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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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위] 저를 놀라게 했던 일반인 투자고수들의 공통점


얼마 전 새로운 장소에 갈 일이 생겼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 역시 그들만 서로 알고 있는 낯선 장소에 처음 들어서게 되었을 때 묘하게 긴장이 되고 어리버리한 느낌을 갖게 된다.


나를 제외한 모두가 무언가에 열심인 곳에 나 혼자 들어설 때의 낯설음.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그 순간 ‘내가 처음 재테크란 것에 관심을 가졌을 때도 이런 느낌이었는데’란 생각이 났다.


그 때 기억을 하나 둘 떠올리다보니 내 경험으로 ‘이제 막 재테크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글을 적는다.


| ‘와… 뭐지. 김 대리님, 알고 보니 부자였네?’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을 때, 나이도 한 살 많고 회사도 1년 선배인 김주임이 있었다.

몇 년간 함께 고군분투하면서 꽤 친해졌다.

둘 다 대리였으니… 입사하고 4, 5년이 지나서 였을까.

어느 날 같이 점심을 먹다가 정말 우연찮게 선배의 통화를 듣게 되었다.

“네, 사장님. 전세는 시세대로 할게요. 대신 !@#!#@$(그 뒤론 들어도 무슨 말인지 모름)”

전세를 구하나보다 했는데 전세 임대를 주는 상황이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우와, 선배님. 임대 주시는 거에요? 대단하시다”

“아, 이거 작년에 어머니가 내 쌍둥이 형이랑 하나씩 사라고 추천하셔서 샀어”

집을 살 때 그 집을 살 돈이 전부 있어야 살 수 있다고 생각했던 갓 서른을 넘긴 나는

‘이 사람도 금수저구나. 돈 많네…’라고 차마 말은 못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내 마음을 읽은 것처럼 그는 말했다.

“이거 다 내 돈으로 산 거 아니야. 전세 끼고 산거야 ㅎㅎ”

이미 금수저가 아닌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 생각했던 나는

“아…네 ㅎㅎ”라고 답했다.

대화는 거기서 끝났다.


얼마의 시간이 흘러 우연히 선배가 내게 말했다.

“김 대리, 너 왠지 부동산 잘 맞을 것 같애”

내가 물었다.

“왜요?”

선배가 답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일단 서울에 오래 살아서 익숙하잖아. 돈도 어느 정도는 모은 것 같고”

어차피 안 될거라 생각했던 내가 답했다.

“ㅎㅎ 저 서울 촌놈이에요. 그리고 몇 억씩은 당연히 없어요”

대화는 거기서 끝났다.


| ‘어?! 오 과장님, 숨은 고수였네’


투자를 시작하고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기 시작할 무렵(대략 2018년 말 정도였던 것 같다), 투자하며 이직을 했던 나는 새로운 직장에서 새로운 동료들과 어느 정도 친분이 생기기 시작했다.

우리 부서는 아니었지만, 옆 부서에 있던 오 과장은, 나처럼 이적생인데다 나이도 직급도 같아서 동기이자 친구처럼 지내게 되었다.


당시 나는 팟캐스트를 통해 외적 활동을 막 시작했었는데, 월부 팟캐스트를 듣던 오 과장이 먼저 내게 말을 걸었다.

“김 과장님, 이거 혹시 김 과장님 아니에요? 목소리가 너무 똑같은데…”

외부로 말하고 싶지 않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나는 말했다.

“아… 그거 저 아니에요”

오 과장이 웃으며 말했다.

“에이, 맞잖아요. 웃음소리까지 완전히 똑같은데요. 말투랑”

‘걸렸다’는 생각이 들었던 나는 털어놓았다.

“대신 꼭 비밀로 해줘요. 좀 불편할까봐…”


오 과장이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저도 투자 오래 했어요 ㅎㅎ 부동산은 아니고, 주식!”

직장인 투자자를 실제로 거의 보지 못했던 나는 반갑기도 놀랍기도 했다.

“오?! 정말요? 주식 하셨구나… 대단하시네요”

오 과장이 말했다.

“저는 김 과장님처럼 대단한 사람은 아니에요. 그냥 오래 하기만 한 거에요 ㅎ 팟캐스트 김과장님 맞구나, 역시 ㅋㅋ”

내가 말했다.

“그래도 꾸준하게 하신 것 자체가 대단한거죠. 결과가 있으니 오래하셨겠죠(투자는 오래 했다는 것 자체가 돈을 벌었단 이야기다)”


오 과장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냥 저축했다고 생각했을 때보다 2배 정도는 되겠네요 ㅋ”

내가 말했다.

“힘드셨겠네요”

오 과장이 다시 한 번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전 주식이 잘 맞고, 이젠 조금, 아주 조오그음은 돈 안 잃고 하는 법을 알 것 같아요”


| 그들의 현재


내게 부동산 투자를 추천해주었던 김 선배는 광진구에 자가를 마련하고 근처에 주택을 하나 더 보유한 2주택자가 되었다. 40대 중반에 접어든 그는 현실적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하고 회사에서의 꿈에 도전하고 있다. 가끔 자기는 아직도 멀었다고 푸념하지만, 그도 알고 나도 안다. 정말 감사한 상황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겸손한 그는 자신감을 가지고 중년을 보내고 있다.


서로 다른 영역이었지만, 직장인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현실에는 거의 없는 사람을 만났다는 반가움을 선사해준 옛 동료 오 과장 역시 최근에 주식 투자로 불린 돈으로 성동구에 자가를 마련했다. 외벌이였기에 쉽지 않았겠지만, 불가능해 보이던 서울 신축에 세 가족의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집에 깔고 앉는 게 너무 아까운데… 내가 좋아하는 주식 하자고 가족들이 원하는 걸 언제까지나 외면할수는 없는 거니까…’라며 웃는 그의 모습이 생생하다. 그 역시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14년을 버틴 그의 주식 투자 이력은 지난 날의 어려움 그 이상의 값진 결과로 돌아왔다. 김선배와 마찬가지로 그는 자신감을 가지고 40대를 살아가는 중이다. 회사에서 다른 사람들은 오 과장이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아마 모를 것이다. 그 역시 김선배와 마찬가지로 조용하고 겸손한 사람이니까.


| 그들의 공통점


내가 직접 투자해오고, 또 동시에 나 같은 전문 투자자는 아니라도 ‘일반인 투자고수’가 된 지난 인연들을 지켜보면서, ‘웃으며 직장생활 하는 조용한 부자’인 사람들의 공통점을 알게 되었다. 그것을 여러분들께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첫째. 투자를 오랜 기간 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단박에 큰 돈을 버는 게 아니라, 꾸준히 같은 행위를 반복하면 몇 년 뒤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행동한다. 본인의 뼈저린 경험을 통해서든, 다른 조력자의 도움을 통해서든 그것을 깨닫고 장기적 관점으로 생활해 나간다. 즉 올바른 투자관을 가지고 있어서 도박성 투기로 인한 복구불가능한 실패가 끼어들 여지를 주지 않는다.


둘째. 투자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부동산을 하면 부동산은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 투자하게 된다면 돈을 벌기까지의 과정이 어떤 지를 알고 있다. 주식을 하면 주식은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 투자하게 된다면 돈을 벌기까지의 과정이 어떤 지를 알고 있다. 이 또한 마찬가지로, 본인의 시도와 실수를 통해 그것을 깨닫든, 아니면 운이 좋아 주변의 도움을 받든, 무엇 때문이든 그것을 알고 있다. 실제로 오 과장은 주식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내집마련도 잘 했다(집을 산지 1년 조금 더 되었으니)


셋째.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연구한다.

투자대상에 대한 공부를 통해 그것의 특징을 알았다면, 이후엔 본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부동산을 할지, 주식을 할지에 대한 선택을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와 같은 원리다. 나만 아는 것도 아니고, 상대만 아는 것도 아니다. 그 둘 다를 알고 답을 내려고 한다. 설령 그 답이 완벽하진 않더라도, 적어도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보면서 본인에게 맞는 길이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을 해피 엔딩으로 만들고자 꾸준히 노력한다.


넷째. 한 번의 시도를 결과로 보지 않고 과정으로 본다.

한 번의 결과로 ‘역시 난 부동산이 안 맞아’, ‘역시 주식으로 돈 버는 사람은 없어’ 와 같이 생각하지 않는다. 한 번의 결과가 좋았든 안 좋았든 그것을 바탕으로 이전보다 나은 투자를 하고자 노력한다.


다섯번째. 본인이 투자를 한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지 않는다.

그들과 투자 이야기를 하기까지도 오래 걸렸거니와, 서로 투자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이후로 그것을 주제로 서로 투자 대상을 알려준다거나 추천하는 등의 일이 없었다. 주변의 관심이 불편할까 그런 것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본인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투자에 있어 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본인의 이야기나 의도를 완전히 이해해주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으리라. 또한 본인의 기준이 잡혀있으니 주변의 불필요한 훈수를 피하고 싶었기도 했을 것이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필요한 일들이 아닐테니. 다만, 그렇기에 초보자들은 더 조력자를 만나기 힘들 것이다.


| 당신이 이제 막 재테크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래서 난 당신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의 목표가 ‘회사 따윈 연연하지 않으면서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여유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면 앞의 교훈을 따라보라고 말이다.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일까?

부동산 투자는 어떤 특징이 있으며 지금 가능성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무엇일까?

주식 투자는 어떤 특징이 있으며 지금 가능성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무엇일까?

나라는 사람에겐 부동산 투자가 좋을까, 주식 투자가 좋을까.?

이런 고민부터 해보라는 것이다.

그래야 멘토든 조력자든 만나서 투자자로 성공적인 첫 발을 뗄 수 있을 테니까.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그게 정해지면 어느샌가 주저하고 있는 모습이 아니라, 앞으로 달려나가려는 자신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천원짜리 커피 한 잔 사줄래? 내가 이야기해줄게.


수없이 많은 정보가 있다. 정보를 구하는 건 어렵지 않다. 그 정보를 읽는 힘이 내게 없을 뿐이다.


방법은 흔하다. 그 방법에 몰입할 만큼 스스로를 설득할 자신이 없는 본인만 있을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과정에서 헤메고 있지만, 결국 근본적인 원인은 앞서 내가 말한 것들 때문이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여러가지 투자는 도대체 어떤 원리와 과정으로 돈을 버는 것일까. 나라는 사람은 어떻게 재테크를 해나가야 할까.


이런 것들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저 유튜브, 블로그나 몇 개 찾아보고 본인이 경험하지 못했음에도 이게 맞네 저게 맞네 평가만 하면서 정작 중요한 행동은 기약없이 미루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게 어려운 이유는 내가 앞서 말한 것들을 알아보기 위한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고, 또 여전히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보단 ‘그래서 뭘 사야 되요?’ 혹은 ‘그래서 지금 사야 되요?’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테크에는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행동이든 결과든 달라지는 게 없다고 생각되는가?


그렇다면 너나위를 같은 회사 선배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투자를 잘 하지만, 그가 투자를 하며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걸 아는 후배는 나뿐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투자에 대해 말하는 걸 꺼려하지만, 왠일인지 눈물 많고 오지랖 넓은 그는 나를 진짜 도와주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그에게 제안해보자.

“형, 저 투자 어떻게 해 나가면 좋을지 일단 초보한테 필요한 이야기 좀 해주면 안 되요?”


혹시 모르는 일 아닌가? ‘괜찮아, 이 정도 같이 고민해주는 건 나한텐 쉬운 거야. 대신 커피는 한 잔 사라’ 라고 그가 말할지.


스타벅스 커피까진 필요 없다. ‘사장님이 미쳤어요’ 현수막이 걸린 동네 카페에서 파는 쿠폰 잔뜩 먹인 천원짜리 커피면 된다.


2024년도 벌써 절반이 훌쩍 지나는 시점이 되었다.

그러니 더 이상 미루지 말자.


너나위와 함께 하는 짧은 스터디를 통해서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전에 알아야 하는 것을 스스로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한다.


천원짜리 커피 한 잔 사주면 된다.


그는 착하고 성실하지만 겁이 많아 재테크를 미뤄왔던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당신의 그런 모습이 10년 전 자신과 참 닮아있다고 생각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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