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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겠다"고 했다가 3000만원 배상…임차인 퇴거 협의할 때 꼭 알아야 할 것

26.10.20
파이낸셜 뉴스 "내가 살겠다" 세입자 내보낸 집주인…다시 전세 놨다가 3000만원 배상

 


안녕하세요.

민갱입니다.

 

최근 실거주를 이유로 임차인의 계약갱신을 거절한 집주인이, 

이후 다른 임차인에게 집을 임대했다가 수천만 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된 기사를 읽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집주인은 실제로 약 14개월간 해당 아파트에 거주했습니다.

이후 다른 주택의 보증금을 반환할 자금이 필요해 다시 전세를 놓았지만,

법원은 그 사정만으로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 기준은 두 가지였습니다.

  • 갱신을 거절할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이 발생했는가
  • 그 사정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는 것이 불가피했는가

이러한 사정이 있었다는 점은 임대인이 증명해야 합니다.
 

여기서 기준이 되는 기간은 ‘집주인이 전입한 날부터 2년’이 아니라,

기존 임차인의 계약이 갱신되었다면 이어졌을 기간입니다.

 

저는 이번 판결을 보면서 전세를 놓고 보유하는 투자자라면,

매수할 때부터 임대차 운영과 매도 계획을 함께 생각해야겠다는 점을 다시 느꼈습니다.

 

아파트를 운영하고 매도하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2년 뒤에 세입자가 나가면 매도해야지…”

“세입자만 나가주면 매도할 수 있는데.”
“이번에 매도해야 다음 계획을 진행할 수 있는데.”

 

전세 계약, 비과세에 필요한 보유 및 거주기간이 2년이다보니 매도 역시 2년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계약기간이 2년이라는 것과, 2년 뒤 임차인이 반드시 퇴거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임차인에게도 가족의 생활과 이사 계획이 있고, 법으로 보장된 권리가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일정과 임차인의 일정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때 마음이 급해지면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내가 들어가 살겠다고 하면 나가주지 않을까?”

 

하지만 실제로 거주할 계획이 없으면서 실거주를 이유로 퇴거를 유도하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이번 판결은 집을 다시 임대한 사건입니다. 

다만,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뒤 실제로 거주하지 않고 매도한 사건에서도, 

임대인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하급심 판결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책임과 결과는 사안마다 달라질 수 있다하더라도

거짓 설명으로 임차인의 퇴거를 유도하는 선택에는 분쟁과 손해배상의 위험이 따른다는 점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됩니다.

 

저는 이것이 조금만 돌아가면 횡단보도가 있는데, 

빨리 가고 싶은 마음에 무단횡단을 하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몇 걸음을 줄일 수는 있어도, 그 과정에서 감수해야 할 위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실제로 거주할 계획이 없다면, 

임차인과 솔직하게 상황을 나누고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협의에 앞서 합의가 되지 않았을 때의 선택지도 준비해두면 좋겠습니다.

 

신규 2년 임대차로 시작했다면

  • 갱신을 반영해 총 4년까지 보유·운영할 수 있는지,
  • 임대차를 승계하는 조건으로 매도할 수 있는지

함께 검토할 수 잇습니다.


 

그렇다면 상황별로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요?

 

먼저, 임차인과 퇴거를 협의하고 있다면 합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남겨야 합니다.

 

이사비, 보증금 일부 반환, 이사일정은 협의 후 결정 등 

우리는 흔히 우리 입장에서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임차인도 다음 집을 구하고, 계약금을 마련하고, 이사를 준비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퇴거일만 이야기하기보다 그 일정이 실제로 진행될 수 있도록 자금 계획까지 함께 맞춰야 합니다.

 

협의할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이사 가능한 기간과 최종 퇴거일(마지노선)
  • 이사비 등 별도 보상금액과 지급일
  • 보증금 일부를 먼저 반환한다면 그 금액과 반환일
  • 나머지 보증금의 반환일
  • 매매가 성사되지 않거나 일정이 변경될 경우의 처리 방법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그 내용을 문자나 합의서로 남기고 약속한 일정 혹은 즉시 지급해야 합니다. 

한쪽이 내용을 정리해 보내는 데서 끝내지 않고,

‘위 내용에 동의하시면 계좌 부탁드립니다’ 와 같이 

양측이 같은 조건에 동의했는지도 확인하고 남겨두시는게 좋습니다.

 

다음으로, 임차인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투자자에게 팔리면 계속 살고, 직접 들어와 살 분에게 팔리면 이사할게요.”

이 경우에는 퇴거가 확정된 것이 아니라, 매수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조건부 의사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실거주 매수인이 언제까지 정해져야 하는지, 

임차인이 새집을 구할 시간을 얼마나 확보해야 하는지,

이사비와 보증금은 언제 지급할지 등을 미리 협의해두면 좋겠습니다.

 

이후 매수인이 구체화되면 
임차인과 매수인의 실제 퇴거일과 자금 일정을 다시 확인하고,

매매계약의 잔금일, 이사 날짜를 맞춰야 합니다.

 

조건부 의사만 확인한 상태에서 

매수인에게 “세입자는 나가기로 되어 있습니다”라고 확정해서 전달하면,

서로 다른 기대를 가진 채 계약이 진행되면서 예상치 못한 분쟁이 발생 할 수 있습니다.

 

임차인과 협의한 내용, 매수인에게 설명한 내용, 계약서에 적힌 내용이 서로 맞아야 합니다.

 

이 과정에는 시간과 비용이 들 수 있습니다.

보유기간을 늘리거나 매도 방식을 조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 생각했던 계획보다 조금 돌아가는 길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하지만 서둘러 진행하다 분쟁이 생기면 예상하지 못한 비용뿐 아니라

대응하는 시간과 마음의 부담까지 더해집니다.

임차인 역시 거짓 설명을 믿고 주거 계획을 바꾸는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투자를 오래 이어가려면, 계획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임차인과 충분히 협의하고, 

합의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남기고, 

협의가 어려울 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두는 것.

 

조금 돌아가더라도 횡단보도를 건너는 선택이, 

내 자산과 투자생활을 오래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9

이호
26.10.21 13:24

무단횡단 하지 않고! 안전하게 횡도보도로 건너가 볼께요! 어떻게 협상할지? 왜 순리대로 해야 하는지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룰루랄라7
26.10.20 16:07

돌아가더라도 횡단보도로 가겠습니다 ㅎㅎ 비유 대박입니다 민부님!

꿈꾸는욤
26.10.20 16:27

섣불리 내가 들어간 후에 매도해야지~ 라고 생각하면 안되겠습니다. 실제 14개월 거주했음에도 위와같은 판례가 나왔다는 점을 염두하고 세입자분과 미리 일정협의를 잘 해야될 것 같습니다! 정리 감사합니다 갱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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