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구내식당, 식판 위에서 태어난 논픽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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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릇푸릇한 5월이었다
오늘의 메뉴는 버섯볶음과 두부뭇국
실장님과 창밖의 나무가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괜히 그런 날이 있다
밥맛보다 창밖의 초록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날
“실장님 날씨가 정말 좋아요!”
(사회생활의 예.txt)
그렇게 우리는 창밖을 보면서
뭇국을 한 숟가락씩 떴다
실장님은 요즘 본 드라마 이야기를 꺼냈다
박보영이 나오는 미지의 세계라는 드라마였는데
그 안에 이런 말이 나왔다고 했다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아직 모른다
그러니 오늘을 살아."
별말 아닌데 마음에 훅 들어왔다
맞다, 우리가 사는 건 결국 오늘이다
대단한 내일을 한 번 사는 게 아니라
수많은 오늘을 반복하며 산다
그 오늘들이 쌓이고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점처럼 보였던 시간들이
어느 순간 선이 되어 간다

최근에 읽은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매일 1%만 달라져도
1년 뒤에는 37배 다른 내가 된다"
하루 1%라니. 너무 작아서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사실 매일 달라진다는 건 꽤 대단한 일이다
앞으로 가야 할 길만 보면
여전히 까마득하기 때문이다
아직 부족한 것 같고…
아직 멀리 온 것 같지 않고
아직도 나는 느린 사람 같다
그런데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면
이 말이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우리는 분명 조금씩 달라져 있었다

하루하루 정말 별것 아닌 오늘들이 쌓였다
강의를 듣고, 후기를 쓰고
임장을 가고, 동료들과 이야기하고
때로는 마음이 흔들렸다가 다시 다잡기도 했다
그렇게 반복한 오늘들이
어느새 나를 조금 다른 사람으로 만들고 있었다.
아직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그 정도의 마음은 생겼다
밥을 먹다 말고 창밖의 나무를 봤다.
나무도 하루 아침에 푸르러진 건 아닐 것이다.
매일 조금씩 물을 올리고 조금씩 잎을 틔우고
조금씩 햇빛을 받았을 것이다.
오늘이 아무런 성장도 없는 것 같다면
바로 돌아가서 우리가 쓴 첫 글을 보자
멋진 성장을 한 내가 있을 거다
그러니 오늘을 너무 가볍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언젠가 그 점들이 이어져
내가 걸어온 길이 될 테니까
오늘도 밥 먹다 말고
그런 생각을 했다 🍴
feat. 스리링의 첫글

🍙1탄:🍴#1 "실장님은 내가 여러 번 결혼한다고 생각했다" 🍙4탄:🍴#4 “그 말… 굳이 했어야 했나? (feat. 인간관계론)” 🍙5탄:🍴#5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사는게 힘든 당신에게 🍙6탄:🍴#6 돈이 몰려오는 바다, 당신은 어디에 서 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