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속의 아이콘이 될 지꿀입니다🍯
에필로그에 이어, 1호기 투자 경험담 본편을 작성해봅니다.
(에필로그 ▶ https://weolbu.com/community/2013984?inviteCode=FEA76F)
네집마련 경험담에서 내집마련 경험담으로
앞서 작성한 친구의 신혼집 마련 경험담은 저의 1호기로 이어집니다.
친구를 돕는 과정에서 서울 4급지 앞마당의 최근 분위기를 느끼며 그 안에서 저 또한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매수를 준비하는 친구의 모습에서 '꼭 사겠다는 마음과 행동'을 보았기에 저의 1호기 투자도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저 또한 친구의 신혼집과 가까운 곳에 실거주 1호기를 투자하게 됩니다.
1호기라는 결과물도 중요하겠지만, 한 채의 투자만으로 경제적 자유라는 저의 목표를 이루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환경 안에서 투자실력을 계속 키워나가는 노력이 앞으로도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에서는 지난 시간들을 되짚어보고 앞으로를 다짐하는 차원에서, 월부에서 제가 보내온 여정과 1호기 투자까지의 긴 이야기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동료의 중요성_동료의 응원으로부터 시작된 변화
강의를 들으며 투자자로 성장해온 시간,
1호기 투자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신 선배, 동료분들,
계약 이후에 거치게 되는 많은 절차들까지 실시간으로 매 순간 도움을 주셨던 분들.
돌이켜보면 1호기 투자에 이르기까지 온전히 제 자신의 힘 만으로 이뤄진 것은 없었습니다.
기초반에서 공부만 하던 만년수강생이던 저는, 첫 열기 조장방에서 만난 한나둘님의 멱살캐리를 받으며 1년 8개월만에 처음으로 실전반에 들어가게 됩니다. 당시의 저는 실전반 광클에 계속 떨어져 자책하면서도, 기초반에서 열심히 하자는 마음으로 ‘수강하는 마음_열기를 실전처럼’이라는 글을 쓰게됩니다. 그리고 그 글을 읽은 직후 나둘님은 저에게 아래처럼 연락을 주셨습니다.
사실 나둘님은 저와 비슷하게 월부를 시작한 동료였지만, 제가 머뭇거리며 시간을 흘려보낸 사이 저보다 훨씬 성장해 계셨고, 직접 경험한 환경의 중요성을 저에게 피를 토하는 마음으로 알려주셨어요.
그리고 이어 나둘님은 저에게 실전반 광클방법까지 전부 다 전수해주셨습니다. 비록 광클은 실패했지만, 응원에 힘입어 열심히 정규과정에 참여한 결과 감사하게도 그 달 기초반에서 MVP를 받아 실전반 신청에 활용했습니다.
실전반을 들어가기 전까지 저는 말 그대로 ‘만년수강생’이었어요.
투자하겠다고 말은 하고 다녔지만 언제, 얼마로, 어떤 곳에 투자할지 전혀 정해둔 게 없었고,
그저 ‘언젠가 하겠지’라는 느슨한 마음만 품은 채 수강을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만약 동료의 동기부여가 없었더라면 실전반에 가서도 끌려다니듯 시간을 보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서 성장한 동료의 모습과 응원이 정체되었던 제 성장에 중요한 에너지가 되어주었습니다.
환경의 중요성1_배우려는 의지만 있다면, 배울 점들은 이미 가득한 환경
부끄럽지만, 저는 놀이터에서 열심히 활동하시는 동료분들이나 튜터님들의 모습을 보며 ‘왜 저렇게까지 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 마음인채로 조장을 맡다 보니 조원분들께 좋은 조장도 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랬던 저였음에도, 요즘은 월부에서의 활동 자체가 즐겁습니다.
그 터닝포인트는 올해 2월 수강한 내집마련중급반이었어요. 당시에 반장이셨던 장으뜸님과 같은 조장으로 만났던 케익교환권님으로부터 ‘조장 역할 잘 하는 노하우’를 배웠고, 효과를 증명이라도 하듯 조원분들 잔존율도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같은 달, 튜터로 계셨던 샤샤와함께 튜터님과 젊은우리 튜터님께서 밤낮으로 나눔을 해주시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며 ‘나도 튜터님들처럼 나눌 수 있는, 실력있는 투자자가 되고싶다’는 꿈을 가지게 됩니다.
이후로는 그 모습을 닮고자 실력을 쌓아나가며 놀이터에서의 활동량을 늘려가기 시작합니다.
되돌아보면, 배울 점들은 항상 주변에 있었고, 바라보는 저의 자세와 의지가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성장을 지속하는 방법_일단 포기하지 않기
월부에서 공부를 시작한지 1년 반만에 처음으로 MVP에 선발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MVP가 그저 남들 얘기라고 생각했고, ‘기초반만 들으며 투자를 해도 충분하겠지..’ 그런 생각들로 제 자신의 ‘적당주의’를 합리화하며, 더 노력할 생각은 없이 시간을 보냈던 적도 있었습니다.
MVP 혜택으로 올해 7월 지방투자실전반을 시작으로, 9월 열반스쿨실전반, 10월 지방투자실전반을 연이어 수강하며 단기간에 많은 성장과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실전반에서는 버린돌 튜터님, 메로나 튜터님, 흔전만전 튜터님을 비롯하여 실력과 경험이 출중한 조장님들과 동료분들을 만나며 이전과는 다른 환경에서 수준 높은 성장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부끄럽지만 제 단지분석장표를 모아보았습니다. 이제보니 단지분석을 아예 안해서 자료가 없었던 적도 많네요.ㅎ
변화의 과정을 거치며 월부에서 강조하는 독강임투(독서, 강의, 임장과 임보, 투자)가 실제로 제 투자실력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쌓아 온 실력과 경험이 1호기 투자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되어주었습니다.
불과 수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주변에 저보다 실력 좋은 동료분들과 비교하는 나쁜 습관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초라하게 여기며 에너지를 갉아먹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포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성장하며 시간을 보내다보니 감사하게도 좋은 기회들이 저에게 주어졌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일단 포기하지 않았던 제 자신에게 감사합니다.
환경의 중요성2_투자 방향 전환, 지방 소액투자에서 서울 4급지 내집마련으로
“꿀님, 혹시 소액투자 말고 서울 실거주도 생각해 보셨어요?”
실전반에서 임장 중, 나란히 걷던 바킨베스터님과 1호기 투자에 대한 고민을 나눴습니다. 올해 이미 서울에 실거주로 투자를 한 바킨님은 자신의 투자 경험을 나눠주시며 이처럼 말씀해주셨어요.
“아뇨, 그 생각은 못해봤네요. 저는 소액투자로 지방만 봐왔거든요”
저는 당시에 서울에 빌라 월세방을 알아보며 동시에 지방소액투자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서울 자가 실거주라는 선택지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런데 바킨님은 저와 종잣돈이 비슷한 상황에서 서울에 실거주로 투자한 경험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고, 동료의 경험담을 들으며 저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게 됩니다.
“꿀님, 고민하셨던 것들 잘 정리해두시고, 튜터링데이때 꼭 튜터님께 여쭤보세요!”
당시 실전반 조장님이셨던 리스보아 조장님의 조언에 따라 제 투자고민을 잘 정리해 두었고, 저희 조 튜터님이셨던 메로나튜터님께 제 고민을 말씀드렸습니다.
“지꿀님, 서울 실거주도 고려해 보셨나요? 월세 보증금과 지방 소액투자 종잣돈을 합치면 서울 투자도 가능할 거에요.”
제가 서울 실거주에 대해 말씀드리기도 전에, 튜터님께선 바킨님과 같은 안을 저에게 제시해주셨습니다. 마침 저는 서울 4급지 두 곳을 앞마당으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튜터님께선 이어서 좀 더 명확한 생각을 말씀해주셨습니다.
“꿀님, 이번에 서울투자 안하면 이후에 서울에 등기 칠 수 있는 기회가 언제 또 올 수 있을지 몰라요. 지금의 분위기라면 앞마당 더 늘릴 시간도 없어요. 저라면 지금 가지고 계신 두 앞마당 안에서 매물 털어서 1호기 할 것 같아요.”
규제로 인해 매물코칭과 투자코칭이 막혀서 막막했던 저에게 메로나튜터님께선 최대한 할 수 있는 모든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튜터링 시간이 초과된 상황임에도 끝까지 말씀을 이어 주셨고, 조장님과 동료분들도 늦은 시간까지 기다려주신 덕분에 저는 그 자리에서 앞으로의 방향을 명확하게 잡을 수 있었습니다.
환경의 중요성3_주말엔 지방임장, 평일엔 서울 매물털기
“조장님, 지금 조장님의 원씽이 가장 중요해요. 임장 좀 덜 해도 괜찮으니까, 서울 투자 꼭 집중하세요! 그리고 궁금한거 있으시면, 언제든지 괜찮으니까 연락 바로바로 주시구요!”
9월의 실전반 바로 다음 달에 이어진 지투실전반 튜터님이셨던 흔전만전튜터님께서 0주차 1:1 면담을 통해 해주신 말씀인데요, 정규과정보다도 제 개인적인 원씽을 존중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정말 힘이 많이 됐습니다. 실전투자 경험이 많은 선배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시니 정말 든든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튜터님의 말씀을 들으며 ‘이번이 진짜 기회다’라는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게 튜터님의 적극적인 지지에 힘입어 주말엔 지방 임장을, 평일 밤엔 서울 앞마당 매물을 털며 한 달을 보냅니다.
경험의 중요성_감정에 휩쓸려 날린 물건도 수두룩
1.5억 정도의 제 투자금으로 할 수 있는 물건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단지는 구축이라 한들 제 투자금으론 턱 없이 부족했고, 덜 선호하지만 투자가치는 있는 복도식 구축 위주로 제 투자범위에 들어오는 걸 확인했습니다. ‘복도식 구축이라…’ 물건이 맘에 들지 않아 내키지는 않았지만 처음엔 당장 투자금 범위 안에 들어오는 단지 위주로 봤습니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친구에게는 할 수 있는 최선까지 보라고 얘기해놓고, 정작 저는 투자금이라는 틀 안에 갇혀서 시야를 좁힌채로 1호기를 찾아 헤맸습니다.
그러던 중 특특특 올수리를 한 준구축 매물을 만나게 되었고, 매력적인 매물을 본 후에 들뜬 마음으로 부동산으로 돌아와 그 자리에서 바로 네고를 시도해봅니다.
“사장님 보시기에 이거 얼마나 깎일 것 같으세요?”
“글쎄요.. 삼촌도 봤다시피 워낙 집 상태가 좋아서.. 해봐야 천 만원…?”
집 상태는 정말 좋았습니다. 문제는 그 가격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투자금이 5천만원은 더 든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제가 제대로 자금여력을 계산해 두지 않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물건이 마음에 들었던 저는 무모하게 던지듯 네고를 진행합니다.
(자금여력을 정확하게 파악해두지 않은채로 진행한 네고였기에,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위험했을 수도 있는 의사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장님, 저 이거 3천 깎아주신다고 하면 지금 바로 계약금 쏠게요!”
‘네고할 땐 내가 생각한 것보다 좀 더 많이 던지자. 그래야 나중에 떨어져도 확신을 가지고 지킬 수 있다!’
제 나름의 투자 철칙을 지키며, 또 매도자의 급한 상황도 확인했기에 자신있게 이렇게 던져봅니다.
배운 건 있어가지고…ㅎㅎ 그렇게 확신에 차서 네고를 시도해 놓고도, 내심 ‘진짜 받아주시면 어떡하지..? 나 이거 투자 가능한가? 종잣돈 되나?’ 라는 불안에 휩싸이게 됩니다.
불안한 마음을 다잡고자 이전 실전반 조장님이셨던 돈이달리오 조장님께 다급히 전화를 겁니다.
“조장님, 저 어떡하죠? 가격을 던져버렸어요..ㅠㅠ”
“꿀님, 혹시 그 옆에 단지들도 보셨어요? 거기 말고도 기회는 많이 보이던데요.”
“아…?”
“그리고 꿀님, 기준에 안 들어오면 너무 조급해하지 않으셨음 좋겠어요”
30분이 넘도록 이어진 통화를 돈장님은 정성껏 응해주셨고, 넓혀서 보면 더 좋은 기회가 있을 거라는 것도 알려주셨습니다. 통화 덕분에 마음이 안정됐고, 조급함도 잠깐은 잠재울 수 있었습니다.
지이이잉….지이이잉…지이이잉…
매임 후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하던 밤 9시, 부사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옵니다.
"다른 매수자가 1,300만원 깎아서 사겠다고 했대요. 근데 매도자가 삼촌한테 팔고싶다고 먼저 생각 있는지 물어봐달래서 연락 드렸어요."
‘3천 깎아달랬더니, 2천도 아니고 겨우 1,300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저에겐 감당 불가능한 금액이었고, 무엇보다 투자기준인 전고점대비 20% 하락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습니다.
“사장님, 돈이 부족하네요… 저는 어렵겠어요”
물건을 다른 매수자에게 떠나보내며 아쉬웠지만 동시에 기쁘기도 했어요. 매도자분이 저를 1순위로 고려했다는 그 말씀이 무엇보다 정말 기뻤고, 배운것들을 행동으로 잘 옮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월부에서 배운대로, 매물을 보러 가면 두가지를 꼭 챙기고 있습니다.
✔ 매도자의 상황 체크하기(분위기 봐서, 직접 물어볼 수 있다면 꼭 말걸어서 물어보기)
✔ 애써 시간내서 집 보여주시는 매도자나 세입자 분들께 최대한 예의 갖추기
집을 정말 예쁘게 꾸며뒀던 30대 여성 매도자분의 마음이 어떨지 생각해봤고, 그 정성을 공감하며 칭찬했습니다.
그 진심이 닿았는지, 매도자분은 ‘이왕 팔 거라면 그 남자분에게 먼저 연락 해봐달라’고 하셨다더라구요. 물건은 날렸지만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이후로도 매물털기를 이어갔는데요, 아쉽게도 보는 물건마다 며칠 안에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덜 깎인 가격으로 거래가 찍혀버렸고, 때문에 저는 매일을 조급함과 싸우게 됩니다.
네고 경험, ‘정보와 시간의 중요성’_ ”4천 깎아 주세요~!"
시야를 넓혀 저는 임장지 내에서 더 많은 단지의 매물을 털 수 있었고, 매물임장 중 매도자에게 자연스럽게 질문했습니다.
“혹시 이사 가실 곳은 정해두셨어요?”
“아.. 사실 저 12월 10일에 이사가는 것으로 계약해뒀습니다.”
어!?ㅇ어어어어!?
‘지금이 10월 초인데.. 2개월 뒤에 이사갈 집을 계약을 해뒀다고!?’
저는 표정은 숨긴채로 물건을 계속 살펴봅니다.
끼이이익…..
제 발 밑 마루에서 소리가 났습니다.
“어..? 바닥이 좀 들떴네요~?"
“아, 그거 제가 나갈때 수리 해드릴게요!”
‘수리를 해주신다고!? 나이스…!! 역시 많이 급하시구나!?’
서울 4급지 계단식 84에 방3개 화장실 2개… 시야를 넓혀서 보니 더 좋은 기회를 만났습니다.
집의 수리상태도 좋았고, 집주인이 매도가 급하다는 사실도 알게되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나이스를 연달아 외치며 부사님과 엘베에 탑니다.
“사장님, 알고 계셨어요?”
“아니.. 전 몰랐죠.. 매도자분이 지난 달 까지만 해도 천만원 깎아 달라는 손님한테 싫다고 안 깎아줬거든…”
“급해 보이죠?”
“그러게요, 2개월 뒤 이사라서 급할 것 같아요”
“얼마까지 될 것 같으세요?”
“그래도 이전 매수자가 얘기했던게 있으니까, 천 만원까진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요?”
“그 매수자는 지금 어디 갔어요?”
“빈정 상해서 그냥 제 값 주고 바로 옆 동 계약했어요”
“오호.. 그럼 경쟁자 더 있어요?”
“글쎄요 그냥 보러 오는 사람은 있는데, 네고 하려는 사람은 아직 없었어요”
“아…그래요? 그럼 저는, 한… 2천 이상은 깎아야 할 것 같은데요…?”
“2천이요!?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힘들지 않겠어요..?”
저는 다음 주에 집을 한번 더 보여달라고 했고, 그 자리에서 매도자와 매도자의 와이프를 만납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다 물어보자!’
“근데 혹시 어디로 이사가세요? 좋은대로 가세요?”
“아.. 사실 마포로 갑니다.”
“와.. 좋은 곳으로 가시네요!? 축하드립니다~!”
“하하..네..뭐.. 그냥 구축이에요. 와이프 직장이 그쪽이라서요”
두 번이나 집을 보여주셔서 감사하다고 먼저 말씀 드렸고, 집에 대한 칭찬도 섞어가며 제가 매수의사가 있음을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번에도 제가 가장 먼저 생각나는 매수자 후보가 되길 바랬습니다.
그렇게 훈훈해진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매도자 와이프 분과도 얘기를 나눴습니다.
매도자는 법조계에서 근무한다고 했고, 와이프는 여의도에서 일한다더군요.
상급지로 이사 갈 여력은 충분해 보였고, 제 앞마당은 아니었지만 제가 아는 마포의 구축 가격을 떠올려 봤습니다.
‘이미 계약을 했다면 계약금 10%를 넣었을 가능성이 높고…’
‘마포 구축가격이 최소한 여기보다 2~3억은 비싸지…?’
‘만약 그 계약 잔금을 못하면 매도자는 최소 7~8천은 날리겠네…?’
‘게다가 와이프 출퇴근도 불편해질테고, 이사 계획도 망가지겠지…?’
‘그럼 이 상황에서 내가 4천을 깎아달라고 하면?’
‘이 분 똘똘해 보인다… 충분히 계산도 해보실 만한 분이니, 깎아 주지 않을까?’
집을 보고 나와서 부사님께 다시 2천만원 이상을 깎아야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사장님, 저 최소 2천 이상은 깎아야 살 수 있어요. 그리고 그것도 확실하지 않은게, 제가 대출을 알아보는 중이라서요… 대출 나오는대로 맞춰봐야 할 것 같아요…”
“아… 그럼 일단 대출 알아보시고 연락 주세요. 저도 다른 매수자 붙으면 연락 드릴게요.”
‘좋아…!! 만들어보자!!’
그리고 이제는 조급함을 최대한 누르고, 며칠이 걸리더라도 그저 기다리기로 합니다.
매도자가 급하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제가 원하는 가격을 만들기 위해 조급함을 숨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매도자의 이삿날이 가까워질 수 있도록… 그렇게 저도 견디기 어려웠던 일주일이 더 지났습니다.
사실 그 사이 등기부등본을 떼봤는데, 제가 4천을 깎으면 매도자는 자신이 산 가격보다 2,300만원을 손해보며 파는 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이사갈 집 계약을 지키면 커버되는 수준이라고 생각하여, 저는 최종 목표인 4천 깎기를 끝까지 고수했습니다.
(네고 전략을 배워보고 싶은 분들께는 허브코헨의 책 [협상의 기술]을 추천드립니다.)
1호기 계약_“꿀님, 잘 만들어 오셨네요! 그런데…"
그 주 주말, 1호기에 대한 간절함을 마음에 품은 채, 저는 여전히 조원분들과 임장중이었습니다.
제 자금여력에 대한 계산은 마친 상태였습니다. 대출을 알아본 결과 2천만 깎여도 살 수는 있는 상태였어요.
하지만 지금 매가에서 4천을 깎아야만 전고대비 -20%라는 기준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아… 3천만 깎아준다고 하면 어떡하지? 3,500 하자고 하면 어떡하지…? -20% 기준에 맞추고싶은데…’
“꿀님, 기준은 꼭 맞추셨음 좋겠어요. 자꾸 기준 벗어나면 안 좋은 습관 생기고, 그게 나중엔 위기가 될 수도 있어요”
중간중간 저의 급한 연락을 다 받아주시던 돈이달리오조장님은, 투자원칙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계속 말씀해주셨어요. 그 말씀이 저의 기준이 흔들리지 않도록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여보세요?”
“삼촌, 대출은 알아보셨어요? 얼마나 된대요?”
“아…? 아! 사장님 죄송한데요ㅠㅠ 4천은 깎아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정말 다 알아봤는데, 그 이상은 힘들어요…”
“예..!? 2천도 아니고 4천이요!? 그만큼은 정말 어려워요.”
“대출이 안나와요 ㅠㅠ 근데 저 정말 사고싶어요 사장님…”
“알았어요… 일단 계셔보세요”
“사장님, 근데 매수자 더 붙었어요?”
“아뇨… 삼촌 말고 산다는 사람 없어요… 매도자 이사까지 한달 보름 밖에 안 남았는데…”
“알겠습니다…(나이스!)”
저는 두근거리는 마음은 한켠에 미뤄둔채 조원분들과 단지임장을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두 시간 정도가 지났을까요? 좀 전까지만 해도 쨍했던 임장지의 해는 뉘엇뉘엇 저물어가고 있었습니다.
“삼촌, 매도자 연락 왔는데, 그 가격에 해야겠대요!”
“에!?ㅇ에ㅔ!? 된대요!!?”
“네! 아무래도 그 가격에 계약 해야겠대요! 바로 답변 줘야해요! 아마 이젠 누가 산다고 붙어도 팔릴 거에요”
“아..알겠어요!! 최대한 빨리 연락 드릴게요!”
여전히 단지임장이 한창 진행되던 중… 저 때문에 임장을 끊을 수는 없는 입장이었기에 일단 계속 걸었습니다.
“조장님, 임장 신경쓰지 마시고 1호기만 신경쓰세요! 튜터님께도 꼭 바로 연락 해보시구요!"
조원분들은 제 상황을 모두 지켜봐주시며 마치 자기 일처럼 저를 응원해주셨고,
저는 떨리는 손으로 당시 튜터님이셨던 흔전만전튜터님께 상황을 정리한 장문의 카톡을 남깁니다.
그리고 튜터님께서 바쁘신 상황이란걸 알고 있었기에, 아무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조급함을 억누르고자 저는 돈이달리오조장님과 리스보아조장님께 번갈아 전화드렸고, 두 분 모두 만사 제쳐두고
저를 진정시켜주신 덕분에 다행히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약 3시간 뒤 튜터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조장님, 일단 정말 잘 하셨고 고생 많으셨어요. 그런데, 다른 후보물건들도 최대한 보신 거 맞죠?”
저의 마음과는 무관하게 여전히 냉철함을 지키는 튜터님이셨습니다.
저는 처음에 왜 그렇게까지 냉철하신지, 이 정도면 가격 잘 만들었고 최선이 아닌지 하는 마음에 잠깐은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든 생각은, 말씀하신 맥락이 ‘더 좋은 기회를 찾아 봤으면 좋겠다’는 것이 아님을,
오히려 ‘제 자신이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신 말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질문을 통해 제가 봐왔던 물건들을 줄줄이 떠올려 보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한 것이 맞는지,
이 선택에 아쉬움은 없을지 다시 한 번 점검해 볼 수 있었거든요.
그렇게 다시 확신을 가지고 말씀 드렸습니다.
“네, 다 봤습니다 튜터님!”
그 직후, 흔전튜터님께선 월학 에이스반이던 자신의 환경을 적극 활용하시며
해주실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셔서 저의 결정에 대한 의견을 더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최종 의사결정에 대한 답변은 다음 날 아침에 받기로 합니다.
밤은 이미 깊어 새벽이 되었고, 1호기 의사결정은 다음날로 미루며 잠이 들었습니다.
(새벽까지 제가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옆에 앉아서 도와주신 흔쪽이들, 특히 졸다 깨다를 반복하던 저를 끝까지 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신 크렌시아님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바로 다음날, 이제 막 일어나서 임장을 이어가려던 이른 아침에 튜터님으로부터 전화가 울립니다.
“조장님, 1호기 계약 진행하시죠!”
전화를 받고는 정말 날아갈 듯 기뻤습니다. 그리고 옆에서 임장을 준비하던 조원분들도 기쁨을 함께 해주셨습니다.
저는 바로 부사님께 전화를 드려서 계약 의사가 있음을 밝혔고, 날짜를 잡고 계약을 진행하게 됩니다.
(최종 계약 후에도 등기, 취득세납부 단계에서 여러 이슈들이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자신의 일처럼 도움 주셨던 윤이서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마음가짐의 중요성_내가 마음만 먹는다면, 할 수 있다
9월은 지투실전반 조장을 처음으로 맡았던 달이라 정말 정신없이 바빴습니다. 조 운영과 1호기 투자를 함께 해야 했기에 그만큼 조 운영을 신경쓰지 못했고, 조원분들께는 항상 부채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제 원씽인 1호기 투자를 바로 옆에서 응원해주시고, 실시간으로 정보도 나눠주시고, 가격이 만들어 졌을 땐 저의 조급함도 함께 공감해주시고 또 서두르지 않도록 붙잡아 주셨던 조원분들이 계셨기에, 그 조급했던 순간 조차도 외롭지 않았고 계약까지 잘 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두 한 달 과정에도 열심히 참여해주신 덕분에 지투실전 과정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오르디님, 성공의이유님, 세야님, 같이투자자님, 피핑1님, 크렌시아님, 뽀오뇨님, 파파조님.
그리고 흔전만전 튜터님. 그 순간을 함께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응원해주고 축하해주신 우리 부꾸미들, 꼬마돌들, 나랑이들, 세멱이들, 헤윰조장님을 비롯한 서기 동료분들, 또 월부 생활을 함께 거쳐오며 저에게 좋은 영향을 주셨던 많은 동료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번외 편_"4천만원보다 더 깎을 방법이 있냐구요?"
저는 당시 지투실전 5주차 질의응답 질문으로 ‘제 상황에서 4천보다 더 네고할 방법은 없었을까요?’라는 주제로 질문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제 질문이 채택되어 강의 영상에 올라왔습니다.
‘멘토님께서 어떤 답변을 주셨을까..?’
사실 질문시트에 적을 수 있는 내용은 제한적이라 1호기 투자에 관한 내용을 심플하게 적어서 제출했고,
답변을 준비해주신 마스터멘토님께서도 심플하게 딱 잘라 말씀해주셨습니다.
“4천만원에서 더 깎을 방법이요..? 이미 가격 잘 만드신 거에요. 기준에 들어왔다면 이걸로 충분합니다.”
질문 제출일로부터 5주차 강의 사이까지는 텀이 좀 있었기에 이미 계약서를 작성한 후였습니다.
저는 멘토님의 그 말씀을 들으며 확신위에 또 한번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나 잘한 거 맞구나!’
마치며.
저는 이번 1호기 투자 경험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지키지 못할 수 있음
✔ 성공은 선불, 그리고 그 이상의 가치로 언젠가는 돌아온다는 것
✔ 환경의 중요성, 활용하기 나름
✔ 마음가짐의 중요성, 마음먹기 나름
✔ 확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의 중요성
✔ 함께 하는 동료의 소중함
✔ 투자실력은 나 뿐만아니라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는 힘이 된다는 것
1호기라는 자산도 정말 소중하지만, 그 과정에서 투자자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경험 자체가 더 값진 것 같습니다.
투자자로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 없었더라면, 도와주는 동료분들이 없었더라면, 물어볼 수 있는 실전반 환경이 없었더라면 만들어지기 어려웠을 지도 모를 1호기라고 생각합니다.
동료분들의 지원과 응원 위에 만들어진 경험을 소중히 여기며, 앞으로 함께 할 동료분들과도 나누며 목표에 다가가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BEST | 조장님 고생 많으셨어요~~ :) 그동안의 기나긴 경험으로 투자가 진행되었네요 ㅎㅎ 그 과정 속에서 힘들 때도 있지만 결국 정말 많이 성장하셨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좋은 투자자가 되시고 좋은 결과를 내게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지꿀님의 성장경험담 잘 봤어요~ 조장님의 멱살력은 처음부터 있던 게 아니었군요ㅋ̄̈ㅋ꙼̈ㅋ̆̎ 늦었지만 1호기 달성 축하드려요!!
넘 고생많으셨어요 긴박한 상황들이 영화를 보는것 같았어요~ 긴시간동안 꾸준히 걸어오신 지꿀님~대단하세요 좋은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곧 그런 날이 오겠지요 :) 정말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