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집 찾는 심마니, 집심마니 입니다.
저는 두 달 뒤인 11월에 임대인으로써 1호기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있습니다.
24년 8월에 매수하고 11월에 잔금을 쳤구요
벌써 2년이 지나 재계약 시즌이 되었습니다.
매수할 땐 ‘이거 언제 2년 넘나’ 이런 생각 하면서 전세를 맞췄던 것 같은데 시간이 참 빠르단걸 느껴요
이전에도 ‘전세 재계약’에 대해 글을 썼는데 다시 한번 글을 쓰는 이유는
저희 임차인분께서 ‘전세금을 동결하거나 5% 인상을 안해주실 수 있나요?’ 라는 질문을 주셨기 때문이에요
재계약을 많이 해보시거나 경험이 많은 분들은 유연하게 대응하시겠지만
아직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은 제 글을 보고 ‘임차인에게 어떻게 대응할 지’알아가시면 좋을 것 같아 제 경험을 남겨봅니다.
제 임차인 분은 그 고마운 ‘현금 세입자’ 이십니다.
저는 2024년 11월, 서울 물건을 매수하고 전세계약을 했는데요.
기억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24년 하반기에 갑자기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 제한’이 발표되면서
소유권 이전과 전세 대출을 동시에 막는 ‘갭투자용 전세대출 금지’가 시행됐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 대출 실행 시점과 소유권 이전 시점의 시간차를 이용해 그 것을 파훼하는 방법이 공유되었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당연히 나올거라 생각했던 전세자금대출이 나오지 않다보니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는 ‘현금 세입자’모시기가 가장 큰 화두였습니다.
제 세입자분은 규제가 발표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등장한 현금 세입자이셨고
저는 큰 혼란을 겪기 전 아주 조금의 가격 조정을 해드리면서 빨리 전세계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
후일담이지만 제 계약을 담당해주신 부동산 사장님께서는
“OO씨 계약하고 나서 진짜 하루도 편하게 잠을 못 잤어~
무리하게 전세금 높게 맞출려고 했던 투자자들이 갑자기 세입자를 못구하다보니
여기저기서 대출도 알아보고 난리도 아니었다니까~” 하는 푸념도 들었는데요
그러다보니 저는 세입자분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투자를 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2년이 지났네요. 시세는 올랐구요
요즘 서울/수도권 장은 다들 아시다시피 매매/전세/월세 트리플 강세인 시점입니다.
매매 가격은 1급지가 조정되고 중하급지 가격이 뛴다고 하지만
전세가격은 물어보기만 하면 ‘물건이 없어서 못 나가요~’라고 말씀하고 계시죠
얼마 전, PD수첩에서도 이 전세 품귀현상에 대해 영상을 제작했는데요

첫 장면부터 30분 먼저 온 전세 손님이 단지 내 마지막 남은 전세 매물 하나를 계약하게 되면서
내가 계약할 전세 집이 없어지는 상황을 보여줄만큼, 전세 상황은 매우 심각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진 물건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제가 계약했던 전세 가격은 84타입에 4.5억(예시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59타입 전세 가격이 4.7억선에 거래되고 있고
그마저도 물건이 없어서 말 그대로 ‘품귀현상’을 겪고 있어요.
저는 계속 부동산 시장을 봐왔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알고 있었고 혼자
‘갱신권을 사용해서 5% 증액하고, 갈아타기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두자’ 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5% 증액은 임차인분께 N천만원정도의 증액이 되지만, 그래도 현재 시세 대비 과도한 금액 인상이 아니기 때문에
큰 부담은 아닐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존 전세금이 현금이시기도 했구요
염치 없지만, 인상률을 낮춰주실 수 있을까요?
재계약 시점과 계약 방법을 의논하던 중, 세입자분께서 이렇게 문자를 주셨습니다.

세입자분은 곧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유치원생을 키우고 계신 상황이었고
계약날 뵀을 때에도 옷차림도 검소하신 예쁜 신혼부부셨습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저 메시지를 보고는 마음이 조금 흔들리더라구요
너무나 정중한 문자, 그동안 아무 문제 없이 거주해주신 감사함
그리고 제가 투자할 수 있게끔 도와주신 감사한 분 입니다.
하지만 투자자는 감정만을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저희가 그 물건을 투자하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도 함께 생각해봤어요.
20년이 넘은 구축 주공아파트 24평, 월세를 올리며 거주할 수 있게 된 방 3개의 집.
5살짜리 남자 아이, 곧 태어날 아이를 품고있는 산모
매달 종잣돈을 모으기 위해 사치는 꿈도 못 꿀 소비형태
물론 각자의 사정이 있는 법이지만, 임대인인 저 또한 그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대가를 치르고 있었습니다.
임차인분도 임대인인 저도 서로 대가를 치르고 있었기 때문에 누가 더 안타깝고 아쉽고 하는 것은 없습니다.
현재 상황은 누구에게 더 유리한 상황이며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더 중요한거죠
그렇다고 저는 상황을 통해 의견을 누르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 상황을 솔직하게 말씀 드렸어요.
말씀해주신 상황 잘 이해했습니다.
저도 임대인 입장에서 최대한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다만 저 역시 현재 다른 곳에 임차인으로 거주하고 있는데, 이번 재계약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저도 월세금 증액 요청을 받은 상황입니다.
게다가 올해 10월에 둘째 아이가 태어날 예정이라 저 역시 여러 가지로 지출이 많아져서 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그래서 저도 최대한 많이 올리지 않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말씀드린 5% 정도의 인상은 필요한 상황일 것 같습니다. 물론 갱신권을 사용하시는거라 그게 Max인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임차인분께서 그동안 집도 깨끗하게 사용해주시고 좋은 말씀도 해주셔서 저 역시 가능한 한 배려해드리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저도 현재 상황에서 더 낮추기는 어려운 점 너그럽게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서로 부담이 크지 않은 선에서 잘 협의해서 재계약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 답변 문자입니다)
그랬더니 이런 답변이 왔습니다.

물론 세입자분은 부담이 되시겠죠..
하지만 저 또한 그 계약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누가 이기고 지는 win-lose 게임이 아니라 둘 다 절충안을 찾은 win-win 게임이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정확히 5%를 인상하진 않았고 N백만원은 인하했어요)
생각대로 다 진행되는건 아니더라구요
저는 이번 서울 물건 재계약을 진행해보니
‘내가 유리하니까 그냥 5% 인상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이 현실에서는 그렇게 착착 진행되진 않는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또 한가지 생각한 것은 제가 만약 저 상황에서
“지금 전세가가 얼마인 줄 아시나요? 그냥 5% 증액하겠습니다.”라고 했다면
혹시나 제가 저 물건을 갈아타기 해야할 때, 임차인분의 협조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제 0호기를 매도할 때 임차인분을 내보내느라 정말 애를 먹었던 경험이 있거든요..

내가 유리한 상황임에도 내 물건의 향후 용처에 따라 잘 세팅을 해두고
혹시나 있을 갈아타기 상황도 대비를 하면서 계약을 이끌어 가는게
투자자로서 정말 중요한 태도이구나 배웠던 경험이었습니다.
전세 재계약 하나에도 이렇게 신경쓸 것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하나하나 신경쓰면서 세팅을 잘 해두면
이 물건을 운영해 나가는데 훨씬 쉬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항상 기억하려고 했던 것은, 지금 들어와 계신 세입자분 덕분에 제가 이 투자를 할 수 있었고
제 투자금보다 더 큰 금액을 제 물건에 넣어주신 덕분에
조금의 시세차익까지 얻어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재계약 예정이신가요?
조금만 신경쓰면 물건을 훨씬 더 쉽게 운영 하실 수 있을겁니다.
매수가 끝이 아니라 시작,
보유하고 운영하면서 매도하는 것이 진짜 투자자의 길인 것을 아신다면
제 경험을 토대로 여러분들께 유리한 협상의 과정을 겪어가시길 바라고 있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