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집 찾는 심마니, 집심마니 입니다.
소소한 고백을 하나 하려 합니다.
저는 최근 발가락 부상을 당했습니다 ㅠㅠ
(아령이 발가락에 떨어졌어요.)
골절이 되어버려서 수술을 했고, 지금은 깁스를 하고 목발을 짚고 다니고 있습니다.
이 더위에 깁스라니, 정말 곤욕이이지요..
다행히 분위기임장과 단지임장은 다 끝낸 뒤에 다쳤습니다.
하지만 지역을 두 발로 걸으며 온몸으로 익혀야 하는 '매물임장'은,
이 다리로는 도저히 할 수 없게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저는 이걸 대체할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느낀 것들을 오늘 나눠보려 합니다.

처음엔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매물은 어떻게 보지?"
"동료들, 그리고 튜터님께는 어떻게 말하지?"
"아이랑 수영장은 또 어떻게 가지?"
여러 생각이 한꺼번에 밀려왔어요.
그런데 책에서 배웠던 게 하나 떠올랐습니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먼저 구분하고,
할 수 없는 건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가장 먼저, 병원에서 수술 여부를 결정할 때 저는 딱 한 가지만 생각했습니다.
가장 빨리 회복하고 일상에 복귀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요.
골절 부위가 비교적 깔끔해서,
수술 없이 그냥 고정만 해두고 시간을 보낼지,
아니면 수술로 핀을 넣을지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었어요.
저는 '빠른 회복과 복귀'가 기준이었기 때문에, 예후가 더 나은 수술 쪽을 선택했습니다.
그 다음엔 반장님께 먼저 연락을 드렸고, 튜터님과 반원들께도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렇게 됐습니다 ㅠㅜ" 라고요.
아쉬운 소식이었지만, 방식을 조절하거나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 빨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아이와 약속했던 수영장도 못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가족과 본가에 갔을 때, 아버지께서 미니풀장에 물을 채워 작은 수영장을 만들어주셨어요.
저는 깁스 부위에 방수 커버를 씌우고, 아이와 신나게 놀아줬습니다.
"아빠랑 물놀이 너무 재밌었어"라는 말을 들을 때까지요.
돌아보니, 다쳤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다 없어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해야 할 일들을 다른 방식으로 대체할 수 있는 여지는 늘 있더라구요.
문제는 투자 활동이었습니다.
분위기임장, 단지임장은 이미 끝냈지만, 매물임장만큼은 다리 없이 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
부상 이후에도 튜터님과 함께하는 반임장 일정은 그대로 진행됐습니다.
반나절은 지역을 돌아다니며 임장을 하고, 나머지 반나절은 스터디카페에서 스터디를 하는 일정이었어요.
다리를 다친 저는 일단 차를 끌고 갔습니다. (뭐라도 해야지요?)
그리고 튜터님과 반원들이 지역을 돌아볼 때, 저는 차로 졸졸 따라다니며 그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대화에 낄 순 없었지만, 돌아본 지역을 눈으로 담고 기억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때 반원들을 몰래 찍어둔 사진도 몇 장 있네요 :) 스토커 아닙니다.)

그렇게 단지임장까지는 어떻게든 함께했지만,
매물임장은 정말 물리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300세대 이상 되는 모든 단지에 전화를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직접 걸어서 보는 것만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걸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여기서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원래 매물임장을 했다면, 다양한 단지를 다 볼 순 없었겠죠.
그런데 전화는 달랐습니다. 다리로는 절대 하루에 다 돌아볼 수 없는 개수의 단지를,
전화로는 하루 만에 다 확인할 수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저는 '일부 단지'가 아니라, 그 지역 전체의 선호도 지도를 그리듯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나눠드릴게요.
"여기는 거래가 많이 돼~ 주변에 빌라로 가기도 하고"
평소였다면 '선호도가 낮은 단지구나' 정도로만 넘어갔을 곳이었어요. 그런데 전화로 상황을 물어보니, 실제로 선호도가 낮은 지역은 '빌라 매매'와 비교되며 언급되고 있었습니다.
요즘 전세가가 많이 오르는 상황이다 보니, 사람들이 지금이라도 매매시장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A 아파트 전세로 들어가기보다 근처 B 빌라를 매수해서 들어가는 흐름도 있었던 거예요.
"C 아파트 대비 D는 너무 떨어지긴 해. 사람들도 잘 안 가려고 하고"
선호도가 낮은 아파트들은 그저 '거기서 거기'일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전화를 돌려보니 그 안에서도 사람들이 좀 더 선호하는 곳과 덜 선호하는 곳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전화 한 통 한 통을 통해, 저는 단지 하나하나의 정보가 아니라 그 지역 사람들이 지금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시장이 어떤 흐름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한눈에 그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잇몸 정도'라고 생각했던 대체 수단이,
오히려 발로 뛰는 매물임장으로는 절대 볼 수 없었던 '전체 그림'을 보여준 셈이었어요.
이번 부상을 겪으며 느낀 건 이거였습니다.
'할 수 없는 것'에 매여있으면 아무것도 못 하지만,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 그게 대체품에 그치지 않고 전혀 다른 방식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요.
저는 다리를 다쳐서 매물임장을 못 하게 됐지만,
그 대신 전화로 지역 전체를 훑어보는 경험을 했습니다.
만약 다치지 않았다면, 저는 아마 평소처럼 몇 개 단지만 직접 보고 넘어갔을 거예요.
오히려 이번 부상이, 제가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방식으로 지역을 이해하게 만들어준 셈입니다.

여러분도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제약을 마주하실 때가 있을 거예요.
몸이 아플 수도 있고,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고,
계획이 틀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이건 못 하니까 끝났다'고 생각하기보다,
'그럼 지금 할 수 있는 게 뭘까'를 먼저 찾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처럼 그 답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여러분의 투자 여정에도,
예상 못한 순간에 뜻밖의 발견이 있기를 응원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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