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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4년마다 무너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좀 다릅니다.

26.06.24

안녕하세요.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아내와 두 아이와 함께 서울에서 살고 있는 자이코입니다.


지난 글에서 저는 주식 초단타로 300만원을 잃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특허 2개와 시스템이 있어도, 결국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나서야 투자가 쉬워졌다고요.


오늘은 그 연장선에서, 제가 2017년부터 지켜봐 온 또 하나의 자산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바로 비트코인입니다.


먼저 분명히 해둘게요. 저는 코인을 '단타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초단타로 한 번 크게 데인 사람이라, 코인도 똑같은 원리로 봅니다. 

 

좋은 자산을 사서, 사이클을 이해하고, 오래 들고 가는 것. 오늘 글도 "언제 사라"가 아니라 "이 자산이 어떻게 움직여왔는가"를 데이터로 이해하자는 이야기입니다.


[비트코인은 4년마다 시계추처럼 움직였습니다]


비트코인은 약 4년마다 반감기(채굴 보상이 절반으로)를 거치며, 상승장 → 정점 → 하락장 → 바닥을 반복해왔습니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본 구조 아닌가요?


부동산에서 우리가 보는 것과 닮아 있습니다. 상승장이 시작되면 좋은 단지부터 오르고, 키맞추기로 후발 단지가 따라오고, 과열되면 정점을 찍고, 그 다음 조정이 옵니다. 자산은 다르지만 "사이클은 반복된다"는 본질은 같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4년'일까요]


많은 분들이 "비트코인은 4년 주기"라는 말은 들어보셨지만, 정작 왜 4년인지는 모르고 넘어갑니다. 여기를 이해해야 나머지가 다 풀립니다.


비트코인은 컴퓨터가 복잡한 계산을 풀면 그 대가로 새 코인을 받는 '채굴' 방식으로 발행됩니다. 그런데 설계자(사토시 나카모토)는 처음부터 못을 박아놨습니다. "전체 발행량은 2,100만 개로 영원히 고정. 그리고 약 4년마다 채굴 보상을 절반으로 줄인다."


이게 바로 '반감기(Halving)'입니다.


• 2012년: 블록당 50개 → 25개
• 2016년: 25개 → 12.5개
• 2020년: 12.5개 → 6.25개
• 2024년: 6.25개 → 3.125개


쉽게 말하면, 4년마다 시장에 새로 풀리는 비트코인의 양이 강제로 반토막 나는 겁니다. 금광으로 치면, 4년마다 캐낼 수 있는 금의 양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셈이죠.


수요는 그대로인데 새 공급이 절반으로 줄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반감기 이후 1년 안팎으로 상승장이 오고, 과열되어 정점을 찍고, 다시 무너지는 리듬이 4년마다 반복되어 온 겁니다.


부동산으로 치면, 4년마다 한 번씩 '입주 물량이 강제로 반토막 나는' 동네를 상상하시면 됩니다. 공급이 줄어드는 시점이 미리 정해져 있으니, 사이클이 예측 가능한 리듬을 갖게 되는 거죠.


[상승장에서는 얼마나 올랐을까요 (바닥 대비)]

 

  • 2015 바닥 → 2017 정점: 약 100배
  • 2018 바닥 → 2021 정점: 약 21배\
  • 2022 바닥 → 2025 정점: 약 8배


눈치채셨나요? 상승 배수가 사이클마다 또렷하게 줄어듭니다. 100배 → 21배 → 8배.


[하락장에서는 얼마나 떨어졌을까요 (정점 대비)]

 

 

  • 2017 정점 → 2018 바닥: -84% (약 363일)
  • 2021 정점 → 2022 바닥: -77% (약 376일)
  • 2025 정점 → 현재: -53% 진행 중 (261일째)

 

여기가 핵심입니다. 낙폭이 -84% → -77% → (이번) -53%로 점점 얕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 두 번의 하락장은 모두 정점 후 약 12개월(360~375일)에 바닥을 찍었습니다.


[그럼 26년 6월 24일 지금은 어떤 시점일까요]

 

위의 그래프를 다시 봐주세요. 각 사이클의 정점을 0일에 맞추고, 거기서부터 며칠에 걸쳐 얼마나 떨어졌는지만 떼어 그린 '하락장 비교 차트'입니다. 


빨간 굵은 선이 이번 하락장입니다. 보시면 과거 두 곡선보다 확연히 위에 있습니다. 같은 날짜가 지났을 때 과거엔 이미 -70~80%까지 빠졌는데, 이번엔 -53%에 머물러 있습니다. 

 

시간상으로는 하락 구간의 약 2/3를 지난 지점입니다.


[왜 이번 하락은 더 얕고, 더디게 진행될까요]


비트코인이 이번 하락이 얕은 이유는, 시장의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이 '투기 자산'에서 '제도권 자산'으로 성숙하고 있습니다.

 

1. 매도자가 바뀌었습니다.


과거 폭락은 개인 투기꾼들의 패닉셀이 악순환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현물 ETF, 기업, 장기 보유 기관이 큰손입니다. 이들은 떨어진다고 던지지 않고 오히려 줍습니다.


2. ETF라는 상시 매수 파이프라인이 생겼습니다.


2024년 미국 현물 ETF 승인 이후, 사람들이 연금·퇴직계좌에서 주식 사듯 비트코인을 담습니다. 한 번 들어오면 잘 안 빠지는 '끈끈한 돈'이 바닥을 받쳐줍니다.


3. 덩치가 커져 흔들기 어려워졌습니다.


예전엔 고래 몇 명이 시장을 반토막 냈지만, 지금은 시총이 전세계 15위입니다. 같은 매도로는 예전만큼 못 흔듭니다. 부동산도 시장이 커지면 작은 매물 몇 개로 시세가 안 무너지는 것과 같습니다.

 


4. 시스템 리스크가 학습됐습니다.


FTX·루나 사태로 큰 충격을 한 번 겪은 뒤, 레버리지 관리와 시장 구조가 한결 단단해졌습니다.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시나리오 3가지)]


어디까지나 과거 패턴에 기댄 '가능성'이지 예측이 아니라는 점, 먼저 분명히 해둡니다. 저는 미래를 못 맞힙니다. 다만 자산의 과거 행동은 알아야 대비할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첫째 얕은 바닥 : 이미 바닥 근처 (낙관)


이번 사이클의 '성숙' 효과가 진짜라면, -53% 부근이 바닥일 수 있습니다. ETF·기관 매수세가 받쳐주며 2026년 하반기부터 횡보 후 완만하게 반등하는 그림입니다. 바닥은 대략 현재 수준 언저리.


시나리오 둘째 과거 패턴 반복 : 추가 하락 후 연말 바닥 (중립)


과거 두 하락장이 정점 후 약 12개월에 바닥을 찍었으니, 이번도 2026년 4분기 전후에 바닥 가능성. 다만 낙폭은 과거(-77~84%)보단 얕은 -60~65% 수준까지 더 빠진 뒤 바닥을 다질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셋째 전통적 깊은 베어장 : 거시충격 동반 (비관)


금리 급등·경기침체 같은 거시충격이 겹치면, '이번엔 다르다'는 가설이 깨지고 과거처럼 -70% 이상 빠질 수 있습니다. 기관도 결국 던지는 시나리오죠. 확률은 낮게 보지만, 배제하면 안 됩니다.


제가 미국 주식에서 매도 시나리오를 단단하게 세워둔 것처럼, 코인도 "하락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하락이 왔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를 미리 정해둬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지난 글에서 저는 "나는 알파 투자를 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고 했습니다. 코인도 똑같습니다.


저는 비트코인의 단기 바닥을 못 맞힙니다. 정확한 진입 시점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건 압니다.

 

  • 상승 배수는 줄어든다 (100배 → 8배)
  • 낙폭은 얕아질수도 있다 (-84% → -53%)
  • 변동성이 줄어든다는 건, 자산이 성숙한다는 신호다


이건 결국 너바나님이 알려주신 그 공식으로 돌아옵니다.

 

수익 = 종잣돈 × (수익률 ^ 시간)


가장 강력한 변수는 "시간"입니다. 단타는 시간을 0에 가깝게 만들고, 슬리피지·수수료·세금으로 복리를 깎아먹습니다. 

 

제가 졌던 게임이죠. 반대로 좋은 자산을 사서 오래 들고 가면, 시간이 복리로 일을 해줍니다.


비트코인이든, 미국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본질은 같습니다. 인플레이션을 먹는 좋은 자산을 소유하고, 오래 보유하는 것.


[그래서, 지금 비트코인은 싼 걸까요 비싼 걸까요]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모릅니다.


지금 가격이 싼 건지 비싼 건지, 여기가 바닥인지 아닌지 그건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저뿐 아니라, 그 어떤 전문가도 모릅니다. 안다고 확신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그 사람을 의심하셔야 합니다.


다만 데이터로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이겁니다.


이번 하락은 과거보다 얕습니다(-53%). 시장이 성숙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과거 두 번의 하락장은 모두 -77~84%까지, 정점 후 약 12개월에 걸쳐 떨어졌습니다. 지금은 정점 후 약 8.5개월. 시간으로 보나 낙폭으로 보나, 여기서 더 떨어질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건 희망도 공포도 아닌, 그냥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번엔 다르다"에 전부를 걸지도 않고, "또 -80% 간다"에 겁먹어 다 던지지도 않습니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그래서 한 번에 사지 않습니다. 나눠서, 천천히, 시간을 두고 모읍니다. 더 떨어지면 더 싸게 살 기회고, 안 떨어지면 이미 가진 게 오르는 거니까요. 

 

어느 쪽이든 무너지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게 제가 300만원을 잃고 배운 전부입니다.


[정리하면]

 

  • 사이클을 이기려 하지 말고, 사이클을 이해하세요.

  • 단기 바닥을 맞히려 하지 마세요. 저도 못 맞힙니다.

  • 하락이 무서운 게 아니라, 대비 없이 들어가는 게 무서운 겁니다.

  • 그리고 무엇을 하든, 내가 사는 자산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합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10억 달성을 응원합니다.


자이코 드림


댓글

우긔
26.06.24 22:54

저도 비트22년말~23년초부터 지금까지 조금씩 계속 모아온 사람으로써 자이코님의 인사이트에 한번 더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좋은글 써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돼지엄마
26.06.24 23:00

이코님~ 비트코인도 관심 있었는데 또 이런 귀한 나눔을 주시다니~ 감사감사합니다~!!!!!!

바베큐캠프
26.06.24 23:19

자산의 성숙 너무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자이코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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