 단지 벤치에 앉은 저 젊은 부부도 오늘 구슬땀을 흘리며 둘러본 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다. 

전세 만기는 다가오는데 주변에 전세 매물은 없고, 있더라도 가격이 너무 뛰어 

차라리 평수를 좁혀서라도 내 집 마련을 하겠다고 몇 주째 주말을 반납하고 임장을 다니는 부부다.


 

"여보, 대출 조금만 더 끌어올 데 없을까? 

아무래도 중계그린이 재건축 속도도 빠르고 시세 오르는 거 보면 지금 아니면 못 살 것 같아. 

10평대라도 여기서 살면서 버티다가 신축 되면 좋은 거 아니야?"

 

남편이 스마트폰의 호가 창을 쓸어내리며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아내의 눈빛은 달랐다.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가만히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던 아내는 조용하지만 단호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오빠, 우리 목표가 뭐야? 여기서 평생 살 거 아니잖아. 딱 4~5년이야. 돈 바짝 모으고 아이 생기면 넓은 20평대나 30평대로 갈아타기 하기로 했잖아, 맞지?"

 

"그렇지. 10평대에서 아이 키우며 오래 살긴 힘드니까… 이사는 가야지."

 

"그러니까. 근데 아까 소장님 말씀 들어보니까 여기가 투기과열지구라서 조합설립인가가 나는 시점부터는 조합원 지위 승계가 금지된대. 

조합원 매물은 함부로 팔 수가 없는 거야. 

우리가 딱 팔고 나가야 할 5년 뒤에 매매가 묶여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어. 

재건축이 빠른 게, 5년 내로 무조건 갈아타기를 해야 하는 우리 같은 10평대 신혼부부한테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거지."

 

"근데 1세대 1주택이면서 5년 거주, 10년 보유하면 조합원 승계 가능하다잖아. 

5년 실거주하는 동안 아이 생기면 어릴 때까지 키우다가, 

나중에 넓은 평수 전세로 나가 살면서 10년 채우고 팔거나 계속 가져가도 되고. 

어쨌든 나중에라도 신축 되면 좋으니까."

 

"그것도 방법이긴 해. 

근데 오빠, 그 10년 보유 조건 맞추려면 우리 종잣돈이 저 10평대 아파트에 10년 동안 완전히 묶인다는 뜻인데, 괜찮아?

우리가 여기서 5년 살다가 아이가 커서 20~30평대 넓은 전셋집으로 나간다고 쳐보자. 

우리 전 재산은 그린이에 다 묶여 있는데, 그 넓은 집 전세금은 하늘에서 떨어져? 

결국 또 엄청난 전세자금 대출을 영끌해서 받아야 해. 

게다가 유주택자라 대출이 안 나올 수도 있고. 

설사 나온다고 해도, 

나중에 내가 워킹맘으로 복직했을 때 숨만 쉬어도 나가는 그 어마어마한 대출 이자 감당할 수 있겠어? 

우리 가족 현금흐름이 완전히 망가질까 봐 걱정돼."

 

"그래도… 신축이 되면… 다 보상되지 않을까? 아, 그리고 아까 소장님이 현금청산 받고 나오면 된다던데?"

 

"청산받고 나갈 순 있지. 근데 감정평가사가 산정한 가격대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서,

 호재나 시장 분위기가 반영된 시세대로 넉넉하게 받고 나가긴 힘들대. 

그럼 굳이 비싼 돈 주고 재건축 단지를 산 메리트가 없다고 하셨잖아."

 

남편은 대화를 멈추고 자신의 운동화 끝을 바라보며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이내 어렵게 입을 뗐다.

 

"그럼… ..무지개로 가자고?"

 

"응. 우리한텐 그게 맞는 것 같아. 

남들 가진 돈에 비하면 적을지 몰라도, 

우리에겐 저 10평대에 들어가는 돈이 귀한 전 재산이잖아. 

이 자본을 깔고 앉아서 10년 세월을 무작정 버티는 게 아니라, 

우리가 원할 때, 즉 갈아타기 해야 할 때 미련 없이 매도하고 엑시트 할 수 있어야 해. 

그러는 동안 돈 열심히 모아서 합친 다음 더 좋은 환경, 더 넓은 평수로 조금씩 옮겨가는 전략을 써보자."

 

"재건축… 아, 포기하기 너무 아쉬운데… 그래, 기회비용과 리스크가 적은 선택이라는 거지? 

나도 생각해보니, 욕심내는 것보다 네가 말한게 현실적으로 그게 우리한테 더 맞겠다."

 

이 젊은 부부의 치열한 갈아타기 계획을 안전하게 지켜줄 든든한 징검다리는 바로 나, 무지개였다.

 

<집을 사는 사람의 시간표가 항상 재건축의 시간표와 같은 것은 아니다>

서울과 수도권을 임장하다 보면 재건축 현수막이 걸린 단지를 정말 많이 보게 됩니다. 

 

노원구도 동네를 가리지 않고 재건축·재개발 등 각종 호재가 넘쳐나며, 

요즘 같은 저가 매물 중심의 상승장에서 거래를 활성화하는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재건축 단지들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선택하기 전 한 번 더 짚어봐야 할 점은 없을지 현장을 돌며 생각해 보았습니다.

 

결론은 언제나 그렇듯, 

막연한 호재보다는 '자신의 자산 상황과 가계 계획에 맞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재건축은 무조건 빠를수록 좋은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집을 사는 사람의 시간표가 항상 재건축 단지의 시계와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이야기 속 부부처럼 '평생 살 집'이 아닌 '다음 스텝을 위한 첫 집'을 찾는 사람이라면 더욱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현행법상 투기과열지구 내 조합설립인가 단지의 '조합원 승계 제한' 규제는, 

장기간 이사 계획이 없거나 자금 여력이 충분한 사람에게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5년 뒤 엑시트가 필수적인 신혼부부에게는 치명적인 자산 잠김 리스크이자 엄청난 기회비용 상실이 될 수 있죠.

 

어떤 단지가 더 빨리 신축이 되고 더 많은 돈을 벌어다 줄 것인가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내가 팔아야 할 때 팔 수 있는가", "다음 집으로 무사히 갈아탈 수 있는가"를 먼저 질문해야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 조금 느린 속도로 가고있는,

내가 달려야 할 때 함께 달려주고, 

내가 잠시 멈춰야 할 때 기다려주는 아파트를 선택하는 것이 

상황에 따라서는 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집을 산다는 것은 결국 우리의 삶과 시간표를 그 집에 녹여내는 과정이니까요. 

그래서 부동산에 완벽한 하나의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 다른 삶의 시간표를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자신의 시간표에 꼭 맞는 만족스러운 선택들을 차곡차곡 쌓아가시기를 응원하며, 

 

이번 단지 탐구생활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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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

뽀오뇨26년 앰버서더 MVP
26.10.05 12:44

소다님 너무 몰입하면서 읽었네요 ㅎㅎ 결국 내가 팔고싶을때 팔수있는집! 장기적인 계획을 생각하고 결정하는 부부 너무 응원하고싶네요😁💛 은사에게는 찬밥이지만 속도만 다를뿐 방향은같다는 말이 인상적이네요 ㅎㅎㅎㅎ 이번도 감사합니다!🙏 벌써 다음편 기다려져용🩷

말리부로
26.10.05 12:49

개인적인 상황에 따라 해답은 다 다를수 있다는걸 다시 한번 정리해볼수 있었어요 소다님~!! 중계그린 난방비 적은 것도 덕분에 알게됬네요ㅎㅎ 좋은글 나눔해주셔서 감사하고, 다음 단지 탐구생활도 기대되네요☺️

성로이
26.10.05 13:03

매수자에 따라, 그 목적과 방향성에 따라 비슷한 가치의 단지더라도 또는 가치 차이가 있더라도 우선순위가 더 있겠어요! 우린 모두 각자 다른 삶의 시간표를 갖고 있다! 넘 와닿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소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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