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천천히 그러나 중단 없이 나아가고 있는 이키입니다.
저는 단지나 학교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합니다. 특히 아파트 이름, 너무 길고 어렵네요. 분명 임장을 다녀온 지역인데도 단지 이름을 들으면 어디에 있었는지 바로 떠오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다른 동료들은 단지 이름만 들어도 위치와 특징을 척척 이야기하는데, 그게 참 많이 부러웠습니다.
지역을 익히는 속도도 느린 편이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지역과 단지를 더 잘 기억할 수 있을지 조장님과 동료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답은 의외로 간단하더라고요.
“많이 입 밖으로 내뱉으세요. 많이 보세요. 반복할 수밖에 없어요.”
사실 이게 참 말이 쉽지, 막막했습니다. 분임과 단임을 하면서 소리 내어 이야기하고 혼자 궁시렁궁시렁거리며 걸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첫 열반스쿨 실전반에서 함께했던 회오리감자님의 입지지도를 보게 됐습니다. 그야말로 신세계였습니다. 임장지가 발표되고 며칠 지나지 않아 분임을 하던 날이었는데, 척하니 웬 지도를 보여주더군요. 지도 위에 학교와 교통, 주요 시설들이 하나하나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와, 이런 방법도 있구나!’
임보를 시작하기 전에 지역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고, 직접 그리다 보면 지역을 좀 더 익힐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실전반 이후 저도 따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벌써 1년이 훌쩍 지났네요.

느린 노트북과 더 느린 손
제 노트북은 오래된 녀석이라 빠른 편이 아닙니다. 캡처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지도를 옮기고, 도형을 하나 올리는 데도 시간이 걸립니다. 머리의 속도와 노트북의 속도가 따로 움직입니다. 처음에는 입지지도 한 장을 완성하는 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요즘은 그나마 많이 줄었지만요.
요즘 너무 잘 쓰고 있는 루시퍼홍님의 ‘홍부가 기가막혀’(매번 감사합니다. 레버리지 잘하고 있습니다. 홍님!)를 활용하면 클릭 몇 번으로 필요한 정보를 불러올 수 있고, 지도 위에 입지 요소를 표시하는 것도 어렵지 않죠.
그런데 저는 임장지에 가기 전에는 꼭 입지지도를 한 판 그려봅니다. 학교 하나를 표시하려면 지도에서 위치를 찾아야 하고, 지하철역을 표시하려면 노선과 역의 위치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학교 하나를 찾다가 주변 단지를 다시 보고, 지하철역을 표시하면서 어느 단지가 가까운지도 살펴보게 됩니다. 어차피 느린 거, 하나라도 더 보고 기억해 보자는 마음이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다 외우는 건 아닙니다. 여전히 까먹습니다.
입지지도, 이렇게 그리고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Snagit입니다.
파노라마 캡처(Panoramic Capture) 기능으로 지도를 캡처하고, 그 위에 도형이나 글자를 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요. 시세지도를 그릴 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매번 도형을 새로 만들면 시간이 더 오래 걸리기 때문에 자주 사용하는 것들은 미리 만들어 놓습니다.
학교, 지하철역, 백화점 등 필요한 도형을 준비해 두고 지도 위에 하나씩 올리는 방식입니다.
학교를 표시하면서 주변 아파트를 살펴보고, 지하철 노선을 따라가면서 역의 위치도 확인합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어느 생활권에 있는지도 찾아보고요.
Snagit : https://snagit.softonic.kr/
설치 방법 등은 월닷이나 카페에서 관련 글을 쉽게 찾아보실 수 있어요.
느리지만, 이것만은 해보려고 합니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합니다.
‘이렇게까지 시간을 들여 그릴 필요가 있을까?’
솔직히 너무 힘들 때는 그냥 그리지 말까 싶기도 합니다. 노트북은 느리고, 해야 할 공부는 많고, 시간은 부족하니까요.
그런데 이번 월부학교 첫 번째 최종 모임에서 미요미우 튜터님이 제 시세지도 파트를 보고 시세를 직접 지도 위에 하나하나 올려보는 게 좋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직접 해봐야 가격이 머릿속에 더 잘 남는다고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 괜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 내가 하고 있는 방법이 아주 틀린 건 아니구나.’
물론 튜터님은 시세지도에 대해 말씀하셨지만, 입지지도를 직접 그리는 것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ㅎㅎ
저는 단지 이름도 잘 못 외우고, 지역을 익히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이더라고요.
그래서 아직은 이 방법을 계속해 보려고 합니다. 자동화로 시간을 줄이는 것도 좋지만, 저는 직접 찾아보고 표시하면서 한 번이라도 더 눈에 익히려고 합니다.
물론 입지지도를 그린다고 모든 정보가 머릿속에 남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단지 이름이 헷갈리고,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래도 안 보는 것보다는 한 번 더 보는 게 낫지 않을까요?
혹시 저처럼 단지 이름을 외우기 어렵거나 지역을 익히는 속도가 느린 분이 있다면,
입지지도나 시세지도를 직접 그려보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